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상상 블로그 라이프

무한상상과 진한 감동이 함께하는 ‘스튜디오 지브리’

커피한잔,생각 한모금

TV 앞에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즐겨보던 추억의 애니메이션 도날드덕, 미녀와 야수, 미키마우스 등을 만든 ‘디즈니 스튜디오’, 애니메이션의 혁명이라 불린 토이스토리를 만든 ‘픽사’, 현대 애니메이션의 한 획을 그은 슈렉과 쿵푸팬더를 만든 ‘드림웍스’까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잘 알려진 세계적인 제작사입니다.

 

앞서 언급한 3개의 메이저 제작사의 공통점은 모두 소재지가 미국이라는 점인데요. 이웃나라 일본에도 걸출한 명작들을 배출하는 제작사가 있습니다. 바로 ‘스튜디오 지브리’에요. 경우에 따라선 약간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이름인데요.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을 제작하면서 뛰어난 작품성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역사와 함께 제 개인적으로 손꼽는 명작 4가지를 소개합니다.

 

살아있는 애니메이션의 역사, 스튜디오 지브리

 

<스튜디오 지브리 메인 로고>

 

1985년에 설립된 주식회사 스튜디오 지브리(株式会社スタジオジブリ, STUDIO GHIBLI INC.)는, 애니메이션 위주의 영상작품의 기획 및 제작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일본의 기업입니다. 보통 일본에서 주력으로 방영되는 20~30분 내외인 애니메이션과는 다르게,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의 제작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죠. 1990년대 중반부턴 단편 작품의 제작 및 실사판 작품의 기획에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출판사업 및 OST를 기반으로 한 음악사업도 진행하고 있어요.

 

'스튜디오 지브리'의 명칭은 사하라 사막에 부는 열풍을 뜻하는 리비아어 'ghibli'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이 이름은 제2차 세계 대전 중 이탈리아 비행기의 이름이기도 한데요. 원어에 가까운 발음은 '기블리'였으나,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생각에서 '지브리'가 되었어요. 현재 스튜디오 지브리의 마크를 살펴보면,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인 '이웃집 토토로'(となりトトロ)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토토로가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토토로 매니아라면 애니메이션 도입부에 약 3초 가량 등장하는 로고를 보면서 이전의 향수에 빠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죠.

 

<일본 도쿄에 위치한 지브리 미술관의 모습>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빠질 수 없는 묘미는 바로 일본 현지에 위치한 ‘지브리 미술관’이 아닐까 싶어요. 미술관이라고는 해도 그저 걸려 있는 그림을 감상하는 것만이 아니라 공간 그 자체를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매우 독특한 건물이라는 것이 특징! 미술관의 설계와 개관작업까지 모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직접 참여했으며, 2001년 10월에 개관했습니다. 지브리 미술관은 ‘완전예약제’라는 특수한 운영방법을 유지하면서 연간 70만 명의 관람객이 찾아오고 순조로운 운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상설전 외에 기획전도 별도로 운영하면서 지브리 작품을 다룬 기획전시와 ‘놀슈타인 전’, ‘픽사 전’, ‘아드만 전’ 등 전 세계에 있는 양질의 애니메이션 작가와 스튜디오를 소개하면서 애니메이션 문화의 발신기지로서의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어요. 애니메이션 매니아라면 꼭 한번 들러봐야 할 명소랍니다.

 


내 맘대로 꼽아본 지브리 스튜디오 Best 애니메이션 4!

 

지브리 스튜디오는 매번 걸출한 명작들을 배출하고 있어요. 그간 제작된 애니메이션 갯수를 세자면 열 손가락, 열 발가락도 부족한데요. 그 중 저에게 큰 감동을 안겨준 애니메이션 4가지를 선정해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1. 전쟁의 비극을 다룬 애니메이션 ‘반딧불의 묘’

 

1988년, 개봉 전부터 일본 전체에서 주목과 관심을 한번에 받은 작품입니다. 그 이유는 이야기 소재를 ‘태평양 전쟁’으로 삼았기 때문인데요. 일본에게 크나큰 타격이었던 태평양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던 때라서인지, 언론과 국민들은 민감하게 반응했죠. 현재 개봉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호평과 혹평이 이어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반딧불의 묘는 태평양 전쟁 막바지, 미군의 대공습으로 가족과 살 곳을 잃은 두 남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전쟁 당시의 참혹함을 그리고 있습니다. 당시의 대공습으로 피해를 받은 일본인들의 모습들을 그대로 재현하면서 전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과 죽음을 표현했는데요. 한편으로는 일본의 과거사와 모순되도록 제국주의를 미화했다거나, 피해의식의 소산이라는 비판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작품을 보는 관점과 평가는 다양하지만, 반딧불의 묘를 구성한 작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작가가 죽은 누이동생에게 바치는 진혼곡'과 함께 당시의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한 애니메이션으로도 평가 받고 있습니다.

 

식민지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이 애니메이션이 들어왔다는 것은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전쟁의 고통과 실상이 궁금하다면, 반딧불의 묘를 추천합니다.

2. 과거 일본의 ‘뽀통령’이자 지브리의 마스코트 ‘이웃집 토토로’

1986년에 제작을 시작하고, 1988년 ‘반딧불의 묘’와 함께 개봉한 ‘이웃집 토토로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명작 중 하나이며, 피아노계의 거장 ‘히사이시 조’가 음악을 담당한 역대 애니메이션 명작 중 하나입니다.

 

 

11살의 사츠키와 4살의 장난꾸러기 메이 자매는 시골로 이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근처 숲 속에서 숲의 요정 토토로를 만나게 되는데요. 토토로와 함께 다정하고 따뜻한 자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내용입니다. 1950년대의 일본 농촌을 배경으로 한 ‘이웃집 토토로’는 아이들과 요정의 따뜻한 교류 장면이 주로 보이는데요. 각박한 현대사회 속에서 사라져 가는 사람들 사이의 따뜻한 정을 되새기게 합니다.

 

 

 

순수를 잃지 않은 아이들의 눈에만 보이는 요정들, 커다란 고양이버스 등과 같은 동화적 상상력은 정말 기발하죠. 특히 당시 애니메이션들과는 달리 나뭇잎의 섬세한 움직임으로 바람을 표현하고, 일상 속 장면들을 묘사하는 기법이 돋보이기도 합니다. 한때 폭풍인기를 이끌었던 토토로 인형 판매는 사실 지브리 스튜디오 측에선 생각하지도 못했는데요. 하지만 봉제인형 사장이 토토로를 상품화시키자는 기나긴 제안 끝에 인형을 출시, 곧장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3. 본연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판타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년 7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개봉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대히트를 쳤고, 바로 이전 히트작인 ‘원령공주’의 기록을 갈아엎어 관객동원 2350만 명, 흥행수입 304억 엔 등 일본에서 흥행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해외에서의 평가도 높아 제5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일본인으로는 39년 만에, 애니메이션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금곰상을 수상했고, 다음해 제75회 아카데미상에서는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의 오스카상을 수상했습니다.

 

 

줄거리는 부모님과 함께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게 되는 ‘치히로’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길을 잘못 든 낡은 터널을 지나 신령의 마을에 들어온 치히로 가족, 부모는 돼지로 변하고 치히로는 돼지로 변한 부모님을 구하기 위해 ‘하쿠’의 도움을 받으며 고군분투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애니메이션에선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먼저, 자연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것엔 생명이 담겨져 있다는 메시지가 함축되어 있어요. 영상 초반부에 치히로가 숲 속에 놓여진 작은 집들을 보면서 의아해하자, 부모가 ‘신령의 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일본의 토속적인 신앙을 반영하여 애니메이션 속에서 신령들과 함께 생명이 함께 하는 이야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영화 제목에서 보여주듯 ‘행방불명’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치히로가 센이라는 이름을 달면서 이전의 자신은 잊으라는 이야기를 듣는데요. 각박한 현대인의 삶 속에서 물질적으로 빠르게 변하고, 닮아가려는 세태에 본연의 것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도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잔잔한 감동과 여운이 남는 애니메이션입니다.

 

4.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 하울, 그리고 소녀의 저주이야기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년 11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공개되었습니다. 개봉 이틀만에 관객 동원으로는 일본영화 역대 최고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대히트를 했고, 개봉 6개월 만에 흥행수입, 관객동원 모두 ‘원령공주’를 제치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이어서 일본영화 흥행 사상 제2위를 기록하는 히트작품이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본영화의 상위 3작품을 미야자키 감독의 지브리 작품이 차지하게 된 셈이죠.

 

 

줄거리는 19세기 말 유럽을 배경으로 모자상점에서 일하는 18세 소녀 소피가 우연히 왕실 마법사 하울을 만나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하울을 짝사랑하던 마녀의 저주로 18세 소피가 90살 할머니로 변하게 되죠. 그리고 하울이 사는 움직이는 성 안에서 하울과 함께 신기한 모험을 하면서 사랑을 엮어나간다는 내용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무언가를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명확히 드러난다기보단 영화에서 보여주는 과정을 통해서 ‘내면의 변화’를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등장 캐릭터들의 아기자기함과 너무나도 포근하게 녹아든 일상의 모습, 그리고 소피가 저주에 걸리면서 불행했던 마음의 내면이 하울로 인해서 변하는 모습. 이야기 자체가 순수하고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입니다. 여기서도 전쟁 부분이 나오지만, 반딧불의 묘와 마찬가지로 전쟁의 종식과 위험성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찾는다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찾으세요. 특히 여성분들이라면, 하울의 매력에서 헤어나오기 힘들 겁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명작들은 매우 유익하고 묘한 감동과 여운까지 함께하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제 스스로는 웬만한 힐링도서나 자기계발서보다도 더욱 와닿는 작품들이라고 생각하는데요. 1초에 수많은 프레임이 이어지면서 아름다운 작품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애니메이션의 신비로운 세상, 여러분도 빠져보세요 ^^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