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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생각 한모금

상투적이지만 제법 쓸만한, 연말 인사용 메일 간이 매뉴얼

오늘은 상투적으로 가보자. 



바야흐로... 

그렇다. 연말이다.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연하장은 이미 발송이 끝났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유무선으로 위아더 월드가 된 세상이 아닌가.


연하장이야 일주일 정도 있다가 생각하고,

메일로 날려줘도 무방하다.


물론, 손맛이 듬뿍 담긴 정성스러운 자필이 매우 인간적이지만,

그런 식으로 따지면, 원래는 직접 찾아가서 절도 올리고 안부도 묻고 해야 맞는 거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으면 항상 튀어나오는 것,

바로 정성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X

1. 수많은 사람과 동일한 메시지로 그룹으로 보낸 메일

- 상대방이 아, 이런 사람이 있었구나, 정도의 관계라면 이렇게 하자.


2. 뭔가 정형적인 문구들

- 올 한 해 잘 마무리 하시고, 돌아오는 한 해에도... 어쩌구 저쩌구. 

  물론, 앞에 20줄 정도 써놓고 이런 식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괜찮지만,

  본문 중심이 이거라면, 참 정성 없어 보인다.


3. 그림이 난무하고 내용은 쥐꼬리만큼인 글

- 취향의 문제이겠으나, 단순히 이쁜 그림만으로 때우는 것도 좀 그렇다.

  좋은 그림(?)이야 널리고 널렸다. 상대가 원하는 것은 내용이다.


이 외에도 자기 얘기만 잔뜩 자랑처럼 늘어놓는 다거나,

위로의 말이랍시고, 뜬구름 잡는 잘 될꺼야 타령을 부르거나,

뜬금없는 고백(?)이나 느닷없는 지난날에 대한 사죄(?) 이런 것도 좀 그렇다.



O

1. 상대와 만났던 사건을 글에 옮겨보자.

- 지난 번에 홍대에서 만났을 때는 짧은 머리에 놀랐었지만, 그게 너한테 잘 어울리는 것 같다.


2.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자.

- 지난 번에 15년된 차량을 바꾸신다고 하시더니, 어떤 걸로 구입하셨나요?


3. 상대가 관심 가질만한 내 주위 사람에 대해서도 언급하자.

- 요즘 기철 씨가 가끔 김 대리님 얘기 하더라구요. 


4. 자신이 찍은 사진을 첨부한다.

-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잘 찍은 사진들을 추려서 사람에 맞게 첨부하는 것도 좋다.


위의 내용 말고도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문제는 역시 시간이다. 

상대에 대해 떠올리고 그 모습을 그리면서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이렇게 연말에 한 번 잘 해 놓으면, 

내년에 다시 연락할 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연말을 이용해서 그동안 끊어져 있던 인연의 끈을, 다시 한 번 살짝 붙여줘야 하지 않겠는가.



*연말이면 마음이 그래서 지나간 사람 생각이 많이 난다. 하지만,

 가급적 헤어진 그사람에게는 보내지 말도록 하자. 다 부질 없는 짓이다.

 다른 사람과 행복해서 당신의 메일 따위는, 

 2시간도 안되 잊어 버릴 가능성이 최소한 50%는 넘을 테니... ㅎㅎ

 구차해지지 말고, 대담하게 뉴페이스를 찾아 보도록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