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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생각 한모금

쓰레기의 환생, Eco Design 제품들

쓰레기의 환생, Eco Design

- 쓰는 물건에서 필요 없는 물건으로, 다시 Design 가미된 멋진 물건으로의 탈바꿈



요즘 눈여겨 보고 있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토요일 저녁 KBS에서 하는 '인간의 조건'이라는 프로그램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개그맨들이 대거 등장해 웃음을 자아내는 프로그램인 줄만 알았죠. 하지만 뜻깊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쓰레기 없이 살기'. 집이 아닌 밖에서 먹고 남은 음식 쓰레기조차 집으로 가지고 돌아오죠. 재활용 쓰레기로 집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 쓰레기를 줄이기도 합니다. 개그맨들이 개그 프로그램이 아닌 곳에서 쓰레기양을 줄이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을까요?




출처/KBS '인간의 조건'



출처/KBS '인간의 조건', 개그맨 정태호가 재활용품으로 만든 에펠탑 무드등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업사이클(Upcycle)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리사이클(Recycle) 알겠는데 업사이클은 무엇인가하는 의문을 던지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업사이클은 쓰레기를 단순히 재활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겁니다. 과정에서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가 제품에 반영이 되는데, 이것을 에코디자인이라고 합니다. 에코디자인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쓰레기의 정의가 바뀌고 있는 현대사회와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쓰레기는 이상 쓰지 못하는 물건이었다면 현재는 단지 나에게만 쓸모 없는 물건이라는 것이죠.


과거에도 업사이클 제품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과는 차원이 달랐죠. 과거에는 제품의 형태를 그대로 살려서 리폼한 제품을 판매했다면 지금은 전혀 다른 제품을 디자인하고 만들어 냅니다. 그렇다보니 재활용 제품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 자체가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예술품이나 새로운 브랜드의 제품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죠. 


이런 움직임으로 가장 유명해진 제품은 스위스의 프라이탁(FREITAG)입니다. 프라이탁은 1993 마루쿠스&다니엘 프라이탁 형제가 버려진 트럭의 방수천과 자전거 내부튜브, 그리고 자동차의 안전벨트를 이용해서 가방을 만듭니다. 이는 변화무쌍한 스위스 날씨에 방수가 되는 가방이 필요했던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죠. 게다가 쓰레기로 만들어진 환경친화 제품이라는 것에 반응했습니다. 



출처/프라이탁(FREITAG) Website



그리고 2008년부터 국내에서도 업사이클 업체들이 하나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업사이클 업체는 터치포굿(Touch4Good) 리블랭크(Reblank)입니다.


터치포굿(Touch4Good) 길거리의 버려진 현수막을 활용하여 필통이나 명함지갑, 장바구니, 노트북가방 패션 소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선거에 사용된 펼침막으로 소품을 만들기도 했죠. 수익의 일부는 구세군 서울 후생원에 기부되거나 환경오염으로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돕는데 사용됩니다.



출처/터치포굿(Touch4Good) Website



리블랭크는 '다시(Re)'라는 접두사와 '무한한 가능성(Blank)'이라는 단어의 조합으로 버려진 폐자원을 다시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제품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대부분 버려진 산업 폐기물이나 가죽제품등을 활용하여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어 냅니다. 현재는 홍대, 신사, 목동 12곳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리블랭크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출처/리블랭크(Reblank)  Website



이렇듯 현대의 트렌드로 제대로 자리잡은 업사이클 제품, 기업에서 하는 커다란 프로젝트만은 아닙니다. 약간의 손재주만 있으면 집에서도 쉽게 만들 있는 것이 업사이클 제품입니다. 그래서 제가 운영하는 휴롬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업사이클 제품을 직접 만들어 활용하고 있습니다. 



 

출처/Hurom Facebook page, 재활용품을 활용한 에코디자인 용품 



국내에는 10 개의 업사이클 기업이 활동을 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은 3~4곳에 불과하죠. 하루 50톤의 쓰레기를 업사이클 제품으로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입니다. 업사이클 제품들이 반짝 생겼다 사라지는 유행이 아닌, 트렌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개개인들의 쓰레기를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바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새로운 자원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 이러한 변화가 사회적인 분위기로 반영이 된다면 재활용 쓰레기 수거일은 지역의 작은 중고장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때가 되면 여러분도 저와 함께 재활용 쓰레기 더미 위에서 쓸만한 물건을 고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