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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생각 한모금

영화 시월애 그리고 윤동주의 별헤는 밤

예비군 훈련을 비를 맞으면서 받아서인지 아니면 외부적인 요소가
제 몸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몸이 아프니 마음까지 아프네요.
이럴 때 생각나는 영화와 시가 있습니다.
영화 시월애에서 이정재 분이 전지현 분에게 이런 말을 하죠.


<사진출처 : daum 영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멀리 있습니다. 닿을 수 없는 곳에..."

그런데 그 대사와 같은 말을 이미 윤동주 시인은 20세기에 자신의 시에 풀어 놓고 있습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는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윤동주, 별헤는 밤 전문>


아픈 맘과 몸을 윤동주의 시와 영화 시월애를 보면서 몸을 추스립니다.
여러분은 시린 가을, 시림 맘을 따뜻하게 해줄 그 무언가가 있나요?
오늘도 비오는 밤입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