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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상인 하루하루

2년 만에 지상으로 올라온 나의 이사 이야기


얼마 전 이사를 했답니다. 2년 동안 살던 정… 들지 않은 수유를 떠나 회사와 가까운 은평구로 이사를 갔어요. 이번 이사는 저에게는 나름 큰 의미를 가졌답니다. 바로 따뜻한 햇볕이 드는 지상으로 올라왔기 때문인데요.

서울로 올라왔던 2006년, 첫 직장 사택생활을 시작으로 이후 친구 옥탑방 더부살이-반지하-지상으로 이르는 기나긴 여정이었답니다. 세어보니 지상으로 올라오기까지 딱 5년 걸렸네요. 피터지게 돈 모은 세월, 들어보시면 눈물 날 겁니다.

각설하고, 여튼 이사를 했습니다. 그 전에는 친구집에서 거의 몸만 빠져나오는거라 큰 어려움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좀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이사를 하게 되면 보통 3집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셈이거든요. 나, 내가 이사갈 집 세입자, 그리고 나 나가고 들어올 세입자. 그렇기 때문에 이사날짜를 철두철미하게 지켜야 되요.

저 같은 경우는 이삿날을 금요일 평일로 잡았어요. 왜냐구요? 집주인이 보증금을 그날 빼주기로 했거든요. 다른 이유 없습니다. ㅡㅡ;;;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하루만 늦게 달라고 했음 토요일에 친구 불러서 여유있게 이사하는 건데… 그때는 새로 이사갈 집 계약하느라고 그럴 정신이 없었네요.

그리하야 저는 친구 도움 없이 쓸쓸히 혼자서 이삿짐을 꾸렸답니다. 근데 짐이 얼마 없어서 한 반나절만에 다 쌌어요. 그리고 트럭도 순수하게 짐만 실었다 내려주는 최소한의 요금으로 끊었죠. 제가 다 옮길 요량으로요. (물론 아저씨가 좀 도와주셨지만…)


              <조촐한 내 짐. TV는 아침에도 볼 수 있게 마지막으로 철거 ㅋㅋ> 

              <아침에 트럭이 올 시간에 맞춰 짐을 모두 꺼내놓습니다.> 

              <6만원에 끝낼 수 있었던 용달차. 저 냉장고 옮겨주는 것 때문에 2만원 더 내야 했어요 ㅠㅠ>

그렇게 해서 저는 은평구에 있는 지상 2.5층 원룸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아주 맘에 들었어요. 창도 두 개나 있고, 밝고, 옥상에 빨래도 널 수 있고, 침대도 옵션으로 들어가 있었거든요. 주방이 분리식이 아닌 점은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만한 가격에 고를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바로 짐을 풀진 못했어요. 왜냐면 당일 주인이랑 상의해서 벽지가 더러우면 도배를 새로 해주기로 했는데, 제가 그냥 해달라고 부탁했거든요. 그래서 집주인분이 아시는 도배 아저씨를 불렀는데, 저녁 6시 넘어서 도착할 거 같다고 하더군요. 기다렸죠. 공짜니깐 ㅎㅎ 그래서 도배까지 해서 10시 정도에 이사가 완전 마무리 되었습니다. 저는 짐을 못 푼 채로 이불만 깔고 잠들었죠.

 

                              <지금 시간 저녁 7시. 짐도 못풀었지만 참습니다. 도배는 공짜니까요 ㅎㅎ>

              <첫날은 요 상태로 잠들었어요.> 

그리고 이사 다음날 토요일, 드디어 친구가 짐정리를 도와주러 왔어요. 제 친구는 직업이 프로그래머입니다. 그래서 제가 끙끙거리는 인터넷, 케이블 설정, 무선 공유기 설치 등등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주죠. 온 김에 제 컴터도 한 번 봐주구요.

그런데 이사를 하다보니 소소하게 돈이 많이 들더라구요. 이번에는 TV겸용 모니터도 하나 질렀는데요. 원래 3개월 전부터 지를까 말까 하며 봐뒀던 물건이었는데, 친구 온 김에 아예 사버렸어요. 그래야 케이블을 그쪽 모니터로 설정해 둘 수 있기 때문에. 이마트를 갔는데.. 인터넷으로 봤던 최저가보다 무려 10만원이 비싸더군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차를 돌려 다시 집에 와 퀵으로 쏴줄 수 있는 인터넷 매장을 찾았습니다.


              <누워서도 볼 수 있는 IPS패널. 올레가 뛴다. 내 마음도 뛴다.>

              <프로그래머 내 친구. 인터넷 케이블 척척박사 ^^>

              <열심히 쓸고 닦습니다. 앞으로 2년 동안 지낼 소중한 내 집이니까요.>

세상 참 좋더군요. 바로 결제하고 퀵으로 받는데 2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물론 퀵비는 줘야 했지만 시간 대비 효율이라고 감안하다면 그 정도면 싸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모니터도 사고, 서랍장도 하나 사고. 박스에 담긴 짐을 옮기고 하다 보니 집이 금방 정리가 되더라구요. 저는 지금 아주아주 만족합니다. 여자친구 초대해도 부끄럽지 않을 집. 그게 목표였거든요. 이제 조만간에 꼭 여자친구를 만들어서 집에서 밥도 해먹고 놀고 그러고 싶네요. 이상 저의 이사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