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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수사대'는 온라인의 변종이자 영웅?


최근 이영애씨의 급작스러운 결혼으로 인해 온라인 세상이 시끌벅적했습니다. 워낙 대형스타이고, 신비로움을 둘러싼 행보를 보여줬던터라 그녀의 결혼 발표는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까지도 일대의 사건이었습니다. 

     * 저의 경우에는 그리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소시, 애프터스쿨, 카라 등등 
       현재 수많은 걸그룹이 많기 때문이죠.. 쿨럭 ㅡ,.ㅡ
 


한 온라인 팬카페를 10여년 간 운영해오신 분의 경우에는 갑작스런 결혼에 운영을 계속 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이르렀으며, 일부 팬의 경우에는 극심한 실망감을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럴만도 하지요. 그 분은, 그녀는 여신이며 우상이었으니 말이죠. 일반 사람이라면 당연한 결혼이 유독 관심을 받게 된 이유 역시 그녀가 바로 10여년간 우리 마음속의 연인으로 자리잡아 있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번 이영애씨의 결혼은 갑작스럽다는 이슈 외에도 다른 한 가지 큰 이슈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영애씨의 배우자인 정모씨의 화려한(?) 이력 때문이었죠. 저도 예전에 들어본 적이 있었던 이름이기도 했습니다. 그 때의 기억이 강했던터라…

이영애씨의 결혼에 충격을 받은 네티즌들은 즉각 네티즌 수사대(네티즌 CSI) 를 발동시켰습니다. (마징가제트의 출동과정에 버금가는 출현?) 그리섬 반장이 알면 섭섭해할 정도로 미드 CSI를 뛰어넘는 수사력을 보유한 네티즌 수사대는 온라인의 모든 정보를 뒤져가며 이영애씨 뿐만 아니라 정모씨의 화려한 이력을 파헤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정모씨가 과거 심은하씨와 관계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나이를 속였다는 점 등등을 밝혀내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과거 정모씨가 인터뷰한 내용부터 심은하씨가 파혼을 하게 된 이유, 그리고 예전에 정치, 사회, 연예계를 발칵 뒤집었던 X파일까지 다시 뒤지는 등 이들의 수사는 끝날 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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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수사대의 위력은 이번 뿐만이 아닙니다. 한 연예인의 염문설, 정치인의 실수, 심지어는 자신에게 피해를 준 일반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밝혀내는 등 그 위력은 어마어마한 수준입니다. 더욱이 온라인인의 특성상 이들이 밝혀낸 사실이 순식간에 확산되기까지하니...

네티즌 수사대의 태생은 (제가 생각하기에) 기성 언론매체에서는 여러 관계 때문에 속시원하게 보도하지 못하고, 당사자들은 쉬쉬하며, 심지어는 강제로 무마시키려는 간섭의 반발심이 아니었나 합니다. 온라인이라는 정보의 창고에서 수많은 정보 중 필요한 정보를 수집, 단순한 가공(?)정도만으로도 온라인 세상의 주민들이 요구하는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을 테니 말이죠.

네티즌 수사대 앞에서는 어떤 누구도 비밀이 있을 수 없습니다. 대통령? 장동건? 벗어날 수 없습니다. 심지어는 바로 옆집 사람의 일상까지도 밝혀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의 팬티 개수와 색깔까지도…..^^; 설마 알고 싶은 건 아니시겠죠?

어찌보면 네티즌 수사대는 온라인 세상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하나의 변종(?)일 수도 있습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는 하나의 변종 프로그램인 네오가 모든 사람들의 영웅으로 칭송됩니다. 처음에는 평범한 회사원(비록 엄청난 핵커이긴 했지만)에서 자신의 본성을 찾아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능력을 획득하게 됩니다.

네티즌 수사대 역시 같은 상황입니다. 아주 평범했던 네티즌이 온라인 세상에서 자신의 능력, 즉 정보를 찾아내는 능력을 발견하게 되고, 모두가 궁금해하는 것들을 밝혀내는 네티즌 수사대가 된 것이죠. 본인의 의지라기 보다는 다수의 대중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온라인 세상의 변종(?)이 기성 매체가 찾아내지 못하는 정보를 찾아내고 만들어내게 하는 것입니다.  


네티즌 수사대의 가장 무서운 점은, 네티즌 수사대라는 명칭은 있으나 그 실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자신의 자리 옆에 있는 동료 또는 상사가 네티즌 수사대일 수 있으며, 심지어는 자기 자신이 네티즌 수사대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미쳐 깨닫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조금은 무섭습니다만, 이것이 온라인의 진면목 아닐까요? 자신이 발견한 정보를 게재하는 것만으로도, 확산과 가공의 과정을 거쳐 네티즌 수사대로의 위상을 받게 되는 것이죠.

과연 이러한 상황들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옳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쉽게 내릴 수 없습니다. 개인의 행동이 어떠한 모습으로 확산될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 온라인의 특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신중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제의 밖에 할 수 없을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