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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상인 하루하루

매거진 The T(더티) 제작 후기(2) - 편집 디자인 비하인드 스토리

그간 길고 짧았던 3개월이 흘러 드디어 타입&타이포그래피 매거진 <The T>가 이번주 4월의 첫 날 발행이 되었어요. 매거진 <The T>의 제작 후기 1편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이번 후기에서는 제호디자인에서부터 인터뷰 부분의 에릭 슈피커만 그리고 디자인 교육에 관련된 두 교수의 이야까지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매거진 The T(더티) 제작 후기 첫번째 이야기 보러 가기


 


▶Type&Typography Magazine <The T> Cover Design, Design by Kim Kunho


작년 연말이었나요? 타이포그래피 매거진 발행이라는 뜻을 가지고 저희 타이포그래피 서울팀은 41() 출간까지 정말 바쁜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창간호이기 때문에 작업 프로세스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힘든 일도 많았지만, 이 매거진을 기다리는 독자분들에게 더 좋은 책을 선물해드리면 좋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하나하나 작업을 이어갔던 것 같아요.

 

타입&타이포그래피 매거진 <The T> 창간호타이포그래피적 순간들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타입(Type)에 관련한 폭넓은 이야기를 담고자 했어요. 물론 섹션마다의 이야기가 마치 지금 이 순간까지를 대변해주듯 하나의 내러티브(Narrative)한 책이 되길 원했지요. 그 중 제가 맡은 디자인 섹션은 레터링으로 만들어진 제호디자인과 인터뷰 부분의 타입디렉터 에릭슈피커만, 에듀케이션 부분의 국민대 조형대학 시각디자인학과(KMUVCD)의 디자인 교육이었어요.

 

어쩌면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창간호라는 부담감보다는, 역시 디자이너의 삶을 살아온 저에게 또 다른 디자인적 통찰력을 선물해준 뜻 깊었던 시간이었어요. , 이제 이 매거진은 저희의 손을 떠나 홍대 인근 동네서점과 상수동에 위치한 윤디자인빌딩 1층 카페에서 독자분들을 만나게 되었네요.^^

 

에릭 슈피커만에서부터 지금 우리의 디자인교육까지함께 보실까요? 두근두근~.

 

제호 레터링 작업


<The T> Title design, Design by Kim Kunho

 

매거진 <The T>의 제호 디자인 작업은 시안부터 많은 단계에 걸쳐서 선정되었어요. 세리프의 조형성을 띄는 전통적 타입스타일 그리고 세련된 산세리프체까지. 하지만 지난 아날로그 시대의 역사적 사실과 현재의 디자인까지를 말해주고 싶은 <The T>의 제호 디자인은 조금 더 역동적인 조형적 스타일을 지향하기로 하면서 레터링 작업으로 이어지게 되었어요. 가로획과 세로획의 굵기를 단계별로 작업하면서 공간과 공간 사이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해서 탄생하게 되었네요. 평소 타이포그래피 작업에 관심만 많았던 저는 개인 작업을 통해 꾸준히 레터링 작업을 하곤 했었는데요. 막상 제가 작업한 제호 디자인이 세상 밖으로 나간다니 사실 부담스럽기도 했어요(웃음). 그래서인지 제호를 다듬는 작업에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거 같아요. 예쁘게 봐주실 거죠? 하하.

 

인터뷰-에릭 슈피커만


Interview-Erik Spiekermann

 

아날로그 시대를 거쳐 디지털 시대까지. 반세기를 걸쳐 세계 곳곳을 누비며 왕성하게 활동해온 에릭 슈피커만(Erik Spiekermann). 명실상부 에릭 슈피커만은 현존하는 최고의 타입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어요. 그간 많은 서적을 통해 만나보았지만, 이렇게 작업자로서 그분을 만나본다는 게 처음에는 신기하기도 했어요(웃음). 기획자 분과 주고 받은 파일을 전달받았을 때 이 분의 엄청난 열정이 느껴졌고요. 요즘 한창 진행하고 있는 레터프레스(Letterpress) 작업들과 타입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옆에서 직접 듣는 거 같아, 작업을 진행하는데 있어서는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인터뷰 섹션의 디자인적 컨셉은 역사와 시대적 배경을 토대로 그가 살아온 여정과 현재의 레터프레스까지를 연결시켜 보여주는 것이었어요. 타입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최초의 작업, 그리고 베를린에서 보여준 공공 타입 디자인, 최근의 레터프레스 작업까지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이야기처럼 보여주는 게 목표였어요. 이미지와 텍스트를 간결하면서도 잘 읽혀야 한다는 게 우선이었기에 변형 그리드 안에서 흐름을 연결하는 박스에 텍스트를 가둬두었어요. 효과는 있었다고 생각해요. 박스의 조형적 형태가 매거진의 위아래로 연결되면서 시각적 펀(Fun) 요소를 끌어들일 수 있었고, 국문과 영문을 정확하게 분리하는 작업에도 효율성이 있었어요. 또한, 타입 디자인&디자이너를 소개하는 페이지로써 매거진 안의 박스 그리고 박스 안의 텍스트들은 타입 그대로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했던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슈피커만이 직접 정리해서 전달해온 이미지들을 다 보여드리지 못한고 골라내는 작업이야 말로 가장 어려웠던 작업이었지요..

 

국민대 조형대학 시각디자인학과(KMUVCD)


Education-Kookmin University(KMUVDC)

 

타입&타이포그래피 전문 매거진 <The T>에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코너가 하나 있어요. 바로 현재의 디자인교육을 이야기하고 있는 에듀케이션 부분인데요. 디자인 교육의 커리큘럼과 시스템 그리고 학생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는 섹션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처음 기획 단계부터 이 부분은 사실 굉장히 욕심이 났었어요.^^ 국민대학교 조형대학의 시각디자인학과가 첫 번째 학교로 선정이 되었고, 국민대학은 제게 깊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법을 가르쳐준 모교였기 때문이었죠. 책에서 소개하는 이지원 교수님은 책이나 세미나 그리고 특강으로만 만나 뵈었지만, 성재혁 교수님의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수업은 한 학기를 직접 들었기에, 작업을 진행하면서 누구보다 디자인 교육에 관해 공감하기도 했고, 한참 그래픽 디자인의 고민에서 허우적거리던 제가 기억이 나기도 했어요(웃음).

 

작년 11월에 개최되었던 국민대학교 조형전(IM)의 포스터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밈앤포테일의 김의래 디자이너가 작업한 이 포스터는 제가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좋아하는 작품이예요.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희 <The T> 매거진의 각 섹션 도입 부분은 텍스트 박스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마침 <IM>전 포스터 상단에서 박스 안에 가둔 텍스트와도 일괄적인 매치가 되어 있어요. 이 섹션의 작업 포인트는, 흐름은 물론이고 각 교수님들의 수업에서의 커리큘럼을 이야기하고 그 커리큘럼으로 제작된 학생들 작품을 잘 연결시켜 보여주는 것이었어요. 많은 학생들의 작품을 다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지만 대학교 학부 1,2학년들의 작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많은 고민이 녹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요. 잠시 사회생활에 지쳐있던 저에게 정신 차리자!라고 말해주기도 했던 거 같아요(웃음). 도입부의 컬러를 베이스로 블랙과 언코트 버전의 별색을 사용했고요. 반복되는 같은 그리드의 형태에서 단순하게 비뚤어진 변형틀을 사용함으로써 통일성과 동시에, 우연성과 의외성을 보여주려 했어요. 마지막은 두 교수님의 대화 혹은 수다로 끝을 맺게 되는데요. 이 부분에서는 현직 교수가 이야기하는 지금 우리의 디자인교육을 보실 수 있답니다. 이 부분은 많은 독자분들이 대학 교육에 관한 진지한 고민해보실 섹션이라고 생각해요.

 


마치면서.


에듀케이션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다음 학교는 물론이고 또 어떤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다음호 독자들을 만나야 할까 하고. 벌써 기대가 되네요. 많은 양의 작업을 하면서 버겁기도 한 건 사실이지만요(웃음). 그간 다양한 작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고 했던 저의 작은 노력이, 이렇게 한 번에 많은 분에게 전달될 거라고 생각하니 뿌듯하네요. 디자인관련 매거진들이 무수히 쏟아지는 요즘, 하나의 주제를 이야기하는 매거진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아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의 타이포그래피적 순간들을 담고 있는 <The T>의 탄생은 작업자인 저에게도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었어요. 계간지로 발행되는 타입&타이포그래피 전문 매거진 <The T>. 지나친 관심 감사드리고요~ 7월에 발행되는 2호도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