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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생각 한모금

사람을 빌려 읽는다(?) ‘휴먼라이브러리’

‘도서관에서 휴먼북(사람책)을 빌린다 


잘 이해가 안 되시죠? 말 그대로 도서관 서가에 꽂혀 있는 책 대신 사람을 빌려 읽는 것인데요. 마치 책을 빌려 읽듯 휴먼북을 대출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곳입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지식,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대화를 통해 습득하고, 눈빛, 몸짓까지 읽으면서 공감을 일으키도록 하는 이벤트성 독서관입니다. 휴먼북을 빌리는 곳이라고 해 ‘휴먼라이브러리’라고 불리는데요. 


사람이 책이 되는, 책이 된 사람을 빌려 읽는 휴먼라이브러리 과연 어떤 곳일까요?

 



| 휴먼라이브러리 시작은?


시작은 2000년 덴마크에서 열린 한 뮤직 페스티발에서 이뤄졌습니다. 덴마크 출신의 사회운동가 로니 에버겔이 창안한 것으로 ‘리빙라이브러리’라는 명칭으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비폭력주의 NGO단체에서 기획된 소통의 방법이었다고 합니다. 현재 로니 에버겔은 휴먼라이브러리 기구(humanlibrary.org)를 설립해 휴먼북 독자의 경험을 소개하고 행사기획, 진행가이드 등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테르니페스티벌에서 이뤄진 휴먼라이브러리 / 사진: 휴먼라이브러리 기구>


'사람을 빌려 읽는다'는 새로운 개념의 도서관! 색다른 매력에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국내에는 국회도서관이 2010년 살아 있는 책을 대출하는 ‘리빙라이브러리’를 실시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국회도서관에서 ‘리빙라이브러리’를 처음 개최한 이후 서울,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구립도서관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주로 비정기적인 이벤트로 열리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2곳의 휴먼라이브러리를 검색해 볼 수 있는데요. 서울 노원구립도서관에서 운영하는 노원휴먼라이브러리(http://www.humanlib.or.kr/)와 숨;쉬는 도서관(http://humanbooks.net/)입니다. 현재 상시 휴먼라이브러리를 상시 운영하고 있는 곳은 노원 휴먼라이브러리 뿐입니다.


| 휴먼라이브러리 운영은?


휴먼북을 열람하려면 휴먼라이브러리에 등록되어 있는 휴먼북을, 신청을 통해 빌려 읽을 수 있는데요. 다만 사람을 빌려 읽는 것이기 때문에 상시 빌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열람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또 빌릴 수 있는 정해진 시간이 있지요. 노원휴먼라이브러리의 경우 열람 가능한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휴먼북을 확인하고, 열람 희망일과 시간, 질문 등을 적은 신청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열람 신청서를 제출하면 도서관이 휴먼라이브러리 행사 일정에 맞춰 날짜와 장소, 시간을 공지하거나 열람 신청한 휴먼북과 만남을 주선해 주는 구조입니다. 휴먼북마다 차이는 있지만 독자 1명당 최대 3권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한 책당 5명까지 동시에 열람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노원휴먼라이브러리의 휴먼북과의 만남/사진:노원휴먼라이브러리>


휴먼북은 시민, 학자, 방송인, 문화예술인, 정치인 등 각계계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요. 노원휴먼라이브러리의 휴먼북 리스트 ‘정치인’ 코너에 가면 안철수 의원이 ‘한국의 IT산업, 청소년이 내일을 준비하는 노하우’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안철수 의원의 휴먼북 열람이 지난 5월 25일 노원구 상계동에서 이미 한 차례 진행된 바 있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는 종이책에서 느낄 수 없는 휴먼북의 살아있는 이야기, 경험, 생각 등을 공감할 수 있고, 휴먼북은 재능기부를 통해 자신의 재능과 경험을 나눌 수 있어 다양한 사람과의 소통이 이뤄진다는 점이 매력적인데요. 생생한 이야기가 있는 휴먼북! 사람을 빌려 읽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또 다른 독서의 재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