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눈과 귀는 사람레세 고약한 증거일 뿐이다' 라고 헤라이클레이토스는 말했습니다.
'그 언어' 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혼자 골똘히 생각해 봅니다. 그건 아마도 시의 언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떤이에게 시는 첫사랑입니다.
그리고 그 시는 다른 이에게는 고역일 뿐입니다.
반면에 이 책은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제가 평생을 두고 하지 않을 짝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람과의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는 제게 이 책은 그들을 믿으라고 속삭이고 있습니다. 사실 살면서 누굴 믿어야 하고, 또 얼마큼 미워해야 하는지 모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남에게 제 감정을 숨겨야 한다는 것을 배워왔기 때문입니다.
결국 상처받는 것은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화가나도 삭혀야 합니다.
짝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사랑 그 자체도 제게는 짐일뿐입니다.
사랑따위 필요없는 것이 아니라 사랑 그 자체가 제 삶을 짓눌러 버릴까봐 제 삶에 끼워두지 않습니다.
그런 제게 이 책은 어떤 파장을 던졌습니다.
어쩌면 제가 이 책에 등장하는 벙어리와 같은 입장에 처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벙어리 소녀가 정말 말을 못해서 벙어리라고 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랑을 표현하고 싶어도 사랑을 표현하면 할 수록 아프기 때문에 속으로 삭히는 것입니다.
분홍주의보의 사랑은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울수록 슬픕니다.
저는 아름다울수록 슬픈 그 사랑이 싫습니다.
그래서 평생 사랑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벙어리가 다시 말을 할 수 있다면 그거야 말로 사랑의 위대함이겠죠?
여기 등장하는 벙어리가 영혼의 친구를 만나 다시 말을 걸 수 있었던 것처럼
누군가 영혼의 반려자가 있다면 마음의 빗장을 열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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