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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상인 하루하루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캘리포니아주 3박 4일간의 자유 여행!!

여행, 생각만으로도 가슴 뛰게 하는 단어입니다. 여행은 계획을 세우는 순간부터 시작해 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는 시간까지 계속되죠. 어쩌면 평생 추억 속에서 지속될지도 모릅니다. 더욱이 오랫동안 벼르고 벼른 여행이라면 여행의 끝은 쉽사리 찾아오지 않고 긴 여운을 남길텐데요.  


지난 추석 연휴를 이용해 평생에 두고두고 기억할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올해 1월부터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계획 한 여행이었는데요. 중간에 부모님이 합류하면서 가족여행이 되어버렸지만 그 덕에 미 서부를 여행하게 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미 서부를 여행하는 것이 부모님의 오랜 꿈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초 LA에서만 지내기로 되어 있던 것을 LA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고속도로를 타고 쉼 없이 달린 뒤 해안 도로(1번 도로)를 따라 3박 4일에 거쳐 다시 LA로 내려오는 밴트립으로 일정을 일부 변경했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10여 년 만에 이룬 꿈, 또 다른 이에게는 새로움을 경험하게 해 준 여행 함께 떠나 보실까요. 



<밴트립 셋째 날 들른 맥웨이 폭포가 바다로 떨어지는 절경을 품은 줄리아파이퍼 번즈 주립 공원>


밴트립 첫째 날, 16시간 가량의 시차를 적응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몸을 이끌고 새벽 5시에 서둘러 떠날 채비를 끝내고 샌프란시스코까지 7시간의 긴 여정에 올랐습니다. 러시아워 시간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지만, 그럼에도 어김없이 트래픽에 걸렸습니다. 1시간 가량의 트래픽을 뚫고 직선으로 쭉 뻗은 고속도로를 7시간을 달려 샌프란시스코의 관문 베이브릿지를 지나 도심에 접어들었는데요. 샌프란시스코의 첫 느낌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였습니다. 도심을 가로 질러 항구까지 이어주는 낡은 트램은 옛날 방식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고, 트램이 달리는 철길 위로 자동차와 트램이 함께 사용하며 공존하고 있었죠. 1937년도에 완공돼 세계 최고의 현수교로 꼽히는 금문교는 샌프란시스코의 여행에 즐거움을 더해 줬습니다. 금문교는 복잡한 지형 때문에 건설이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4년만에 완공이 되어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바쁜 일상과 여유가 뒤섞여 시계를 따라 돌아가는 샌프란시스코의 여행은 반나절 만에 끝났습니다. 다음 여정에 올라야 했기 때문인데요. 샌프란시스코 여행의 아쉬움에 가이드를 맡은 처제에게 마치 패키지 여행 같다고 불평 아닌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산타크루 바닷가에 다다르자 언제 그랬냐는 듯 여행의 즐거움이 되살아 났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상징인 트램과 2층 투어버스>


밴트립 둘째 날, 샌프란시스코의 짧은 여행을 마치고 2시간 가량 떨어진 산타크루즈에서 아침햇살을 맞았습니다. 호텔 발코니로 해변가와 부둣가가 보이는 곳에 숙소를 잡은 덕에 아침 바닷바람이 상쾌한 기분을 전해주었는데요. 산타크루즈의 아침은 아름다운 광경과 더불어 물개 우는 소리가 이색적입니다. 늦은 밤 숙소에 도착해 창가로 들리는 물개 소리를 듣고, 꼭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에 아침 일찍이 찾았지만 쉽게 눈에 띄지 않아 한참을 찾아 다녔습니다. 꼭꼭 숨은 물개를 찾아 한참을 해변가를 돌아 다닌 뒤 드디어 찾았습니다. 밤새 울고도 지치지 않았는지 쉼 없이 운 탓에 결국은 들키고 말았네요. 물개들의 아지트는 부둣가 밑 눈에 잘 뜨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산타크루 해변과 부둣가 밑에 자리 잡은 물개>


이번에 묵을 숙소는 인터넷도,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 빅서(Big Sur)에 위치한 작은 오두막집입니다. 나무로 지어진 오두막집 거실엔 벽난로가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입니다. 장작 타는 소리와 풀벌레소리가 세상과 단절 됐음을 말해주는데요. 더욱이 제 기능을 잃어버린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자니 한적함이 밀려옵니다. 여행기간 중에도 핸드폰을 손에서 떼어내지 못했는데, 오두막집에서의 하루만큼은 핸드폰을 내려 놓고 여유로운 시계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사실 빅서 오두막집은 미국에서 최근 유행하는 여행 장소라는군요. 쉼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랍니다.

 


<인터넷, 핸드폰도 잘 되지 않는 깊은 산 속에 위치한 오두막집>


밴트립 셋째 날, 오늘 여정은 덴마크 마을이라 불리는 솔뱅입니다. 둘째 날까지의 여정과는 달리 쉬엄쉬엄 가기로 했는데요. 해변가를 따라 가다 멈추고 싶은 곳에 멈춰 서서 시간을 보내기로 한 것이죠. 솔뱅까지 가는 동안 물 저장 탱크를 개조해 만든 갤러리 카페에 들러 커피도 마시고, 코끼리바다물범 서식지도 들렀습니다. 또한 줄리아 파이퍼 번즈 공원도 들렀는데요. 태평양으로 떨어지는 맥웨이 폭포가 멋진 절경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미국 하원의원이었던 라스롭 브라운과 아내 헬렌이 1924년 이 지역을 매입한 뒤 스톤하우스를 지어 살다가 1961년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기증했다고 합니다.



<해변가 모래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코끼리바다물범>

 

솔뱅에 도착직후 호텔에 짐을 풀고 다운타운을 산책 겸 한 바퀴 돌았습니다. 여름 휴가시즌이 끝나서인지 한적했습니다. 그러나 잠시 들른 레스토랑에서 이색적인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요. 배철러렛 파티(Bachelorette partyㆍ처녀파티)와 가라오케 문화입니다. 미국의 가라오케 문화는 레스토랑 가운데 홀에 반주기와 마이크를 설치해 놓고 누구나 나와서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인데요. 노래를 부르러 나오는 사람들을 보니 잘 부르고 못 부르는 것은 중요하지 않은 듯 했습니다. 알고 보니 잘 부르는 것보다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네요.



 

밴트립 넷째 날, 오늘은 3박 4일의 긴 여정을 끝내는 날입니다. LA로 돌아가는 날인데요. 부모님의 추억이 묻어 있는 산타바바라를 들르기로 했습니다. 솔뱅에서 2시간 남짓 떨어진 산타바바라 역시 해안가에 위치한 소도시로 유명한 관광지인데요. 마지막 여정인만큼 산타바바라 다운타운에서 각자 자유시간을 보낸 뒤 LA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밴트림의 마지막은 LA야경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는데요. 산 언덕 아래로 바다와 도시 불빛이 ‘잘 가라’고 작별을 고하는 듯 합니다.


짧은 3박 4일의 밴트립,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여정이었는데요. 다음엔 한 곳에 오래 머물며, 그 곳의 삶 깊숙이 들어가는 여행을 기약해 봅니다.



※ 큰 지도에서 밴트립 여행 지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