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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상인 하루하루

윤디자인 갤러리뚱, 글꼴 발표 전시 ‘새봄의 흐름’

여러분은 업무 시간에 열심히 일 하다가 집중이 안되거나 일 하기 싫어질(!) 때, 어떻게 하시나요? 커피타임을 가진다거나, 잠시 자리를 비우고 사무실 근처를 산책한다거나, 또는 음악을 듣는다거나 등등 머리를 식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네요. 하지만 우리 엉뚱상상과 윤디자인연구소 식구들은 윤디자인연구소 지하 2층의 갤러리뚱에서 복잡한 머리를 비우고 말랑한 감성을 채우는 시간을 갖는답니다. (부럽죠? 네, 부러워하시라고 글 쓰고 있는 거예요.^^)

 

 

여러분이 지금 글을 읽고 있는 이 순간에도 윤디자인 갤러리뚱에서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어요. 활자 디자이너 이새봄의 글꼴 발표 전시회 ‘새봄의 흐름’이 바로 그것이랍니다. 글꼴 발표 전시라는 게 조금은 낯설면서도 특이하죠? 자, 지금부터 함께 둘러볼게요. 아마 이 글을 다 읽을 즈음이면 바로 전시를 직접 보고픈 마음에 윤디자인 갤러리뚱으로 달려가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실걸요?

 

 

‘새봄체’ 글꼴 발표 전시 ‘새봄의 흐름’


‘새봄의 흐름’  전시는 이새봄 작가가 만든 ‘새봄체’를 발표하는 전시에요. 전시를 둘러보기에 앞서 ‘새봄체’에 대해 잠깐 알아봐야겠죠? ‘새봄체’는 제4회 방일영 문화재단의 한글글꼴창작지원 공모를 통해 선정된 글자에요. 작가의 이름에서 가져온 ‘새봄’은 ‘새로운 봄(spring)’이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새로 보다’라는 말로 풀어 쓸 수 있다고 해요. ‘새로운 봄’과 ‘새로 보다’의 중의적인 의미를 담기 위해 ‘새봄체’로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전시 오프닝으로 이새봄 작가가 직접 ‘새봄체’에 대해서 설명하는 세미나 자리를 갖기도 했는데요. 저 역시 이 자리에 참석해 귀를 쫑긋 세우고 열심히 들었답니다. 새봄체를 만들면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직접 들어보니 그 고민의 시간들이 담뿍 느껴지더라고요. 이새봄 작가를 직접 만나보니, 따뜻하고 단아한 느낌의 새봄체와 작가가 서로 많이 닮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무료로 진행되었던 세미나에 정말 많은 분들께서 함께 해주셔서 성공적으로 전시 오프닝을 마무리했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답니다. :)

 

<전시 오프닝 세미나가 끝난 후, 많은 분들이 전시회장을 둘러보고 가셨어요.>

 

‘새봄의 흐름’ 전시는 ‘새봄체’를 발표하는 자리이자, 활자를 만들어왔던 지난 2년간의 과정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되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새봄체’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로 전시장이 가득 차 있었어요. 전시의 내용은 새봄체의 시작(제작의도, 콘셉트에 대한 설명), 새봄체의 제작 과정(원형에 대한 공부, 자형 설계 모습), 앞으로의 새봄체(언제 출시하고,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내용 이렇게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겠네요. 디자인 도구로서의 활자가 아닌 주인공으로서의 활자로 전시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답니다.

 

 

전시회장에서 가장 먼저 제 눈을 사로 잡은 건, 바로 생각의 길 그리기였어요. 마인드맵처럼 생긴 이 생각의 길에서 새봄체는 이새봄 자신으로부터 시작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답니다. 역사를 좋아하지만 어렵기 때문에 자신의 길은 아니였다는, 하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역사 속 한글을 재해석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생각이 담겨 있어요. ‘새봄체’는 참 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만들어진 활자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물론 다른 폰트 디자이너들도 활자를 만들 때 이런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시겠죠? ^^;)

 

 

 

  

<이미지를 클릭하면 좀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D>

 

작자와 연대 미상의 고전 소설 ‘옥원듕회연’에 대해 많은 서예 전문가들은 아름다운 자형을 가진 서체라고 평가하였고, 이새봄 작가는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옥원듕회원’을 새봄체의 원형으로 삼았다고 해요. 전시에서 ‘새봄체’의 첫 모습과 함께 활자화하는 방법 연구하기, 기본 줄기 만들기, 글자 구조와 공간 짜기, 자형 설계하기 등 ‘새봄체’를 만들어왔던 지난 시간들의 과정을 모두 둘러볼 수 있답니다. 더 자세하게 설명해드리고 싶지만, 그럼 여러분이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을 것 같아서요! 백문이불여일견, 일단 한번 들러서 구경해보세요!

 

 

또 한가지! 전시장에서 직접 ‘새봄체’를 써볼 수 있어요. 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컴퓨터에서 타닥타닥 글씨를 입력하면, ‘새봄체’로 쓰여진 문장들을 볼 수 있답니다. 또한 ‘사용성 평가’를 위해 ‘새봄체 미리 써봄’을 신청 받는다고 하는데요. 오는 한글날 출시 예정인 ‘새봄체’를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랍니다. 100명에 한해 신청자를 받고 있으니, 전시장에 들러 꼭 신청해주세요!

 

 '새봄체' 발표 전시회 <새봄의 흐름> 전 

 * 전시 기간 : 2013년 7월 3일(수)~7월 17일(수)

 * 전시 장소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윤디자인연구소 ‘윤디자인 갤러리뚱’(전시장 찾아오는 법)

 * 전시 시간 : 평일 10:00~18:00, 주말 11:00~17:00

 * 주최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 후원 : (재)방일영문화재단, ㈜윤디자인연구소, 타이포그래피 서울

 * 공동 기획 : 소셜크리에이티브

 

활자를 만든다는 것, 쉽게 생각하면 쉬운 일로 여겨질 수 있겠지만 활자를 만든 디자이너의 깊은 생각과 고민, 정성과 그 속에 담긴 과정들은 절대 쉽게 여길만한 것이 아니에요. 그 소중한 과정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새봄의 흐름’ 전시는 그 자체로도 상당히 의미가 깊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막 세상의 빛을 본 ‘새봄체’가 우리 주변에서 자주 만날 수 있게 될 날을 고대하며, 뜻 깊고 알찬 전시 꼭 둘러보고 가시라는 말씀 다시 한번 남기고요. 윤디자인 갤러리뚱에서 여러분을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