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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상인 하루하루

대학로에서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발견한 변화와 추억


우리 직장인들의 하루 패턴은 아마 비슷비슷할 겁니다.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같은 번호와 호선의 버스, 지하철을 타고 매일 보는 건물과 거리를 지나 결국 똑같은 책상 앞에 앉아 있죠. 이처럼 너무도 익숙한 풍경에 우리들의 눈은 푹 익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익어버린 눈은 같은 영상만 반복 재생하듯 어떤 작은 변화에도 동요하지 않죠.  





며칠 전 뚱상인은 대학로 거리를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날도 여전히 제 눈엔 반복 재생 버튼이 눌려 있었죠. 너무나도 익숙한 그림들, 그냥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거리를 보며 운전하고 있었죠. 그리고 잠시 후, 빨간 신호 불빛이 켜지고, 뚱상인은 잠깐 기지개를 폈습니다. 그와 동시에 제 시선 또한 하늘을 향하게 되었죠. 그 순간 평소 봐왔던 그림에다 다른 색상을 덧칠한 듯, 톡 튀는 작은 변화가 제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바로 가로수인데요,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 했던 작은 변화를 먼저 찾은듯한 만족감을 얻었습니다.





운전하다 발견한 가로수 사진입니다.

가로수들이 네모 컷으로 예쁘게 단장했네요. 어떻게 보면 아이스크림 같기도 하고, 달리 보면 볼수록 다양하게 연상됩니다. 어쩌면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가 연상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대학로의 가로수는 저의 파리 여행을 연상시키는 추억 매개체입니다. 비록 지금 있는 장소는 다르고 거리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지만 대학로 거리를 볼 때마다 몇 번이고 샹젤리제 거리를 걷고 오는 듯한 기분이 들죠.





보통 사람들은 사물이든 풍경이든 무엇인가를 볼 때 그냥 보기만 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그냥 봅니다. 음식을 보면 "맛있겠다",  TV 연예인을 보면 "멋지다" "예쁘다" 등 단순한 생각과 연상에 그칩니다. 이처럼 그냥 보기만 한다면 생각이 짧아집니다. 그리고 생각이 짧으면 보는 것 또한 다시 흐리멍텅해지죠. 뚱상인이 말하고 싶은 것은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시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겉이 아닌 안을 깊숙이 들여다 봄으로써 생각을 계속 확장해 가는 것이죠. 물론 그 안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보일 것입니다.



내일 아침부터 같은 지하철, 같은 길, 같은 사람들, 딱 한번 들여다보세요. 무심코 지나갔던 일들과 그 속의 작은 변화를 찾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남들과 같은 세상이 아닌 나만의 세상을 보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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