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커피한잔,생각 한모금

서울영상광고제 TVCF 어워드 수상작, 내가 뽑은 베스트 광고는!?




서울영상광고제 TVCF 어워드 수상작, 그리고 내 맘대로 BEST 5


지난 2월 5일 광고인들의 축제이자 시상식인 ‘서울영상광고제 TVCF AWARD 2013’이 열렸습니다. 올해로 열 한번째를 맞이하는 서울영상광고제는 국내 유일, 세계 유일의 온•오프라인 영상광고제로, 네티즌이 직접 참여하고 전문가와 함께 수상작을 선정하는 방식을 도입하여 가장 대중적인 광고제로 그 명성을 쌓아가고 있죠. 이번 행사에는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방송되었던 3,861편의 광고 중, 네티즌이 직접 참여한 207만여 건의 평가, 광고인과 네티즌의 35만여 건의 투표, 그리고 38인의 전문심사위원단의 심사를 통해 최종 26편의 수상작이 선정되었습니다.

이미 미디어를 통해 알게 모르게 수 십 차례는 접했던 광고들임에도 불구하고 수상작 리스트를 살펴보는 내내 작품 하나 하나에 다시 집중해서 보게 되었는데요. 이 글에서는 26편 수상작 중 다시 한번 감탄사를 이끌어 낸 5편을 임의로 선정하여 짧은 소감과 함께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3B, 그리고 감성 메시지


‘어린 아이가 나오는 광고는 성공할 확률이 높다.’ 광고에는 3B 법칙이라는 말이 있죠. 바로 아기(Baby), 미녀(Beauty), 동물/짐승(Beast)이 등장하는 광고는 소비자의 눈을 사로 잡는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단순하게 귀엽고 앙증맞은 아이들이 모델로 등장하는 화면을 넘어 이들을 위한 메시지가 전달된다면 어떨까요? ‘아이들에게 과학을 돌려주자’라는 현대모비스의 광고를 보면서 이런 물음이 떠올랐는데요. 그만큼 이 광고를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었고, 그 내용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죠. 



"옛날에는 많은 아이들이 과학자를 꿈꿨었죠. 그런데 언제부터 아이들이 같은 꿈만 꾸게 된 걸까요. 아이돌도 필요하지만 우리에겐 과학자가 더 많이 있어야 합니다”라는 메시지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어린 시절의 추억이라는 감성을 함께 건드리며 대중들에게 좋은 반응을 불러 일으켰는데요. 편안하고 익숙한 황인용 씨의 나레이션과 함께 34년 전에 만들어진 ‘예쁜 맘 예쁜 꿈’이라는 산울림의 예쁜 노래는 영상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죠. 특히 김창완 씨가 광고영상을 보고 자신이 가사를 붙인 이유 만큼이나 너무 좋은 CF라며 흔쾌히 사용을 허락해주었다는 뒷이야기도 있다고 하네요. 


연예인이라는 맹목적이고 획일화 된 꿈만 꾸도록 만들어버린 현재의 사회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행동들이 담긴 영상을 통해 그 호기심을 응원해줌으로써 ‘아이들에게 과학을 돌려주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주니어 공학교실 캠페인. 보고 있으면 흐뭇한 미소가 퍼지게 되는 친숙하고 착한 광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전히 착한 서민광고, 공익적 메시지


'젊음, 지킬 것은 지킨다.' 여러분도 아직 기억하시죠? 우리는 이 광고 카피 하나로 지하철 내에서 사회적 질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피로회복제의 대명사, 박카스 광고는 학생, 군인, 직장인 등 다양한 연령별, 직종별 인사이트를 끄집어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리즈의 연장선인 2013년 '아줌마 편'은 전업주부의 생활을 다루며 어머님들과 여성들을 비롯한 모든 대중들의 공감을 얻으며 서울영상광고제의 은상을 차지하게 되었죠.


광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남편이 보지 못하는 아줌마의 삶을 슈퍼우먼의 모습으로 보여주는데요. 조금은 과장되게 그리고 코믹하게 그려지는 아줌마의 모습은 전업주부의 삶을 그대로 담아내 공감을 얻는데 성공하고, 적절한 웃음 포인트로 재미 또한 놓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남편의 “아줌마 자냐?”로 시작해서 “아줌마 또 자?”로 끝나는 스토리에서 주부라는 삶의 단면만을 볼 수밖에 없다는 명랑한 재치가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부밖에 모르는 삶 속의 피로를 보여주고 아내를 위해 안마를 해주는 남편의 귀여운 반전을 통해서 이 광고는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그리고 속아 넘어가고 싶은 스토리를 완성하고 있죠.



“풀려라 오천만 풀려라 피로” 이 카피는 최근 박카스가 전개하고 있는 캠페인의 대표 슬로건이라 할 수 있죠. 대한민국 대표 피로회복제라는 자부심에 맞게 광고의 슬로건은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호소하면서 피로가 풀리는 것을 넘어선 모든 일이 잘 해결되길 바란다는 느낌을 담아냄으로써 짧지만 강력한 힘을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카스는 항상 희망을 주는 따뜻한 광고를 계속해서 전개해오고 있습니다. 서민의 애환을 잘 그려내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온 박카스 광고. 이제는 또 어떤 내용을 풀어낼지 기다려지는 이유겠죠?



엉뚱하지만 기발했던 잔상


엉뚱하고 기발한 60초는 광고의 묘미가 무엇인지를 느끼게 만듭니다. 그리고 사조참치의 안심따개는 중요하지만 남들이 집중하지 않는 부분에 집중하였고, 더불어 재미까지 이끌어냈습니다. 기존의 참치통조림 광고들은 한결같이 ‘품질’과 ‘맛’이라는, 사실 소비자들은 거의 구분하지도 못하는 추상적인 특징을 제시하는 데 머물렀죠. 하지만 사조참치 안심따개는 ‘참치’, ‘통’, ‘조림’ 중에서 모두가 간과했던 ‘통’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유머를 덧발라 위화감을 상쇄시키는 건 흔한 수법이지만, 사조참지 안심따개 광고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반어법으로 접근합니다. 칼날처럼 날카로운 기존 참치통조림 뚜껑을 정말로 ‘잘 드는 칼’로 제시하면서 비유관계를 역전시켜버리는데요. 거기에 2013년 홈쇼핑 히트상품 장미칼 CF의 톤 앤 매너를 빌려오며 패러디하는 재치까지. 광고의 세세한 결마다 제작팀들의 머리에서 머리로 이어진 상상력 연쇄폭발의 흔적들이 남아 있죠.



무엇보다 이 광고에서 가장 영리한 점은, “사조참치”라는 상품명이 광고 막바지에 가까워져서야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상품명을 노출하지 않고 시청자에게 1분 이상의 집중력을 기대한다는 건 대단한 용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사실 이 광고가 1분 동안 숨기는 것은 광고의 상품명이 아니라, 이 영상이 광고라는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광고를 본 사람이라면, 타사의 차갑고 단단한 참치통조림 뚜껑을 보며 자연스레 사조참치의 안심따개를 연상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그것만으로 이 광고는 멋진 반격을 해낸 셈이 아닐까요?



내가 주인공이고 싶은 여행노트?


대한항공의 광고는 10위부터 1위까지 시청자가 직접 뽑은 유럽의 여행지를 빠르게 소개합니다. '한달 쯤 살고 싶은 유럽', '달리고 싶은 유럽', '느끼고 싶은 유럽' 등의 주제에 맞춰 각 지역의 그림같은 풍경에 푹 빠져 있다 보면, 광고 말미에는 “아~ 떠나고 싶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죠.

2008년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부터 시작된 이런 컨셉의 대한항공 캠페인은 좌석에서 잠든 승객에게 담요를 덮어주는 여성 승무원의 전형적인 항공사 광고를 보며, ‘해외여행? 남 얘기하고 있네’라는 느낌을 갖게 했던 소비자에게 ‘나도 떠나고 싶다’라는 설레임으로 자신이 여행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 유럽 여행지 랭킹 쇼 캠페인은 지금까지의 신선함에 소통과 정보, 그리고 감성이라는 부분까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또 하나의 웰메이드 광고를 탄생시키게 되었습니다.  



10가지 유럽 여행테마를 토대로 각각의 테마에 맞는 10개의 여행지를 제안하고 직접 투표에 참여한 결과가 반영되어 광고 방영 순서가 결정되는 독특한 소비자 참여형 방식으로 유럽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물론, 유럽여행을 처음 계획하거나 꿈꾸고 있는 이들에게 유럽의 새로운 감성과 정보를 제공하는 효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유럽의 풍경을 보여주고, 여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곳의 사람들을 보여주며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광고는 수도 없이 많았지만, 대한항공의 유럽 랭킹 쇼처럼 이렇게 '작정'하고 유럽을 보여준 광고는 없었던 것 같은데요. 영상의 톤, 순위의 그림, 배경음악까지 이 광고는 마치 영상으로 된 누군가의 여행노트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듭니다. 평소 유럽 여행에 로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기대감에 두근거리고, 항공사를 이용할 고객들을 타겟으로 그들에게 우리 항공사를 통해 떠나라는 메시지를 직접적인 말없이 효과적으로 전달했다고 할 수 있겠죠.



4분 28초의 기적, 그리고 영화 같은 감동


2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지켜오고 쏘나타. 2013 쏘나타의 광고 캠페인은 신선함을 갈망하는 소비자에게 익숙함이란 단점들을 상쇄하고 장점을 부각시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쏘나타를 새롭게 바라보게 할 수 있을까’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동안 자동차 광고하면 떠오르는 폭발적인 질주와 거친 코너링 등의 뻔한 장면 대신에 차 안에서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감성적 순간들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고 하죠. 이번 서울영상광고제에서도 쏘나타 광고는 그랑프리라는 최고의 영예를 안았는데요. 하지만 제 뇌리에 더욱 깊게 남는 쏘나타의 광고는 은상의 영광을 차지한 ‘4분 28초의 기적’이라는 제목의 작품입니다. 가슴 먹먹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상과 함께 감동을 선사하며 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훔치게 만든 광고이기도 하죠.



자신의 장애를 숨기기 위해 매일 헤드폰을 끼고 다니는 아들. 그리고 이런 아들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한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4분 28초의 기적을 선물한다는 내용인데요. 이 광고는 이번 서울영상광고제 뿐만 아니라, 이전의 권위 있는 광고제에서 여러 차례 수상을 받을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은 광고이며, 유튜브에서도 조회수 50만 건 이상을 기록하는 등 대중들에게도 아름다운 광고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짧은 순간에 임팩트 있는 내용으로 사람들의 머리속에 오래 기억남게 하는 방법도 좋은 광고이지만, 소비자와 공감을 이루고 진정성을 담은 이야기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감성광고 역시 제품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어 긴 여운을 남게 하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