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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생각 한모금

남자의 패션, 색과 아이템만으로도 확실히 달라질 수 있다




요즘은 누구나 어디 가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옷을 잘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만큼 패션에 대한 관심은 20대뿐 아니라 30대를 넘어 4, 50대까지 넓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일찍이 패션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면 옷장을 열고 무슨 옷을 입을지 아침에 고민하다가 출근 혹은 등교 시간을 놓쳐본 적이 한 번쯤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 옷이라는 게 참 신기합니다. 분명히 매장에서 입어보고 예뻐서 산 옷인데 다시 입어보면 어떤 때는 무언가 어색하고 나랑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느 날은 장롱 구석에 박혀 있던 오래 된 옷을 입었는데, 갑자기 스타일이 확 살아나는 것 같고 마치 새옷을 입은 기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옷을 자주 접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옷 스타일만으로 스타일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 것입니다. 색상, 사이즈, 액세서리에 양말까지 모두가 어우러질 때 최고의 스타일이 나오는 것이죠. 오늘 저는 ‘패.완.얼’ 즉 패션의 완성은 얼굴만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 비록 얼굴로 패션을 완성하는 소수의 외계인들도 있다지만, 일반적인 지구인들이라면 사소한 변화가 얼마나 스타일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나름의 고찰입니다. 제가 남자인지라 거리의 남자들 혹은 주변의 지인들을 보며 느낀 것을 토대로 남자의 패션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나라 남자 패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얼마 전 케이블 채널의 패션 관련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남자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 하는 코너를 보게 됐습니다. MC였던 스타일리스트 정윤기는 우리나라 남자들의 옷 입는 방식에 대해 뼈 있는 한 마디를 했는데요. 바로 ‘왜 우리나라 남자들은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사이즈의 옷을 고집하느가!’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그가 스타일링 하는 방식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의 발언에는 저도 무릎을 탁! 치게 만들며 공감하게 됐습니다. 그의 말인즉슨 우리나라 남자들 대부분은 옷을 고를 때 조금은 헐렁하게 입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입는다는 거죠.



근 10년 후를 고려한 듯 오버사이즈 옷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핏이 강조가 되는 요즘이지만, 스키니한 바지나 몸에 딱 맞는 옷에 대한 거부감은 대부분의 남성들이 갖고 있습니다. 90년대나 2000년대 초반에는 헐렁한 스타일이 유행이었지만 지금은 슬림핏이 남자들의 옷에도 가미 되면서 대부분 기성복이 슬림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의 방식을 고집하고, 나중에 옷이 작아질 것을 대비해 일부러라도 조금 크게 입기도 하는데요. 옷의 생명은 길어야 3년 그리고 그 3년 안에 성장기 청소년이 아닌 이상 자신의 체형이 크게 변화할 일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부담스러운 핏인 것 같아도 평소 그렇게 입지 않기 때문에 오는 어색함이지 사실 그 사이즈가 본인의 사이즈라는 것이 그의 말의 핵심이었습니다.



과하지 않은 범위에서 조금은 타이트하게, 짧게 입어보는 것은 어떨까? 

출처: 블랙로엘 블로그


특히 상의보다 하의에서 이런 오버사이즈 경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구입할 때 나한테 너무 작지 않을까 하더라도 웬만한 바지는 입으면서 늘어나며 신체에 알맞게 되기 때문에 한 번쯤은 이런 부담스러운 핏에 대한 거부감을 버리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 남자들의 패션의 가장 큰 문제점은 ‘포인트’가 없다는 것입니다. 주변 여성들에게 ‘남자가 어떻게 옷 입는 게 좋아?’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무난하고 깔끔한 옷’이라고 대답합니다. 참 어렵죠… 무난하면서 깔끔하게 입는 것 말은 쉽지만 정말 무난하게 입는 것은 정말 그냥 옷을 입는 것이지 스타일을 살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팔찌 레이어드 등 포인트 아이템으로도 다른 느낌을 연출한다.

출처: 멋남 블로그


그래서일까요? 남자들의 컬러는 블랙 혹은 그레이 여기서 조금 색을 넣는다면 네이비 정도로 정형화 돼 있습니다. 이 얼마나 단조로운 색인가요.(무난하고 깔끔한 옷은 단조로운 색의 옷이 아닙니다.) 요즘은 그래도 남자들의 팬츠도 다양한 색을 입고 시중에 나오기 때문에 조금은 색이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어두운 색을 고집하는 남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뭐 이런 무난한 컬러를 고집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슈즈나 가방 등도 옷과 색을 맞춘 듯 어두운 색으로 코디를 하기에 더욱 우중충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도저히 과감한 색상의 옷을 입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신발이나 가방을 화려하게 바꿔보거나 액세서리 등으로 나만의 컬러를 발휘해 보는 것만으로도 발란스를 충분히 맞출 수 있습니다.



 

컬러에 대한 과감함도 필요하다.

출처: 쇼핑몰 털비 블로그


같은 옷 다른 느낌 이유가 뭐지?


흔히 옷빨이라고 하죠. 같은 옷을 입어도 연예인이 입을 때 그렇게 예뻐 보이는 옷인데 왜 내가 입으면 느낌이 180도 달라질까요? 신체 체형이 아마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과연 그것만 있을까요? 옷은 상의와 하의만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 써줄 때 비로소 옷이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기 마련입니다.



같은 옷 다른 느낌?

출처: http://www.cyworld.com/yd96191/1801455


옷만으로 스타일을 ‘업’ 시키기가 어렵다면 가장 쉬운 방법은 헤어스타일의 변화입니다. 사실 남자의 머리빨은 상상 이상입니다. 헤어 스타일링에 자신이 없다 하더라도 천천히 배워나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눈여겨 보던 헤어 스타일의 연예인 사진을 들고 미용실에 찾아가 이렇게 해달라고 하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오히려 헤어디자이너 입장에서 그런 손님이 덜 까다롭고 편하게 다듬을 수 있어서 반기는 게 일반적이지 비웃거나 하지 않아요…


매번 헤어 스타일링을 해야 하는 것이 귀찮더라면 자신이 쓰고 있는 안경이나 가방 그리고 신발에 더욱 관심을 주는 것은 어떨까요? 저의 패션 철학이라면 "옷은 동대문이나 시장에서 사더라도 안경이나 가방, 신발은 더욱 신경 써서 구입하자"입니다. 그렇다고 명품 안경테나 가방을 산다는 것은 아니고 옷보다 여기에 조금 더 관심을 갖자는 거예요. 특히나 가방의 경우 옷 입는 스타일에 맞춰 다양하게 연출할 때 옷의 느낌을 살리는 아주 고마운 아이템입니다. 신발도 마찬가지고요. 조금 무리해서 구입하는 가방과 신발은 자신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은 아니더라도 패션 센스를 돋보이게 만드는 강력한 한방을 갖고 있다는 것!


옷으로 완성 하는 패션은 없다



출처: 네이버 블로거 개똥이


위 사진의 공통점을 찾아보자면 단번에 오렌지색이라는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오렌지색은 포인트 컬러로도 유용하고 의외로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고 매치하기도 쉬워서 칙칙한 색상을 고집하던 사람들에게도 쉽게 권할 수 있는 색입니다. 이런 오렌지색 하나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한층 경쾌하고 밝게, 젊게 만들어줍니다. 



은근 어디든 잘 어울리는 마법의 색 오렌지.


여기서 사진에서 보고 넘어갈 것은 바로 바지의 롤업입니다. 사실 밑단을 접는 롤업이지만 은근 어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잘 롤업한 청바지에 워커 조합은 올 가을에도 여전하리라 생각되는데요. 펑퍼짐한 바지를 살리는 확실한 방법 바로 롤업 아닐까요?




과하지 않게 양말과도 잘 매치해 느낌을 살린 롤업.

출처: 멋남 블로그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가방입니다. 가방으로 패션이 마무리 된다는 말이 있듯 가방은 단순히 메고 다니는 것이 아닌 이젠 패션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죠. 하지만, 이런 가방의 중요성을 몰라보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가방 하나가 결정하는 스타일의 마침표를! 백팩과 크로스백, 클러치 등 적어도 세 종류 정도의 가방을 보유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젠 남자의 필수품이 된 백팩.



가방은 과감한 컬러도 용납이 되기에 다양한 스타일을 도전해볼 수 있다.

출처: 가비나루 블로그



가을과 겨울 남자의 대표적 스타일의 정석.

출처: 쇼핑몰 새옷입고 블로그


가장 일상적이자 친근한 옷에 대해 이런 것까지 신경 쓰면서 살기에는 세상에 머리 아픈 일이 많으시다고요? 그래서 이번 포스트를 통해 복잡한 코디법이 아닌 단순한 색과 아이템만으로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거울 속 내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멋져 보인다면 그날은 하루 종일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어디서든 자신 있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패션은 일종의 삶의 에너지라는 힘을 내재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관심을 가질 수 있고, 무뎌지는 나를 깨우고 색다른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저는 패션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