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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상인 하루하루

미완성을 채우다, '갤러리뚱' 홍익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작품전 <하다>

흔히 '~하다'로 사용하는 ‘하다’는, 독립적인 형태가 아닌, 명사, 부사, 어근 등과 결합해 작용하는 동사이지요. 즉, 합하다, 통하다, 말하다, 행하다, 변하다 등 ‘하다’라는 언어는 무수히 많은 사유와 관계를 받치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요, 이것을 주제로 한 전시가 윤디자인연구소 갤러리뚱에서 열립니다. 2014년 11월 20일(목)~11월 28일(금)까지 홍익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작품전 <하다> 바로 그것이지요. 이 전시에서의 ‘하다’는 결합하지 않은 미완성의 언어로 아직 채워지지 않은 생각의 덩어리를 담는 역할을 한답니다. 그 생각의 덩어리는 전시에 참여하는 5인이 각각 말하고자 하는 것이며 이를 시각언어를 통해 ‘하다’의 빈칸을 완성하는 과정, 그 실험을 <하다> 展에 담아 보여주고자 합니다. 





첫 번째 소개할 작가 우은경은 <다시 점이 생성되는 완결되지 않은 장>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어요. 그녀의 작품 <동그란 동그라미 만들기>와 <오독이 아닙니다>는 프랑스의 철학자 미셀 푸코(Michel Foucault)의 말을 인용해 그 의미를 내포했습니다. ‘누가 썼던 그게 도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 것인데요, 텍스트의 의미는 관객 스스로 찾아내며, 자신이 바라는 의미대로 변형할 수 있어 예측 불가능한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두 번째 작가 심레이첼은 <무장소성의 시각화: 의태와 실험적 타이포그래피를 통한 장소 말하기>라는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도시와 환경을 재해석해 표현하며, 재구상하는 다양한 방법에 흥미가 있는 작가는 서울과 같은 과도기적 도시에서 과연 어떻게 개인이 현재 공간을 느끼고 정의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을 해요. 장소를 탐구하고, 우리가 활보하고 있는 지형에 담긴 감정을 한글 타이포그래피로 실험하며, 이를 통해 존재의 끊임없는 변화를 담아내기를 희망합니다.



우은경, [좌] 오독이 아닙니다 [우] 동그란 동그라미 만들기


심레이첼, [좌] Anticipation of arrival  [우] Around, about, approximately



세 번째 소개할 작가 이지민은 <암묵적 공간읽기>라는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평면 시각물의 숨은 공간을 인식하고, 그 속에 있던 요소들이 움직임의 맥락에 따라 어떠한 형태로 표현되는지에 대한 실험으로 진행됐지요. 암묵적 형태로 나타나는 공간언어는 관객으로 하여금 일방적인 읽기가 아닌 공간을 활용한 형태 읽기를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네 번째 작가 최영준은 <실제 영상과 가상 그래픽 영상을 활용한 영상제작에 대한 연구>를 했습니다. 직접 촬영한 아날로그 이미지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이미지를 복합적으로 활용했는데요, 동일한 주제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이를 통해 현실과 가상의 표현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이지민, [좌] 레이어×레이어들 [우] 무의식 읽기


최영준, [좌] 실제와 가상 [우] 실제와 가상



마지막 소개할 작가 문자경은 <완벽하지 않은 시각형태>에 대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작가는 갤러리에 전시한 정갈한 포스터보다 길거리 벽보의 테이프 자국이나 비에 젖은 아스팔트의 무늬가 더 흥미로울 때가 있다고 말합니다. 시각적으로 정돈되지 않았지만, 그것들은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며 그런 ‘완벽하지 않음’은 영감을 주는 대상이라고 해요. 그렇다면, 완벽하지 않음이 갖는 힘은 무엇이고 왜 흥미롭게 느껴질까? 작품은 이 질문에서 시작했답니다.



문자경, [좌] 변하다 [우] 변하다: A



‘~하다’의 빈칸을 채운 것을 넘어, 5인의 작가가 설정한 개념의 관계와 관계의 실험 속에서 독립적인 ‘하다’의 형태로 존재할 수 있음을 논의한 전시 <하다> 展. 관객들은 그 안에서 각자의 의미와 형태를 채우며 전시를 완성해나갈 것인데요, 이 흥미로운 전시에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기를 바랍니다.


전시 정보


홍익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작품전 <하다>


기간: 2014년 11월 20일(목)~11월 28일(금)

장소: 윤디자인연구소 갤러리뚱(찾아가는 길)

후원: 윤디자인연구소, 타이포그래피 서울 

관람 시간: 평일 오전 10:00~18:00, 주말 및 공휴일 11:00~17:00

관람 요금: 무료

참여 작가: 우은경, 심레이첼, 이지민, 최영준, 문자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