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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생각 한모금

당신이 지금 들고 있는 건 가방인가? 샤넬인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한 장면)

< 출처: MSN 블로그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한 세상, 아무리 가난해도 주변 사람들보다 더 성공해야 한다는 허영심.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작은 일부입니다. 비싼 차와 가방에 열광하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명품이 곧 그 사람의 경제력을 대변한다고 착각하는 요즘 사람들. 그들에겐 오직 고급스러운 ‘브랜드’만이 자신의 목표이자 상징이며, 브랜드를 가짐으로써 만족감을 나타냅니다. 그럼, 다음의 두 대화를 들어볼까요?

 

“나 샤넬 핸드백 하나 샀어”
“나 점포정리로 핸드백 하나 샀어”

 

보통 유명 브랜드를 제외하고 이름없는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면 선뜻 브랜드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꺼내게 되나요? 아마 거의 모든 사람들이 No라고 할 겁니다. 그 전에, 브랜드 이름도 기억하고 있을 확률은 0에 가깝겠군요. 이렇듯, 굳이 가방이라고 표현해도 되는 것을 ‘샤넬’이라는 두 글자의 브랜드를 꼭 붙이면서 같은 가방이더라도 차별화를 두려고 하는데요. 그냥 시장에서 파는 평범한 가방에 샤넬의 브랜드마크만 붙여도 철썩 같이 믿을 것 같군요.

 

생각과 관념의 지배, 발상의 전환을 막다

 

사람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판단할 줄 아는 사고와 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이런 생각들이 모여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자아의 판단 아래 행동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생각의 뿌리가 깊으면 깊을수록 그 뿌리를 송두리째 뽑아내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편견이란 스스로 선을 그어 만드는 '감옥'이다)

< 출처:  티스토리 블로그 >

 

극단적인 예로 북한을 이야기해볼까요? 김일성부터 시작된 세습정치를 통해 ‘김씨일가’를 신격화하고 그 뒤를 이어 김정일, 김정은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초창기 북한에 공산주의가 뿌리를 내릴 즈음, 외세의 압박에 시달리며 공포와 불안에 떨던 주민들에게 김일성은 구원의 손길을 뻗으면서 평범한 사람이 아닌 ‘위대한 구세주’로 이미지가 탈바꿈하게 되죠. 그렇게 학습하고 세뇌가 된 주민들의 2세, 3세는 태어나서부터 부모의 영향을 받아 다른 생각을 할 빈틈을 주지 않고 ‘공산주의는 위대하다’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결국 지금의 북한이 된 것이죠.

 

사실 생각에서 우러나오는 ‘편견’이라는 것도 무서운 것이, 아무리 객관적으로 봐도 답은 나와있지만,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편향적인 생각이 ‘그건 정답이 아냐’라고 외치며 현실을 기필코 부정하려 듭니다. 이 생각들이 판단을 지배하게 되면 다양한 사고를 이어가는 여러 갈래의 길을 막고 틀에 박힌 생각만을 하게끔 만드는 것이죠.

 

그래서 중요한 것은 ‘한 번 인식된 브랜드의 이미지는 바꾸기 힘들다’ 라는 것이죠.


결국 사람들은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사는 것이다

 

우리 생활에서 볼 수 있는 옷, 자동차.. 심지어 종종 마시는 커피까지 모든 분야에 ‘브랜드’가 붙어있습니다. 우리가 수없이 많은 브랜드 세상 속에 살면서 같은 제품군에 대해 순위를 매기고 평가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요즘 스마트폰을 통해서 쉽게 알 수 있죠.

 

 

(삼성과 애플은 특허와 마케팅으로 치열한 경쟁중이죠)

< 출처: 머니투데이 뉴스 >

 

최근 등장한 삼성의 갤럭시s3와 아이폰5도 마찬가지입니다. 팽팽한 두 스마트폰 시장 속에서 서로간의 브랜드 선호가치 또한 많이 달랐습니다. 삼성은 세계에서 많은 전자기기 시장을 보유한 글로벌기업을 첫 번째로 꼽았고, 현재 삼성의 A/S기반을 만들어 준 서비스의 의 영향으로 삼성의 브랜드이미지는 굳혀있었죠.

 

아이폰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은 기능적인 측면에선 편한 OS를 꼽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가 만들어놓은 아이폰의 '감성과 혁신의 이미지'입니다. 비록 아이폰5는 지금까지 나온 아이폰 시리즈에 비해서 혁신이 부족하다는 혹평을 듣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을 추종하는 많은 사람들은 아이폰5의 부분적인 혁신을 모두 찾아서 ‘아이폰5도 역시 혁신이다!’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즉, 잘 포장된 브랜드의 힘은 소비자의 충성심을 높이고, 직접 행동하는 능동적인 소비자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만약 애플의 아이폰이 노키아나 버라이즌, HTC에게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과연 지금의 아이폰처럼 인기를 끌 수 있었을까요? 혁신을 대표하는 애플이니까, 항상 놀라움을 선물했던 아이폰이니까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게 되는 것이겠죠.


아는 것이 힘이다

 

 

위의 광고는 맥도날드의 커피, ‘맥카페’의 광고입니다. 실험자에게 각각 가격은 다르지만 맛은 같은 두 잔의 커피를 주면서 실험자의 반응을 조사했는데요. 아무래도 ‘싼 것이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듯이, 가격이 더욱 비싼 커피가 ‘고급스럽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사실은 둘 다 똑같은 커피였는데 말이죠. 물론 실험결과를 안 실험자들의 표정은 상상이 가시리라 믿습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론 화장품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원가는 똑같은 화장품이지만 고급브랜드가 붙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격이 십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말이죠.

 

이 사례는 ‘상황과 지배관념의 부조화’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대부분 가격이 비싼 이유는 그만큼의 값어치를 더 하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같은 제품에 가격(혹은 문구,브랜드)만 바꾸고 건네준다면 ‘이 커피가 비싸니까 고급스럽겠지’하며 생각하게 됩니다. 마케팅에선 사실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 모두를 웃고 울리는 영화와도 같은 컨셉을 지닌 광고들로 소비자를 자극하고 있는데요. 이와 더불어 판촉과 함께 다양한 홍보들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죠. 하지만 꼭 명심해야 할 점은, 어디까지나 기업은 이익집단이라는 것입니다. 기업의 이윤창출을 위해 평범한 제품에 ‘이건 꼭 사야해’라는 이미지를 마케팅이라는 조미료를 첨가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구매로 이어지게끔 만드는 것이죠.


글을 작성하면서 신라시대의 원효대사가 떠올랐어요. 동굴 속에서 목이 말라 아무것도 모른 채 해골에 고여있는 물을 시원하게 마셨던 일화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죠.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순간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급급하기 보단, 때론 진지하게 자신의 상황과 주변을 고찰해볼 필요가 있는데요. 무수히 많은 브랜드마다 숨어있는 마케팅이 오히려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보다 낭비와 허영을 심어줄 수도 있다는 것이죠.

 

브랜드의 세상, 브랜드가 지배하는 사회. 우리는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똑똑한 소비자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