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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BLOG, SNS

알지도 못하는 '박부장'에게 이메일이 오는 이유는?

어떻게 알았는지 올 초부터 '박부장'과 '이대리'라는 사람에게 메일을 받고 있습니다. 회사메일이 참 쉽게 노출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는데요. 이들이 보내 온 메일을 보면 참 황당하면서도 현실적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황당? 현실? 서로 어울릴 수 없는 단어같지만, 반드시 그렇다라고는 말할 수 없을 듯 한데요.

이들이 보내준 메일의 내용은 대부분 '홈페이지나 블로그, 카페의 방문자수를 급격히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고민을 가지고 있으면 메일까지 보낼까 라고 생각해봤는데요. 저 역시 이러한 사람들에게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에 왠지 씁쓸함이 느껴졌습니다.


생각해보자구요. 도대체 기업의 방문자수를 급속히 늘려서 어떻게 하겠다는 걸까요? 방문자수를 고객들에게 자랑이라도 할 생각일까요? 고객들이 참 좋아하겠군요. 결국은 내부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하나의 지표로써 사용되는 그것을 위해 방문자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이라는 말까지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과거 언론홍보를 할 시절, 고객사와 계약을 하기 위해 가져간 계약서에는 어떤 기사의 퀄러티 보다는 어느 매체에 몇 회의 기사가 보도된다 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홍보 초년생 시절에는 조금 충격적일 수 밖에 없었죠. 어떻게 해서 따낸 프로젝트인데 결국 기사보도로 귀결이 되는 상황이 아이러니 했습니다. 결국 월말 보고서에는 보도자료 배포 몇 회, 기사 보도 몇 회 등등의 정량 지표가 우선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 황당한 것도 있지요. 매체의 중요도를 A, B, C로 나누어 놓고(나누는 것 까지야 뭐 괜찮다고 생각하구요), 중요도에 따른 기사의 크기(3단, 5단 등) 등을 활용한 아주 멋떨어진 수식을 만들어놓고 PR 효과 측정을 한다는 거창한 타이틀을 붙여놓기도 합니다. 참 대단하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런지...


방문자 급증 -> 일 잘하는 것?

이러한 양상이 뉴미디어로 변한 요즘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놀라울 따름입니다.
최근 홍보를 하겠다고 하는 기업들 대부분은 블로그는 기본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까지 온갖 SNS 도구들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그러한 시도의 초반에는 고객과 진솔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겠다, 기존에 갖지 못한 친밀도 높은 1:1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내겠다 등등 매우 있어보이는 목표를 설정해놓고 시작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창의적인 시도가 단기간에 성과를 보이거나, 정량적인 지표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 운영자의 경우에는 상부 보고를 위해 정량적인 지표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이러한 활동을 시도 했습니다 라고 보고 했다면 '음, 그래 알았어' 정도의 반응이겠지만, '전월 대비 100%의 방문자가 증가했습니다'라고 보고하면, '오~ 일 잘 하고 있구만'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보세요. '지난달 대비 방문자수가 50% 감소했습니다' 라고 보고를 한다면, 아무리 다른 일에 성과가 있었다고 해도 그 사람은 일을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혀버리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 되면서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든 방문자를 늘리려는 활동이 이곳저곳에서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방문자수를 조작하는 프로그램까지 생겨납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러한 방문자를 늘리는 행위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진정 초기 목표한바대로 창의적인,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우리는 방문자 늘리는 법을 모릅니다

기업이든 단체든 어떤 지표를 가지고 평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어떤 매체든지간에 정량적인 목표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조금 바꿔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방문자 보다는 진정한 커뮤이케이션 활동에 더 많은 노력과 고민을 할애해주세요.

우리는 블로그 방문자를 그렇게 신경쓰고 싶지 않습니다. 블로그 방문자수가 중요한 분들에게 말씀드립니다. 누구를 위한 방문자 숫자인가요? 블로그 방문자가 과연 인기있는 블로그의 척도일까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방문자는 단순히 방문자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우리는 블로그 방문자를 늘이는 방법은 모릅니다.
단 블로그를 방문한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은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