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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상인 하루하루

초보 집사들을 위한 재미있는 고양이 용어

 

나랏말싸미 닌간귁에 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쎄
이런 전차로 어린 집사가
니르고저 흟베이셔도
마참네 제 뜨들 시러펴디
몯핧 노미하니야
괭이 선생늼이 이랄 윙하야
어엿비너겨 새로 수십단어를
모으고 맹가노니
집사마다 이를 널리 쑤메 뻔한킥
하고저 할따라니미니라.

 

여러분은 고양이 좋아하세요? 동물을 좋아하는 저도 사실 고양이는 반려동물로 삼고자 하는 마음은 없었지만, 어쩌다 강제 집사로 지명이 되고나서는 고양이의 매력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양파 껍질처럼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매력에 왜 슈바이처가 “비참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 있다. 그것은 고양이와 음악이다”라고 했는지 이해가 확 되더라고요. 일인 가구가 늘어나고 삶의 위안을 반려동물을 통해 얻고자 하는 사람도 많아지면서 고양이는 점차 개에 이어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이 되어가고 있는데요. 오늘은 초보 집사들을 위해 국어사전에는 없지만, 고양이를 모시는 집사들끼리만 쓰는 고양이 용어를 공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고양이 용어 기본 사전

 

집사: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개와 다르게 고양이에게는 ‘주인’이라는 개념이 없기에(실제로 고양이는 같이 사는 사람을 사냥 능력이 없는 덩치 큰 고양이로 인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충성심이라던지 애교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런 도도한 고양이를 위해 하루 종일 시중 들며 하인처럼 살아야 하기 때문에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집사라고 부릅니다.

 

 

 

 

출처_ 페이스북 ‘웃기냥 집사들의 마당’ 페이지

 

접대묘: 시크하고 도도한 고양이와는 다르게 낯선 사람에게도 친근하게 대하는 고양이를 지칭합니다. 이런 접대묘는 ‘개냥이’, ‘무릎냥이’ 등으로도 불리곤 합니다.

 

 

무릎에서 자면 왠지 모르지만 몇 시간이고 꼼짝하지 못합니다. 무릎에서 곤히 자는 고양이님을 깨울 수 있는 집사는 아마 몇 없을 겁니다.

 

아깽이: 생후 3개월 미만의 아기 고양이를 말하는 용어입니다. 세상에 아기 때 안 예쁜 동물이 어디 있겠냐지만, 아깽이의 초롱초롱한 눈과 표정은 악마 마저도 회개하게 만들 평온함을 줍니다.

 

길고양이 혹은 길냥이: 길을 떠돌아 다니는 고양이를 말합니다. 이전에는 도둑고양이라고 불렀지만 요즘은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져서 도둑고양이라는 말은 잘 쓰지 않죠. 최근 길냥이와 관련해 민원도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대책이 갈구되고 있습니다.

 

 

출처_ 플리커(yousukezan)

 

부비부비: 사람에게 머리를 비비는 고양이의 행위. 혹은 엉덩이를 스치는 등의 친근감을 표시하는 고양이가 발산할 수 있는 최고의 애교 능력. 사람에게 나는 냄새를 통해 적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본능적 행동이라고 합니다.

 

우다다: 아무 이유 없이 온 집안을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소동을 부리는 행동. 단기간에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 수 있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우다다를 대비해 위험한 물건은 잘 숨겨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다다 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면 높은 점프력과 날렵함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출처_ 페이스북 ‘웃기냥 집사들의 마당’ 페이지

 

하악질: 역시 고양이의 본능 중 하나로 위협을 느꼈을 때 ‘하악’ 거리는 소리를 내며 입을 벌리고 상대를 공격하려 하는 행동입니다.

 

고롱고롱 혹은 골골송: 기분 좋을 때 몸속 어딘가에서 울려 퍼지는 ‘그르릉 그르릉’ 소리를 말합니다. 아직까지 그 소리가 어디서 나는 것인지 밝혀진 바는 없는데요. 단순한 성대의 울림이 아닌 뼈의 울림 혹은 내장 공간에서의 울림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럴 때 머리나 엉덩이 턱을 쓰다듬어 주면 더욱 다양한 골골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집사와 스킨쉽을 할 때 들을 수 있는 소리입니다.

 

꾹꾹이: 안마하듯 푹신한 물체를 발로 꾹꾹 누르는 상당히 귀여운 행동을 말합니다. 엄마 젖을 나오게 하려고 앞발로 누르던 습성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해요. 어미와 오랫동안 함께한 고양이의 경우 꾹꾹이를 더 자주 한다고 합니다.

 

그루밍: 어떤 동물보다 청결을 중요시 하는 고양이는 깨어 있는 시간의 1/3 이상을 몸을 핥는 그루밍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그루밍의 종류 중 자신의 앞발을 쭉쭉 빠는 쭉쭉이라는 용어도 포함됩니다.

 

헤어볼: 그루밍을 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털을 섭취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소화되지 못한 털을 토해내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때 나오는 털뭉치를 헤어볼이라고 합니다. 횟수가 너무 잦거나 토할 때 고통스러워 하지 않는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는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헤어볼 전용 사료를 주기적으로 줘 털의 소화를 돕거나 빗질을 자주 해 뭉친 털을 빗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달달이: 사냥감을 발견하면 몹시 흥분해 잡고 싶어서 ‘아갸갸갹’ 소리를 내며 털을 달달 떠는 행동입니다. 사냥 본능이라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참 귀엽습니다.

 

 

출처_플리커(Arenamontanus)

 

#2 몸과 관련한 고양이 용어

 

땅콩수술: 수컷 고양이의 중성화 수술을 말합니다. ㅠ.ㅠ 중성화가 되지 않은 고양이는 집을 나가거나 소변을 가리지 않으며 밤마다 심하게 울어대기에 일종의 사회화를 위한 불가피한 수술인데요. 이에 대해서도 찬반 논쟁은 많이 있습니다.

 

맛동산과 감자: 고양이는 대소변을 알아서 해결하는 아주 바람직한 성이 있습니다. 시중에 파는 고양이용 모래에 대변을 봤을 때 대변에 모래가 붙어 굳어진 형태가 꼭 우리가 먹는 과자 맛동산과 흡사하기에 맛동산이라 부릅니다. 감자는 고양이의 소변으로 고양이 모래가 동그랗게 응고돼 굳어진 형태가 감자와 비슷해 붙은 이름입니다.

 

스프레이: 소변과는 다른 방식의 배설로 숫코양이들이 가구나 벽에 대고 뒤돌아 서서 꼬리를 빳빳이 들고 물총을 쏘는 것처럼 분비물을 뿌리는 것을 말합니다.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행위로 중성화 수술로 방지할 수 있습니다.

 

동공어택: 슈렉2의 장화 신은 고양이의 동공어택을 떠올리면 알 수 있듯 크고 동글동글한 동공으로 빤히 들여다보며 무언가를 갈망할 때의 눈을 말합니다. 웬만한 집사가 아닌 이상 동공어택에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출처_ 페이스북 ‘웃기냥 집사들의 마당’ 페이지

 

 

칼눈: 빛에 예민한 고양이의 눈은 빛의 양에 따라 동공의 변화가 확연하게 보이는데요. 눈이 부실 때 가늘게 칼처럼 가늘어지는 눈을 말합니다.

 

젤리: 고양이 최대 매력 포인트인 발바닥을, 말랑말랑한 젤리 모양 같다 해서 젤리라고 부릅니다. 흔히 핑크색인 핑크젤리와 약간 보라색의 포도젤리로 나뉩니다.

 

 

출처_ 페이스북 ‘웃기냥 집사들의 마당’ 페이지

 

흰양말, 손톱장갑: 검은 고양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로 온몸이 검지만 발만은 흰색 양말을 신은 것처럼 하얀 무늬가 되어 있는 발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장갑을 낀 것처럼 보이기도 해서 손톱장갑이라고도 부릅니다.

 

솜방망이: 고양이의 발을 뜻하는데요. 발톱을 세우지 않으면 마치 솜뭉치 같다고 해서 솜방망이라 부릅니다. 귀엽다고 발을 잡으면 바로 숨어 있던 발톱이 나옵니다.

 

 

 

식빵자세: 고양이의 가장 흔한 휴식자세로 손과 발을 속으로 넣고 다소곳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말합니다. 갓구운 식빵과 모양이 흡사해 식빵굽고 있다고도 말합니다.

 

#3 기타 고양이 용어

 

발라당: 느닷없이 다가와 배를 보이며 발라당 눕는 행동. 귀여워서 만지려 하면 도망갑니다.(뭐 어쩌라는 건지…)

 

고양인: 사람처럼 행동하는 상위 1%의 고양이로 이런 고양이들의 경우 집사가 집을 비우면 털옷을 벗고 쇼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요리를 해먹는다는 등의 설(?)이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과 비슷한 행동을 하는 고양이를 말합니다.

 

 

문도 열줄 알 정도로 점차 진화하고 있다…

 

뒹굴묘 혹은 식물묘: 나이가 들어 모든 것이 귀찮아 누워 있기만 하는 고양이.

 

사이드스텝 혹은 통통통: 고양이의 가장 위협적인 공격자세로 적을 만나면 몸을 커보이게 하려 털을 세우고 게걸음으로 상대를 향해 튀어가는 모습을 말합니다. 이때의 고양이는 제법 무섭습니다.

 

물탱크: 비만 고양이의 출렁이는 배

 

캣닙: 고양이가 먹는 식물의 일종으로 최면성분 및 각성효과가 있어 고양이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즐거움을 줍니다. 간혹 환각 상태에 빠지게 한다는 말도…

 

미스마킹: 엉뚱한 곳에 얼룩이 있어 마치 신이 고양이를 만들 때 마킹을 잘못 한 것처럼 보여 미스마킹이라 부릅니다.

 

무지개 다리를 건너다: 고양이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반려동물이 죽으면 무지개다리를 건넌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4 고양이 종류별 애칭

 

젖소: 젖소의 얼룩을 닮은 검은색과 흰색이 섞인 고양이.

 

삼색이: 색상이 세 가지인 고양이. 삼색고양이의 경우 유전적 결함이 없다면 100% 암컷입니다.

 

턱시도냥: 마치 사람의 턱시도를 착용한 듯한 고양이로 우아함을 뽐내기도 합니다.

 

 

카오스와 턱시도냥

출처_ ‘페이스북 웃기냥 집사들의 마당’ 페이지

 

치즈케익: 노랑 바탕에 갈색 줄무늬가 있는 고양이.

 

고등어: 고등어 무늬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애칭입니다.

 

카오스: 규칙성 없이 마구 붓질한 듯한 얼룩이 있는 고양이로 신비한 느낌마저 줍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이라면 이정도 용어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다른 집사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개를 키울 때는 특별한 용어가 없었는데, 워낙에 함께 살아가기에는 까다로운 성격의 고양이님들이라 그런지 사람들끼리 쓰는 고양이 관련 용어가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고양이에겐 충성심이란 없다는 편견을 깨준, 최근 화제가 됐던 영상 하나 공유하며 마치겠습니다.

 

 

꼬마 집사를 구해 영웅이 된 고양이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