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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BLOG, SNS

여러분 웹 브라우저에 즐겨찾기/북마크된 블로그는?


제가 사용하는 웹 브라우저인 파이어폭스(firefox) 상단의 메뉴바에는 14개의 폴더에 약 500개 정도의 주소가 북마크(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는 즐겨찾기에 해당되겠습니다)되어 있는데요. 이 정도 되면 사실 즐겨찾기는 더 이상 즐겨찾기가 아닌 셈이라고 볼 때마다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유용한 사이트, 흥미진진한 블로그, 영감을 주는 웹을 발견하면 자동반사적으로 즐겨찾기를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세상에 재밌는 블로그와 웹 사이트는 넘쳐나고, 제 기억의 용량은 작디 작으니까요. 곧 사파리의 북마크폴더에서 내가 원하는 북마크를 찾기 위해서는 엄청난 스크롤 압박을 견뎌야 하는 날이 오겠지요. 이러다가 올해 말이 되면 1000개에 가까운 북마크가 생겨날지도 모를 일이예요.




이렇게 남이 구축해 놓은 컨텐츠를 가지고 일종의 나만의(?) 컨텐츠 "컬렉션", 혹은 나만의 컨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것은 웹서핑의 포기할 수 없는 크나큰 기쁨입니다. 어떤 이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열심히 포스팅을 하고 유용한 포스트들을 스크랩함으로써 자료를 축적하는 것처럼, 저는 다른 이들의 블로그 주소와 웹주소를 수집하는 것으로 저만의(?) 아카이브를 만듭니다.
저는 욕심도 많고 냉정하기도 해서(라기보다는 웹 서핑 중독이기 때문에), 웹 주소들을 끊임없이 수집하고 정리하고 폐기하고 다시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정리하고 삭제하기를 반복합니다(만 최근 몇 달 동안은 정리는 전혀 하지 않고 긁어 모으기만 했네요).

아무튼, 러분의 즐겨찾기 리스트가 궁금한 저는 먼저 여러분께 공개하려고 합니다. 500개의 북마크 중에서 제가 거의 매일 습관처럼 순회방문하는 북마크들을 말이죠.

요즘 북마크되는 SNS를 살펴보면 거의 세 가지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스팟(Blogspot)이나 텀블러(tumblr)의 블로그이거나, 도메인주소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제가 거의 매일 순회방문 하는 해외 블로그들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루틴이 된 블로그 순례

가장 먼저, 다섯 살 정도 먹더니 이제 흰둥이가 아닌 누렁이가 되어가는 맥북 뚜껑을 열고 파폭을 띄우고 빛의 속도로 새 탭 열기를 대 여섯 번 클릭, 여러 개의 탭을 엽니다...만 오늘은 탭 한개씩만 띄우고 캡쳐했습니다.

 



먼저 패션계에서 유명한 블로거인 The Sartorialist의 블로그를 클릭합니다. 아마도 어쩌면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서도 알고 있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블로그의 주인은 사진작가인 스콧 슈만으로,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었죠. 또 그는 사토리얼리스트 블로그의 사진들을 모아 같은 이름의 책을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사진들은 패셔니스타와 패션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남녀노소 할 것 없는 일반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들도 같이 볼 수 있어서 인기가 좋습니다. 특히 정형화되고 천편일률적인 패션이 아닌, 개성이 담긴 스타일의 사람들을 선호하는 그의 사진은 특히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일상을 아주 일부분이나마 엿볼 수 있는 관음증을 충족시켜 주기도 하죠(수줍). 그의 사진들은 국내의  패션관련 블로그나 카페에도 자주 등장하는 단골 콘텐츠입니다. 

 



다음으로 Nerd boyfriend라는 블로그를 띄웁니다. 너드보이프렌드는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배우, 각종 유명인, 인사, 셀러브리티들 중에서 남자들만의 사진을 올리는데요. 사진 아래 그들의 패션과 비슷한 스타일의 옷을 파는 온라인 사이트를 블로그 주인이 찾아서 링크시켜 놓았습니다. 블로그 이름처럼 말 그대로 너드같은 남자들의 패션이 주를 이루는데요. 너드보이프렌드에서는 배우, 영화인, 작가, 예술가 등 다양한 사람들의 옛날 사진들이 많이 올라오기 때문에, 패션 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과 유명인들의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쏠쏠하지요. 이 블로그의 팬들도 상당히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너드보이프렌드처럼 블로그의 디자인이 매우 심플하고 깔끔한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다음에는 If we don't, remember me라는 블로그를 엽니다. 블로그 제목은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Kiss Me Deadly>(1955)라는 유명한 영화의 대사이기도 한데요. 짐작하시겠지만, 이 블로그의 콘텐츠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일부를 짧은 동영상으로 올리는데, 재밌는 것은 순간 JPG인가 싶을 정도로 영화 속 배우들은 꼼짝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속 지켜보다보면 숨 쉬는 동안 인물의 어깨가 조금씩 들썩이거나, 바람에 머리카락이 움직이거나,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거나, 고개를 살짝 기우뚱 하거나 하죠. 봤던 영화 중에서 이 블로그에 올라온 영화의 장면을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하거나, 인물들이 언제 움직일지 예측하는 것도 이 블로그가 주는 즐거움입니다. 

 



다음은 icanread라는 블로그입니다. 나도 읽을 수 있다는 걸 블로그 이름으로 정하다니, 재밌지 않나요? 이 블로그는 일상의 생각이나 깨달음, 메시지를 담은 비교적 짧은 텍스트들을 주로 올리고 있는데요. 읽다보면 유치한 글도 있지만, 진솔하고 간결하며 강렬한 메시지들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텍스트들은 이미지와 함께, 혹은 단독으로, 손 글씨로, 혹은 다양한 폰트들로 쓰여 있는데요. 블로그 주인은 여러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콘텐츠가 있으면 자신의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고, 이미지를 클릭하거나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원래 이미지가 있는 블로그에 갈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평소 생각을 짧은 텍스트로 읽다보면 계속 읽게 되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는 블로그입니다. 또 끊임없이 다른 블로그로 여행할 수 있는 웹 방랑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블로그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블로그는 조금 위험한 블로그입니다. 바로 아침식사라는 이름을 가진 BKFST라는 블로그인데요. 배고픈 밤이나 새벽에 봤다가는 낭패입니다. 왜냐면 이 블로그에는 다이아나와 캐서린이 열심히 퍼 날라온, 세계 각지 사람들의 아침식사- 이미지 주인들 각자가 자신들의 블로그에 올린-이미지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팬케잌, 오믈렛, 쿠키, 삶은 달걀, 시리얼, 커피, 요거트, 토스트, 각종 달걀 요리, 샐러드 등등 배가 부를 때조차 분비되는 침을 어쩔 수 없는 음식 이미지가 가득하지요. 이 블로그 역시 이미지가 있던 원래 블로그의 주소가 링크되어 있기 때문에 끊임없는 블로그 순례가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저의 즐겨찾기의 일부 블로그들을 소개해드렸는데요. 몇 가지 공통점들이 눈에 띕니다. 일단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블로그스팟(Blogspot)이나 텀블러(tumblr)의 블로그라는 점,  포멧 뿐 아니라 콘텐츠를 포스팅하는 스타일 역시 심플하다는 것, 이미지 중심이라는 것, 그리고 이미지나 콘텐츠의 출처와 참조가 대부분 다른 블로그라는 점인데요.

최근 블로그들은 다른 블로그들의 이미지들을 가져오면서 출처와 참조를 링크시킴으로써 끊임없는 블로그의 우주 속으로 방문자들을 초대하는 것이 하나의 추세인 것 같습니다. 이런 참조와 링크를 통해 많은 블로거들끼리 친분을 쌓게 되기도 하구요. 방문자들은 비슷한 성향의 블로그들을 끊임없이 순회할 수도 있게 되지요.
 
여러분들의 브라우저 메뉴에는 어떤 블로그들이 즐겨찾기 되어 있을까요? 정말 궁금합니다.

by Spy-th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