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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BLOG, SNS

SNS가 만든 새로운 문화 '인스턴트 인연'


매일 출퇴근 시 이용하는 지하철. 요 몇 년간 스마트폰이 급격히 보급됨에 따라 지하철의 모습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전까지는 무가지 신문을 읽거나 책을 읽는 사람이 많았다면,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 손에 스마트폰이 들려 있죠.

대개의 경우 이어폰을 낀 채로 쉴 새 없이 손을 놀리며 카톡을 하거나, 어플을 통해 뉴스를 보거나 동영상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하는 사람들도 많죠. 매일 보게 되는 우리 일상의 모습입니다.

그 뿐인가요? 점심식사를 하러 가서 다 같이 모여 앉으면 그 때도 스마트폰이 등장해 맹활약을 시작합니다. 오전 동안 새로 올라온 모 유명 연예인의 열애설을 읽거나, 페이스북 친구가 남긴 메시지에 답변을 달거나, 혹은 애인이랑 카톡 메시지를 주거 받거나…

지하철이나 식당 풍경을 한번 죽 둘러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사람들의 포즈는 거의 똑같습니다. ‘고개 숙인 사람들’의 등장입니다.


 


 

옆 사람 대신 페이스북 이웃과 대화하는 현대인

새로운 기기가 등장할 때마다 사람들의 생활 양식은 조금씩 변해갑니다.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 생겨난 것이 ‘문자’였죠. 그래서 연애할 때는 ‘문자로 고백’, 통화하기 전 전화 받을 수 있냐는 메시지를 먼저 보내는 ‘문자 에티켓’ 심지어 해고 통보도 문자로 하는 ‘문자 해고’까지 나타났습니다.

요즘은 어떠냐구요? 스마트폰으로 거의 모든 일이 가능하다보니 어딜 가든 스마트폰을 꺼내든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동할 때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함을 느끼거나 심지어 화장실 갈 때 꼭 가져 가야하는 필수품이 된지도 오래입니다. 정말 스마트폰이 없을 땐 어떻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요.

이런 스마트폰의 최대 활용은 SNS에서 나타나는데요.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 전세계 사람들과 인연을 만들 수 있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SNS를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오프라인 인연보다 온라인 인연에 더 집착하는 경향도 생겨났지요. 하지만 부작용도 눈에 띕니다.


‘전세계인과 친구가 되었지만 정작 내 옆 사람과는 대화하지 않는다’

수 많은 팔로워와 수 많은 이웃을 거느린 SNS의 달인. 그가 올린 페이스북 메시지에는 수 많은 댓글들이 달리고, 그의 담벼락은 점심 때 먹은 맛있는 음식 사진, 책에서 발췌한 좋은 글귀, 빛나는 일상의 모습들로 풍성합니다. 하지만 과연 SNS상의 인기인이라고 해서 그의 현실도 그만큼 빛날까요?

정작 그가 진심을 털어 놓을 친구도 없고, 회사에서는 왕따를 당하고 있고, 오로지 온라인에서만 웹서핑에서 긁어온 예쁜 사진, 좋은 글귀로 포장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온라인과 비교되는 현실. 그래서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합니다.

스마트폰과 SNS의 발달로 인해 인맥의 범위는 넓어졌을지언정, 그 밀도는 엷어지는 느낌입니다. 진정성이 사라지는 사회, 겉보기는 화려하지만 알맹이는 없는 인연. 전세계인과 친구가 되었지만 정작 내 옆 사람과는 한 마디 대화도 나누지 않는 이상한 풍경. 결국 점심식사 때 마주하게 되는 ‘고개 숙인 사람들’은 외로운 현대인의 단상일지도 모릅니다.

SNS가 가진 장점은 많습니다. 1인 미디어 시대를 열었고, 올드 미디어에 종속되어 있던 사회를 완전히 뒤바꾸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인스턴트 인연,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온라인 상에서만 존재하는 인연이라는 부작용도 낳았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온라인과 SNS 뒤로 숨고 ‘교류는 하지만 만나지는 않는’ 고립적인 삶을 편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시대가 변해도 사람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인연은 얼굴을 맞대는 ‘만남’에서 시작되고, SNS는 그 만남을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입니다. 그리고 온라인 상의 낯선 상대보다는 내 옆자리에 앉은 동료와 대화하고, 술 한잔 기울이는 것이 더욱 인연을 돈독하게 해줍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침묵 속 ‘고개 숙인 사람들’보다는 조금 시끄럽더라도 옆 사람과 웃으며 떠드는 살아있는 인연’이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스마트폰과 SNS는 좋은 도구이지만, 도구에 종속된 삶이 되면 안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