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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BLOG, SNS

밥 한번 먹자! 감성이 담긴 소셜 문화, ‘소셜다이닝’

 

“밥 한번 먹자!” “함께 식사 한번 해야죠!”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이 말을 얼마나 자주 하던가요?

가까운 사람을 만났을 때도, 오랜만에 누군가와 마주쳤을 때도. ‘밥 먹자’라는 말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인사로, 그 속에는 그 동안 하고 싶었던 말이나 못했던 이야기 등을 편하게 나누자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식사 한 끼’는 대인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첫 만남이 이뤄지는 자리나 비즈니스를 위한 자리에서도 빠지지 않죠. 음식을 앞에 놓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기본적인 신뢰를 담고 있음을 상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이 주는 신뢰와 공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여러분은 오늘 저녁, 식사 약속이 있으신가요?

 

 

<’남자의 자격’의 소셜다이닝 체험>

 

 

 

식탁을 공유합니다

 

 

소셜다이닝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의 ‘심포지온(Symposion)’이며, 이는 향연을 뜻합니다. 오늘날 강연회로 알려진 심포지엄은 심포지온으로서 함께 식사와 술을 나누며 이야기하는 문화를 지칭했던 말입니다. 즉, 식사와 함께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있어 아주 오래된 전통이자 문화였던 것이죠.


소셜다이닝을 우리 말로 옮긴다면, ‘SNS와 식탁을 매개로 한 사람들의 만남’. 다시말해, ‘식탁을 공유합니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소란스럽게 밥을 먹는다면 밥이 더 맛있고 식사 시간이 더 즐겁다는 것. 누구나 아는 사실이겠죠? 기존 소셜네트워크의 목적은 사람과 직접 만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상공간에서 사람을 알고 난 뒤에 친해지면 만날 수는 있어도 만남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죠. 하지만 소셜다이닝은 만남! 그 자체가 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나서 음식을 앞에 놓고 대화를 나누는, 가상공간이 아닌 현실 공간을 지향하는 소셜네트워크인 것입니다.

 

 <독일의 소셜다이닝 ‘Unser Dinner’>

 

SNS가 시대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지금,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함께 밥을 먹을 상대를 찾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같이 밥 먹을 사람도 없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관심사나 코드가 맞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 밥 먹고 수다를 떠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피천득 님께서는 ‘인연’이라는 수필집에서 “인생은 작은 인연들로 아름답다”는 말을 하셨는데요. 그런 점에서 소셜다이닝은 시대의 트렌드인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자연스럽게 사람을 만나 공감하고 소통하는, 정말 아름다운 인연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소셜다이닝, 해외에선 이미 문화로 자리잡다!

 

 

소셜다이닝이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하고 어색할 수 있다 느끼겠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꽤 흔하일이죠. 미국의 대표적인 소셜다이닝 업체로는 시카고에 기반을 둔 ‘그러브 위드 어스(Grub with Us)’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혼자 밥 먹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데요. 원하는 식사 메뉴를 공동으로 예약하면 관심사가 비슷한 낯선 사람들끼리 모여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줍니다. 또한 독일에서는 ‘Unser Dinner’라는 소셜다이닝 네트워크가 인기를 끌며 밥도 먹고 친구도 사귀는 일이 즐거운 소셜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셜다이닝 업체 ‘그러브 위드 어스(Grub with Us)’>


국내에 소셜다이닝이란 SNS문화를 소개한 곳은 '집밥'입니다. 사이트에 들어가면 모임이 줄줄이 게시돼 있는데요. 초기엔 혼자 집에서 밥 먹기 싫은 사람들끼리 일정 시간, 장소에 모여 반찬을 하나씩 가져와 나눠 먹는 식으로 시작했지만, 모임이 활성화 되면서 주제별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취업으로 고민하는 사람, 연극 같이 보고 싶은 사람, 여행이 취미인 사람, 어느 지역의 20~30대 직장인. 주제는 소소하고 다양합니다. 가끔씩 톡톡튀고 재밌는 모임도 올라오곤 하는데요.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런닝맨 등의 TV 프로그램 속 게임을 직접 하며 식사도 하고 하루를 함께 보내는 모임도 개설되곤 합니다. 눈에 들어오는 모임을 클릭하면, 어떤 사람이 참석해줬으면 하고 언제 어디서 만났으면 하는지가 설명되어 있습니다. '딱 내가 찾던 자리인데!' 이런 생각이 들면 '참여하기' 버튼을 누릅니다. 그럼 신청 끝이죠!
 

 

<국내에 소셜다이닝을 소개한 ‘집밥’ 홈페이지 화면>

 

 

 

말! 통하는 밥! 친구를 만나보세요!

 

 

연예인이나 유명인들 중에는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자고 ‘번개’를 쳐서 사람들과 소셜다이닝을 하는 일도 흔합니다. 일례로 삼성에서는 매년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건희 회장과 점심을 같이 먹는 소셜다이닝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일반인도 트위터 친구나 페이스북 친구들과 만나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건 예전부터 하던 일이었죠. 소셜다이닝 서비스는 이것을 좀 더 체계적으로 만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새로운 SNS문화이며, 소셜네트워크를 현실 공간으로 끌어낸 전형적인 사례로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 예상합니다. 사람들은 소셜네트워크를 가상 세계가 아닌 문화로 받아들였고 그 문화를 현실에서도 충분히 소비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소셜다이닝의 차별화된 특징은 내가 품고 있는 세계를 공유하고 상호 교류하는 것입니다. 특정 관심사를 통해 만나고 식탁을 주체하는 명확한 주제가 있다는 것이죠. 편안한 마음으로 누군가와 밥상머리에서 담소를 나누고, 시간과 이야기를 공유한다는 것. 그것이 감성이 담긴 소셜 문화이고 각박하기만 했던 사람들의 마음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겠죠. 좋은 음식을 함께 나눠먹으며 다른 세상을 꿈꾸는 일. 지금 오는 봄처럼, 참 설레는 일이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