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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BLOG, SNS

일상생활에서 틀리기 쉬운 '알쏭달쏭 맞춤법 15개'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들을 하죠. 익숙하고 편한 것일수록 해찰하기 십상이라는 뜻입니다. 한국인들에게 가장 흔한(그리고 거대한) ‘등잔 밑’이라 하면, 바로 한국어가 아닐까 싶은데요. 우리말 문법에 관해서라면, 알다가도 모르겠고, 대놓고 모르겠고, 모르는데 아는 체하는 한국인들이 퍽 많을 겁니다. 


요즘은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문장을 짧게 쓰는 것이 보편화되었습니다. 단문 쓰기의 본질은, ‘바쁜 세상인데 요점만 간단히 전달합시다’쯤 되겠죠. 기호학에는 ‘외시의미’와 ‘함축의미’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영희가 철수에게 장미꽃을 건넸을 때, 외시의미는 ‘꽃’이고, 함축의미는 ‘사랑 고백’이 되는 거죠. 요즘 같은 단문 시대에는 주로 외시의미들의 교환만으로 정보 교류가 이루어지는데, 그렇다 보니 함축의미에 대한 사유를 할 기회가 갈수록 줄어듭니다. 생각하는 일 자체가 귀찮아지는 것입니다. 이는 근원 미상의 외계어와 신조어 들이 난립하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뜻만 전달되면 그만이니까 문법 따위는 무시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태도가 뻐카충·멘붕·닥본사·볼매 같은 안드로메다어(語)들을 창조(?)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속 차량이 신호를 위반하듯, 정서법(政書法)은 안중에도 없이 그저 빨리, 그리고 짧게 쓰고 전송해버리는 상황이랄까요. 과속 차량은 언젠가는 추돌 사고를 일으키게 될 것이며, 문법 위반의 언어 사용은 모국어를 파괴할 것입니다. 

저처럼 기업 블로그 운영이 주 업무인 분들에게 문법 준수는 더욱 각별합니다. 블로그 콘텐츠들은 텍스트와 이미지로 구성되기 때문이죠. 이미지가 시각디자인의 영역이라면, 텍스트는 언어의 일입니다. 엉성궂은 문법의 텍스트는, 콘텐츠 자체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의 브랜드 신뢰도마저 격하시킵니다. 지뢰를 탐지하듯, 한 문장 한 문장, 문법의 오류를 세심히 점검해봐야 합니다. 모국어 문법 준수에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하며, 일상생활에서 틀리기 쉬운 맞춤법 열다섯 가지를 선별해 확실히 알고 넘어가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그러기에 앞서, 

맞춤법의 기원과, 우리가 맞춤법을 지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 확실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맞춤법’을 찾아보면 아래와 같이 정의되어 있습니다. 




위 설명에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세 가지입니다. 문자, 표기, 규칙. 이 세 키워드들을 토대로 좀 더 간단한 정의를 내려보면 이 정도가 될 겁니다. 


문자표기할 때 지켜야 하는 규칙


우리의 모국어는 한글이죠. 따라서 한글이라는 문자로 표기할 때 지켜야 하는 규칙은 ‘한글 맞춤법’입니다. 총 6항 57장으로 이루어진 현재 한글 맞춤법의 모태는 193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조선어학회(지금의 한글학회 전신)는『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제정 공표하였는데, 이 안이 바로 우리나라 정서법 통일안으로서 지금에 이른 것입니다. 


 

<조선어학회가 제정 공표한『한글 맞춤법 통일안』의 개정안 / 출처: 한국민족대백과사전>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키려는 움직임은 조선어학회 이전부터 태동했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주시경(1876~1914) 선생입니다. 


 

<주시경 선생 / 출처: 한국민족대백과사전>


최초로 한글에 띄어쓰기를 도입, 한어 개인교사, 상동사립학숙 국어문법과 병설, 상동청년학원 교사 및 국어야학과 설치, 국어강습소 및 조선어강습원 개설, 숙명여고 비롯 9개 학교 국어 교사, 일요일마다 조선어강습원 교사 활동, …….


주시경 선생이 모국어에 바친 활약상들이 이러합니다. 이 모든 활약이 펼쳐졌던 시기가 일제강점기였다는 사실은, 그가 목숨을 걸고 한글을 지켜왔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자, 그럼 정리해보죠. 우리가 한글 맞춤법을 지켜야 하는 이유, 간단합니다. 


맞춤이니까


그리고 기억해야 할 또 한 가지가 있죠.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지켰다








#1. 당시 


· 당시(當時) = 그 (當) + 때 (時)

· ‘당시’라는 단어 자체가 ‘그때’를 의미함. 그때 당시 (X), 그 당시 (X)



#2. 지


· ‘지금까지 동안’을 나타날 때는 ‘’가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씀. → 경기 시작한 5분째.

· 의문이 있는 채로 뒤 절의 사실이나 판단과 연관 지을 때는 어미이므로 붙여 씀. 

  → 이 일을 할 안 할 모르겠다. 



#3. 뿐만 아니라


· 일부 사전은 ‘뿐만 아니라’를 접속부사로 보았으나, 표준국어대사전은 접속부사로 보지 않음.

· 따라서 ‘뿐만 아니라’ 단독으로 쓸 수는 없음. → 그뿐만 아니라, 그럴 뿐만 아니라, 이뿐만 아니라



#4. 얼만큼


· ‘얼만큼’으로 쓰는 사람이 많지만, ‘얼마큼’과 ‘얼마만큼’만 표준어임. → 내가 너를 얼마큼 사랑하는지 모르지?



#5. 이같이 & 이 같은


· ‘이같이’는 붙여 쓰고, ‘이 같은’은 띄어 씀.

  → 대통령은 찬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 이 같은 찬조연설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은 난감해했다. 



#6. 또다시


· ‘또 다시’로 띄어 쓰는 사람이 많지만, ‘또다시’ 자체가 표준국어사전에 등재된 부사임. 

  → 또다시 실수하면 큰 책임이 뒤따를 것이다. 



#7. 될 대로


· 어미에 붙는 조사 ‘대로’는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써야 함. 

  → 될 대로 돼라, 마음 가는 대로 해라 



#8. 콩알만 한 / 가능할 만한


· 어느 것(사람)을 다른 대상과 비교할 때 쓰이는 ‘’은 이렇게 씀. 

  → 콩알 한, 쥐방울 한, 쥐꼬리 한, 형 한 아우, 엄마가 네 나이 할 때는 말이야~


· 가능성이나 타당성에 대하여 말할 때는 ‘만하다’라는 보조 형용사를 쓰면 됨.

  → 시도해볼 만하다, 참을 만한 고통 



#9. 로서 / 로써 


· ‘로서’는 자격을, ‘로써’는 수단·방법을 의미함.

  →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 / 보약을 먹음으로써 기운을 차리다



#10. 데 / 대


· 자신이 경험한 일을 회상하며 말할 때는 ‘’를 씀.

  → 오늘 점심에 갔던 식당 진짜 괜찮~


· 남의 말 등을 인용할 때는 ‘’를 씀. ※ =‘다(고) 해’의 준말

  → 어제 뉴스 보니까 북한이 핵 실험을 한~



#11. 쓰이다 / 씌다


· ‘쓰다’의 피동형은 ‘쓰이다’와 ‘써지다’임. ‘씌다’가 아님! 

  → ~라고 쓰인 종이, ~라고 써진 간판, 임시 대피소로 쓰인 초등학교 체육관 



#12. 스러운


· ‘스러운’은 ‘스런’으로 줄여 쓸 수 없음.

  → 사랑스런 (X), 멋스런 (X), 갑작스런 (X), 가증스런 (X)



#13. 와 닿다


· ‘와닿다’로 붙여 쓰는 사람이 많지만, ‘와 닿다’로 띄어 써야 함. (‘와서 닿다’가 ‘와 닿다’로 된 것임)

  → 마음에 와 닿다



#14. 아무 데


· 표준국어대사전은 ‘아무데’를 합성어로 보지 않으므로, ‘아무 데’로 띄어 써야 함.

  → 아무 데서나 잘 지내는 쾌활한 아이 



#15. 연도 / 년도 


· 회계, 졸업, 입학, 탄생, 제작, 설립, 데뷔 등 특정한 사건 및 업무가 결부된 해는 ‘연도’.

  → 회계연도, 졸업연도, 입학연도, 탄생연도, 제작연도, 설립연도, 데뷔연도


· 일반적인 해를 나타낼 때는 ‘년도’.

  → 2013년도, 금년도 







본 포스트에서 다뤄본 틀리기 쉬운 한글 맞춤법은 사실 빙산의 일각입니다. 서두에 언급했다시피, 한글 맞춤법은 총 6항 57장이고, 우리는 그중 열다섯 개만을 알아본 것이니까요. 그렇다고 한숨을 내쉴 필요는 없습니다. 모국어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잖아요. 만약 헷갈리는 맞춤법이 있다면,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이용해보세요. 블로그나 SNS 등 웹에서의 글쓰기에 매우 유용하겠죠? 사용을 습관화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입니다. 


 

<내가 쓴 문장의 맞춤법과 문법을 검사해주는 실행기입니다 / 이미지 클릭 시 사이트 이동>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검사할 문장을 입력하고 상단의 '검사하기'를 누르면…>



 

<교정된 대치어와 함께 문법상의 오류를 지적해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