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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BLOG, SNS

기업이 SNS업무를 대행사에 맡기는 이유


SNS홍수의 시대죠. 홍보나 마케팅을 담당하는 사람치고 요즘 트위터, 페이스북을 모르면 일이 안될 지경입니다. 얼마 전에는 또 페이스북에서 타임라인을 개편한다고 해서 각 기업 페이스북 담당자들이 난리가 난 적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보도자료 만들어 뿌리고, 기자랑 좀 친해두면 끝났던 일이 이제는 끊임없이 배우고 적응해나가야 하는 피곤한 시대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홍보담당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집니다. 다른 회사에서 다 한다는데 우리만 안 할 수는 없고, 기본부터 하려고 블로그 개설하고, 트위터 개설하고, 페이스북 개설하고 관리하려니 귀찮고…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진정한 소통은 내부 인원들이 해야.. 하지만 ‘나는 하기 싫어’

많은 SNS전문 컨설턴트들이 하는 말이 있죠. ‘진정한 소통은 내부 인원들의 참여에서 비롯된다’ 고로 내부 인원들이 직접 관리해야 한다. 물론 저희도 저런 말을 자주합니다. 하지만 모든 SNS가 자체적으로 운영된다면 저희 같은 에이전시나 대행사가 필요가 없겠죠. 반대로 말하면 우리 같은 대행사가 존재함으로써 많은 기업들이 외주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 혹은 공공기관들은 왜 SNS업무를 외부에 맡기는 것일까요?


1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잘 몰라서


저희처럼 SNS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이야 예전부터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자연스럽게 트위터, 페이스북까지 넘어와서 SNS환경에 굉장히 익숙하지만 의외로 아직 많은 사람들이 SNS를 어렵고 생소하게 생각하고 계십니다. 프로그래머인 제 친구만 해도 아직 스마트폰도 사용하지 않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계정도 없으니까요. 저희 같은 업계(라고 해도 되겠죠?) 사람들이야 ‘핀터레스트가 뜨고 있네’ ‘페이스북 타임라인이 바뀌네’ ‘올블로그가 사라진다네’하면서 SNS트렌드에 늘 주목하고 관심있어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인들이 더 많은 형편입니다.

만일 그런 일반인이 회사의 홍보담당자라고 했을 때, 위에서 ‘우리도 SNS 운영해야겠다. 한번 알아봐’라고 한다면 참으로 난감하겠죠? 실제로 그런 분들이 저희한테 문의를 해오고, 또 컨설팅을 받고 운영을 맡기기도 하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SNS를 사용하지만 '모두가' SNS를 사용하는 건 아닙니다.>


2 내부에서는 업무로 쳐주지 않아서


예를 들어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가 있다고 칩시다. 그 회사에서 가장 주요한 업무는 자동차를 팔아 이윤을 얻는 일입니다. 자재팀, 생산팀, 영업팀은 그것을 위해 존재하고, 이곳에 있는 홍보팀도 어디까지나 그런 활동을 서포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요. 그 중에서도 SNS는 ‘서포트의 서포트’ 같은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큰 기업이 아니면 SNS만 전담하는 인력이 있는 회사는 드뭅니다. 있다 하더라도 홍보팀 소속으로, 다른 이런저런 업무와 함께 SNS도 담당한다는 식이지요. 어디까지나 SNS는 주업무가 아닌 부차적인 업무로 인식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인식되면 SNS담당자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해도 별로 티도 안나는 SNS업무에 전념하고 싶어 할까요?(물론 국내 4대기업의 경우는 논외입니다. 그런 곳에서는 관계관리 측면에서 SNS를 전담하는 부서가 있지요.) 부차적인 업무로 인식되는 순간, 내부에서는 아무도 맡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포털 메인에 뜨는 것 이외에 SNS는 눈에 띄는 성과 측정이 힘듭니다.>

바로 그래서 외주를 주는 것이지요. SNS를 ‘전업’으로 하는 저희 같은 회사에 말이지요. 아무래도 전업일 때는 업무를 대하는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집니다. 만약에 글 한편을 쓰더라도 돈 받고 쓰는 거랑, 그냥 친구한테 공짜로 써주는 거랑 다르잖아요. 또 돈을 내고 서비스를 받으면 그만큼 퀄리티 내주기를 요구할 수도 있구요.


3 콘텐츠 뽑아내는 방법을 몰라서


SNS는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 스토리텔링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회사나 공공기관이 속해 있는 분야, 혹은 오랜 역사 동안의 에피소드 등을 끄집어 내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죠. 그것을 맨 처음에는 글이라는 형태로 다듬어 블로그에 올리고, 또 트위터로 확산하고, 페이스북으로 관계관리를 하기도 합니다. SNS의 소통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소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으로 소통하라' 요즘 기업들의 화두이지요.>

하지만 그 회사에 왠만큼 애착이 있지 않은 한, 본인이 속한 조직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어 내는데 관심있는 직원은 없을 겁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본인의 주업무만 하더라도 바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것을 외부인의 시선으로 지긋하게 살펴보면 이야깃거리로 만들만한 소재가 눈에 띕니다. 저희같은 대행사는 그런 것들을 뽑아내 이 회사가 어떻게 포지셔닝되면 좋을지 구상하고, 이 기업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만들어 SNS를 통해 전파시킵니다. 그러면 SNS상에서 이 회사는 확고한 포지셔닝을 잡을 수 있게 되죠.


저희 같이 운영을 맡고 있는 곳 이외에 컨설팅만 하는 곳들을 살펴보면, 대개 이런 말들을 많이 합니다. ‘내부 인원의 참여를 이끌어내라’ ‘이거 개설하고 저거 개설해라’ ‘최신 SNS트렌드 좇아라’ 등등.. 하지만 실무자 입장에서 볼 때 아직까지는 SNS는 노가다라는 결론입니다. 기획안 잡고, 취재하고, 블로그 포스팅 매일매일 하는 것만 해도 보통 일은 아니죠. 그리고 대규모 이벤트를 한다고 했을 때, 그 집계는 또 누가 내며, 상품 배송은 누가 하나요?


이런 자잘한 일들까지 포함한 것들이 바로 SNS운영입니다. 트위터 멘션 발행하고 RT하는 것도 일이구요. 아마 공식계정으로 본인이 발행한 멘션을 개인 계정으로 다시 RT하신 실무자분들, 참 많을 겁니다. ㅎㅎ 실상을 살펴보면 참 귀찮은 작업들이 많이 있는 것이 SNS입니다. 그런 것을 알기에 기업들은 외부에 맡기는 것이구요. 그래서 저희 같은 회사도 존재합니다. 그러니 진정한 소통 아니지 않냐고 하시지는 말구요.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봐 주시면 될 듯합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