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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에서 배우는 인문학②] Tumblr는 사용자 통계를 제공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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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mblr는 사용자 통계를 제공하지 않아

"숫자로만 평가하려 하지 말아요."





거의 모든 SNS는 통계 자료를 제공합니다. 어떤 콘텐츠가 인기였고 페이지뷰는 얼마나 나왔는지. 현명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면 당신도 파워블로거가 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전달하는 포털사이트의 배려겠죠.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봤는지 대행사의 능력을 보여주는 척도가 되니까요.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어떤 기업이나 대행사는 방문자나 페이지뷰를 거래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평가라는 제도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는 알 수가 없군요. 하지만 숫자에 집착하게 된 것은 아마도 1960년대 경제개발 계획이 시작되었을 때부터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상을 해볼 뿐입니다. 그리고 IMF를 겪으면서 심화되었을 겁니다. 이렇게 짐작하는 이유는 그때부터 우리는 사람의 자격조건을 말할 때 숫자를 강조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버지 세대들이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결혼해서 지금까지 잘 살고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결혼하고 싶은 남자의 조건을 말할 때 '정말 너무 사랑해서 한시라도 떨어져서는 살지 못할 것 같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흔치 않아요. 연봉 0000 이상, 차는 중형 세단 이상, 집은 00평 이상, … 등등의 전제가 붙어있다는 건 이야기하지 않으니까요. 이런 기준에서 보면 우리는 모두 루저인거죠. '이런 정량적 기준으로 사람을 보지 말자!'라는 생각은 분명히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기업 SNS 담당자들과 미팅을 할 때, '이런 수치상의 목표는 중요하지 않다. 브랜딩이 얼마나 되었고 사람들에게 어떤 인지도를 주는지가 중요하다' 라고 설명하지만 결국은 결과보고서에 들어가는 항목은 말하지 않아도 뻔합니다. 이런 논리가 SNS를 운영하는 대행사에도 똑같이 적용이 되고 있는 것이죠. 어쩔 수 없습니다. 정성적인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기란 너무 막대한 자료를 분석해야 하는 불가능한 수고스러움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Tumblr는 과감하게 인사이트를 빼버렸습니다. 의도는 이렇습니다. 불필요한 서비스는 모두 빼고 게시물들이 갖는 '본질에 더 집중하자!' 텀블러는 블로그와 트위터의 중간 단계에 있습니다. 확산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만의 콘텐츠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과 친구를 맺길 강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들하고만 내 프로젝트를 공유하길 원합니다. 보는 입장에 따라서 다소 폐쇄적일 수도 있습니다. 콘텐츠에 집중하기 때문에 확산의 정도를 측정하는 인사이트는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죠. '너의 결과물, 너 인생의 결과물들을 숫자로 평가하지 마세요!'라고 전 텀블러의 의미를 찾아봅니다.


 


인사이트라고 하기 민망함. 팔로우 수를 그래프로 보여주는 정도



국내 텀블러 사용자는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분히 제 생각이지만 두 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주변에 텀블러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 다른 하나는 어렵다는 겁니다. 첫 번째 이유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저도 텀블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게 최근이거든요. 하지만 두 번째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국내 블로그 사용자들은 보통 다음, 네이버, 티스토리의 블로그를 이용하죠. 우리는 이들의 서비스에 너무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블로거들의 글을 봅니다. 심지어 궁금한 걸 검색하면 결국 블로그에서 답을 얻게 되니까요. 파워블로거에 길들여져 있고 그들이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에 부러움을 느낍니다. 


이런 자기만의 분야가 확고한 사람들을 볼 때마다 생각합니다. '나도 블로그 해야지!' 라고요. 그때마다 우리는 무엇을 쓸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만듭니다. 그리고 카테고리를 정하고 적당한 스킨을 고릅니다. 그렇게 몇 시간 투자하고 나면 다시 버려집니다. ㅎㅎ 왜냐하면 강박 같은 게 있거든요. 남에게 보여주는 내 블로그. 남들보다 예쁘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있어보여야 한다는 그런 강박이요. 저도 매번 이런 생각 때문에 실패하는데요, 텀블러는 그 자체로 만족하고 사용해도 좋을 만큼 깔끔합니다. 무엇으로 채울지만 생각하면 되죠. 기능도 상당 부분 단조롭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7가지 방법이 전부입니다. 



 


텀블러에 게시물을 남길 수 있는 7가지 방법



이런 걸 보면 한국에서 대중화된 블로그는 보여주는데 더 많은 공을 들인 서비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다음과 네이버에서 간단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채널, 예를 들어 다음 스토리볼, 네이버 포스트 같은 마이크로 블로그 형태의 서비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요,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들도 결국 비주얼을 강조한 확산 채널이라는 거죠.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나는 남들 눈을 의식해서 블로그를 하는가, 파워블로거가 되기 위한 목적으로 1일 1포스팅 중인가 말이죠. 남들의 평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 필요없고 난 그냥 내 일기장 같은, 내가 쓴 글을 쌓아두는, 내가 만든 작품을 모아두는 곳이 필요하신 분이라면 텀블러를 써보세요. 마무리가 텀블러 성애자가 되버린 것 같네요. ㅎㅎ 어디든 여러분이 가장 잘 하는 걸 쌓아보세요. 남들이 얼마나 보아주고, 좋아요가 많이 눌리는지는 신경쓰지 말고요. 어차피 인생은 혼자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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