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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상인 하루하루

먹기 위해 사는 20대 여성의 제주도 먹부림 여행기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고 하잖아요. 저는 이 말을 ‘세상은 넓고 맛있는 음식은 많다’고 바꾸고 싶어요. 이 넓은 땅덩어리 위에 맛있는 음식들은 왜 이렇게 많은 거죠? 맛난 음식 천지인 이 세상에 사는 우리는 언제부턴가 “살기 위해 먹는다”는 말보다 “먹기 위해 산다”는 말을 더 많이 하고 있어요. 저 또한 후자 쪽에 가까운 사람이랍니다.

 

특히 여행을 떠나 그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만큼 즐거운 일이 없죠. 여행 계획을 세운다 하면 내가 방문해야 할 여행지의 루트를 먼저 정하기보다 꼭 들러야 할 맛집부터 찾아보는 사람이 더 많을 거예요. 일단 저부터도 그렇고요. 일명 ‘먹부림 여행’이라고 해서 여행지의 맛집을 둘러보는 콘셉트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답니다.

 

얼마 전, 저 역시 제주도로 먹부림 여행을 다녀왔어요. 가뭄에 단비처럼 반갑게 내려진 연말연초 휴가 기간을 이용했죠. 그저 땅을 밟고 서서 그곳의 공기를 마시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제주도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맛집을 찾아보고 일일이 방문할 계획을 세웠어요. 그렇게 떠난 제주도 먹부림 여행에서 제가 직접 맛본 맛있는 음식들 몇 가지를 소개해드릴게요.

 

 

 

제가 제주도에서 맛본 음식 중 최고로 치는 음식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밀면과 수육입니다. 밀면 하면 부산을 떠올리는 분들도 많지만 제주도에도 유명한 밀면 집이 몇 군데 있어요. 그중에서도 서귀포시 대정읍의 ‘산방식당’이 정말 유명하답니다. 맑고 시원한 육수를 자랑하는 물밀면과 매콤 달콤한 양념의 비빔밀면,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수육이 산방식당의 주메뉴에요. 야들야들한 수육 한 점을 쫄깃한 밀면 면발로 휘감아 한입 먹으면 천상의 맛이 따로 없죠. 태생이 면덕후라 내로라하는 국수 맛집에 자주 들르는 제가 산방식당의 밀면과 수육을 맛본 후 다른 맛집들의 면 요리에 시들해질 정도니, 그 맛에 대한 상상은 여러분께 맡길게요. 참! 이곳에서는 막걸리도 함께 판매하고 있는데요, 막걸리는 주문하면 자투리 수육 몇 점을 안주로 함께 내어준다고 하더라고요. 참고하세요. ^^

 

산방식당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864-3
영업시간 : 오전 11시 30분 ~ 저녁 7시 30분 / 명절 휴무

 

 

 

제주도에는 3대 해장국 맛집이 있는데요. 한식 중에서도 국물이 얼큰한 음식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해장국 맛집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들러본 ‘은희네 해장국’! 제주 3대 해장국 맛집답게 많은 사람들이 식당 앞에 줄지어 서있었어요. 이곳은 제주 관광객들보다는 제주도민들이 더 많이 찾는 맛집이라 하더라고요. 한참을 기다린 끝에 마주하게 된 해장국의 모습은 서울에서 먹던 그것들과는 조금 달랐어요. 맑은 국물에 선지와 소고기, 당면이 듬뿍 들어 있고, 그 위에 다대기가 얹혀 있었죠. ‘해장국=처음부터 빨간 국물’이라는 저만의 공식을 단번에 깨버린 비주얼이랄까요? 다대기를 풀어 한 숟가락 호로록 맛본 해장국의 맛은 엄지손가락이 저절로 척! 올라가는 맛이었어요. 술을 마시지는 않았지만, 한 달 전에 마신 술까지도 시원하게 해장이 되는 기분이랄까? 양이 상당했지만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워먹었답니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오후 3시까지만 영업을 한대요. 얼큰하고 맛있는 해장국을 맛보고 싶으신 분들은 일찍 서둘러 방문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네요.

 

은희네 해장국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일도2동 357-4
영업시간 : 평일 오전 6시 ~ 오후 3시 / 주말 오전 6시 ~ 오후 2시 / 둘째 넷째 목요일 휴무

 

 

 

제주도 하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 바로 제주 흑돼지 구이죠. 처음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을 때에는 혼자 갔던 터라 이 맛있는 것을 맛보지 못했는데요. 이번 여행에는 일행이 있었기 때문에 드디어 먹어볼 수 있었답니다. 소문으로만 듣던 흑돼지 근고기가 제 눈앞에 놓였을 때, 저는 정말로 크게 소리를 질렀어요. 서울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고기의 두께! 그 자태에 반해 “대~박!”을 연발했죠. 테이블을 돌아다니면서 고기를 맛깔나게 구워주는 사장님 덕분에 정말 맛있는 고기를 맛볼 수 있었어요. 거기에 한라산 소주 한 잔까지! 고기는 두부처럼, 술은 물처럼 부드럽게 넘어가더라니까요. 흑돼지구이는 웬만한 곳이면 다 맛있어요. 하지만 제가 들렀던 ‘칠돈가’는 참 친절하더라고요. 제주 시내에서 흑돼지를 맛보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강력 추천할게요.

 

칠돈가 본점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용담1동 189-3
영업시간 : 오후 4시 ~ 밤 11시 / 연중무휴

 

 


성격이 급해 잡히자마자 거의 죽어버린다는 고등어, 때문에 고등어는 회로 맛보기 어려운 생선 중 하나에요. 산지가 아니면 신선하게 먹을 수 없어 그만큼 귀하다고 하죠. 싱싱한 고등어회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항상 제주도가 꼽히곤 하는데요. 제주도민에게 직접 추천받아 방문한 ‘자리돔횟집’에서 맛있는 고등어회를 먹어볼 수 있었어요. 기름진 맛이 일품인 고등어회와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히라스회를 주문해 먹었죠. 비린내 때문에 고등어회는 잘하는 집에서 먹어야 한다고들 하잖아요. 그런데 정말 비린내 하나 없이 고소하니 맛있더라고요. 처음 맛보는 신세계였어요. 서귀포시에서 고등어회 맛보고 싶으신 분들은 꼭 한번 들러보세요.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제주도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맛집이라고 하는데요. 제가 방문했을 때도 관광객보다는 가게 주변 주민분들이 많이 찾아주셨더라고요.

 

자리돔횟집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동홍동 473-2
영업시간 : 오전 11시 ~ 밤 9시 30분

 

 

제주도에는 특히나 맛있는 음식이 많은 것 같아요. 마음 같아서는 모두 다 들러 맛보고 싶지만, 시간과 돈, 제 살(?)들이 허락하지 않네요. ^^;; 그래도 제주도 맛집을 찾아 떠나는 먹부림 여행을 멈추지는 않을 거예요. 다음 제주도 여행 때, 또 다른 맛집에 들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네요. 다음 여정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더 열심히 제주도 맛집 찾아 헤매도록 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