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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생각 한모금

왼손은 천대받는 손? 왼손에 관한 짧은 지식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왼손잡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왼손잡이 인데요. 요즘이야 예전만큼 왼손을 쓴다고 혼이 나거나 그러지 않지만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왼손을 쓴다는 이유로 혼났던 적이 많이 있었답니다 ㅠ.

 

왼손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 중 세상 90%의 왼손잡이를 바보로 몰고 있는 왼손잡이는 천재 아니면 바보라는 말이 있듯이 왼손과 관련한 근거 없는 이야기, 속설도 굉장히 다양한데요. 알고 보니 이런 왼손잡이에 대한 이야기와 편견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더군요!

 

얼마 전 구입한 ‘EBS의 지식e’라는 책을 보다가 왼손과 관련된 짧지만 강렬한 내용이 있었어요. 제가 왼손잡이라 그런지 워낙 기억에 오래 남아서 그 이야기를 여러분들에게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왼손은 거들 뿐’>

[왼손(sinistra): 불길한, 불행한, 교활한, 타락한, 결함있는, 서툴고 어리석은 ’]

                                                        <이미지 출처: 네이버 카페 뇌과학적 영어 학습법’>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그림 중 아담의 창조를 보면 오른쪽의 손은 하느님의 손이고 왼쪽의 손은 아담의 손인데요. 하느님의 손은 강렬하고 힘이 있게 표현된 반면 아담의 손은 힘이 없이 축 늘어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원래 신이 아담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찰나의 순간을 그린 그림이지만, 다르게 해석해 보자면, 왼손은 오른손의 도움이 필요한 나약한 손이라고 느껴지지 않나요? 이렇게 태초부터 인간의 왼손은 힘없고 약한 손이라는 생각이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선악과를 따는 이브의 손도 왼손으로 그려져 있는데요. 이 때문에 왼손은 범죄자의 어두운 손, 불결한 손 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됐다고 합니다. 16세기 절정이었던 마녀사냥 당시 마녀를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가 왼손을 쓰는 여자였다고 할 만큼 왼손에 대한 억압은 정말 심했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왼손잡이는 동성애자, 장애인, 하층민, 배우지 못한 사람으로 규정하면서 왼손에는 잔혹한 교정 채찍질을 가했다는 기록도 있었습니다.


 

 



<
이미지 출처: 네이버 미술작품정보 선악과를 따는 이브’>

 

                                                               <영화 글래디 에이터의 전투 장면>

두 검투사의 전투장면을 볼까요? 모두 왼쪽에서 뛰는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 왼손에 방패를 오른손에 무기를 들고 있습니다. 양손 중 최후의 승자는 어느 손일까요? 당연히 무기를 든 오른손은 결국 왼쪽의 심장을 공격합니다. 오른손은 승자의 손, 힘센 손임을 다시 증명하는 것이죠.

하지만, 왼손이 이렇게 억압만 받아 왔던 것은 아니겠죠. 미신과 속설을 무조건 믿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지면서 왼손에게는 점점 자유가 찾아왔답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왼손과 오른손의 운명이 뒤바뀐 일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전쟁으로 오른팔을 잃은 많은 군인들이 오른손이 하던 일을 왼손으로라는 재교육을 통해 왼손은 서서히 오른손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증명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른손 중심의 세상에선 여전히 불편한 왼손 이었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왼손도 있습니다. 사고로 오른손이 마비된 한 아티스트에 의해 왼손은 서서히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손으로 바뀌게 된 일인데요. 양손의 소리만이 온전한 음악일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그는 왼손만의 소리를 들려줍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 스위스에서의 일상’>

                                          
"양손으로 연주했다면 그렇게 섬세하게 연주하지 못했을 겁니다"

피아니스트 타테노 이즈미-


 세상에는 한 손 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창조물이 왼손과 오른손에 의해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인류 최초로 왼손과 오른손의 조화로 만들어진 가장 완벽한 창조물이 뭔지 아세요? 그것은 바로 어부들이 만들어 사용한 그물이라고 합니다.

 


이런 세상의 창조물들과 왼손을 썼던 많은 위인들에 의해 사람들은 왼손과 오른손이 동등하다는 인식을 갖게 됐는데요. 이런 인식이 생긴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랍니다. 그래서 우리 어린 시절에 어른들은 왼손잡이 아이들을 그렇게도 혼을 냈나봅니다.

 

이렇게 천대와 무시를 받던 왼손은 이제 개성 있는 손, 예술적인 손 이라는 찬사를 듣는 손으로 바뀌게 됐고, 지금은 왼손을 쓰면 우뇌발달에 좋다는 이유로 일부러라도 가끔 왼손을 쓰게 할 만큼 왼손의 격이(?) 아주 높아졌죠. ^^;

 

천대받던 왼손은 결국 오른손과 동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더 나아가 인류에게 평등이라는 큰 의미를 줬는데요. 이것이 바로 약 5000년간 자연이 10%의 왼손잡이 들을 지구상에 남겨놓은 이유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