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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BLOG, SNS

아이패드의 진정한 가치는? 잉여로운 콘텐츠 소비

 

태블릿PC라는 새로운 개념을 정립한 아이패드. 정말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계시죠? 저도 그 중 한명이구요. 지금으로부터 3년 전,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지급해준 아이패드를 처음 사용해봤을 때는 사실 별 흥미가 없었어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어떻게 사용할지를 몰랐다’가 맞겠죠. 그저 화면만 커진 아이폰. 그게 아이패드를 대하는 솔직한 마음이었습니다. 아이패드 전용 게임 몇 번 하다가 서랍에 던져놓고 그렇게 한 3개월 정도 방치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여름부터 다시 아이패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요. 회사 아이패드를 주말에 사용하다가 결국 올해 초, 아이패드 미니를 질러버렸습니다. 써보니 알겠더라구요. 이게 왜 필요한지를.

 

 

 

                                                                  <아이패드,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아이패드를 업무에 활용한다? 음…

 

아이패드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수많은 IT회사와 게임회사가 직원들에게 말 그대로 뿌렸습니다. ‘아이패드를 업무에 활용하면서 그야말로 스마트 오피스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생각이었을 텐데… 그래서 저희 부서에도 아이패드1 두 대가 지급이 되었죠. 그것도 무려 64기가 모델이!!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이패드를 업무에 활용하는 경우는 지금까지 딱 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PPT로 작성된 제안서나 시안을 클라이언트 미팅에서 보여줄 때. 아이패드 어플 중에 ‘PDF노트’라는 것이 있는데, 제안서를 그 안에 담아 미팅하면서 보여주면 나름 ‘뽀대’가 나거든요. 아이패드 디스플레이 자체가 나름 쨍한 맛도 있구요. 하지만 그 외적으로 업무와 연관시켜 사용한 적은 정말이지 없는 것 같네요.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업무를 핑계로 회사에 아이패드를 사달라는 말은 마치 ‘EBS교육방송을 보려면 케이블TV를 깔아야 해요’라며 부모님을 설득하던 논리와 비슷한 것 같다는 거죠. 아이패드는 제가 볼 때 업무에 사용하는 기기가 아닙니다.

 

 

 

아이패드의 가치는 ‘잉여로움’에서 발휘 된다

 

제가 볼 때 아이패드의 진정한 장점은 ‘누워서(엎드려서)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 비싼 물건을 고작 누워서 인터넷하려고 산다니!! 말도 안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기에는 엄청난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인터넷을 하려면 일단 PC를 켜야 합니다. 부팅에 약 10~15초 정도의 시간이 일단 흐릅니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야 하죠. 조용하던 방은 PC 팬 돌아가는 소리로 시끄러워집니다. 만약 노트북일 경우에는 팬 돌아가는 소리에 발열이 추가되죠. 그런데 아이패드는 어떤가요? 홈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로 인터넷 화면이 펼쳐집니다. 눈을 떠서 손만 뻗으면 되는 그 자리에 아이패드가 있습니다. 인터넷을 하기 위한 대부분의 준비 과정을 없앴다는 점에서 저는 엄청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방에서도 회사에서도, 누워서도 엎드려서도, 지하철을 탈 때도 버스를 탈 때도 홈버튼만 누르면 인터넷 접속!! 예전 TV 광고에서 보던 스마트 라이트에 한 걸음 다가선 기분이네요.

 

아이패드는 이렇게 누워서 하는 인터넷만으로도 기기의 가치가 70% 이상은 창출된다고 봅니다. 굳이 PC를 켜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귀찮아서 포기하던 온라인 활동이 더욱 활성화된다는 것. 이것은 대단한 변화라고 생각됩니다. 잉여로운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패드를 활용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이 늘게 되었거든요.

 

 

그렇게 해서 늘어난 콘텐츠 소비 시간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SNS 활용에 더 많은 시간을 쏟게 되었습니다. 실시간으로 페이스북을 하며 친구의 안부(혹은 염장질)를 감상하고,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 뉴스를 접합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할 때 아이패드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기는 아닙니다. 반응을 보인다고 해도 몇 줄 짜리 댓글일 뿐 제가 볼 때 아이패드는 철저한 콘텐츠 ‘소비’ 용도예요. 아직까지 콘텐츠 생산은 PC 비중이 높고, 하다 못해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만 해도 아이패드에는 없는 기능이 PC에 있거든요.


그럼에도 우리는 아이패드를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우리 같은 SNS 외주 업체는 콘텐츠를 만드는 곳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콘텐츠가 어떻게 소비되는지 사용자 입장에서 경험해 봐야 하거든요.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등 대부분의 SNS는 PC와 아이패드의 구동화면이 다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로 콘텐츠를 접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우리가 만든 콘텐츠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죠.

 

 

 

                                                                           <아이패드로 볼 때랑>

 

 

                                                              <PC화면으로 볼 때랑 많이 다르죠?>

 

 

콘텐츠 소비를 돕는 3가지 어플 + 사파리

 

자, 그럼 아이패드를 통한 콘텐츠 소비를 돕는 어플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는 아이패드 필수 어플로 딱 3가지를 꼽습니다. 코믹글래스, AV플레이어, 그리고 튜브박스가 그것이죠. 코믹글래스는 만화책을 아주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돕는 어플입니다. 물론 불법 스캔본이고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하철을 타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 어플로 만화를 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AV플레이어는 MP4포맷만 지원하는 아이패드에서, 인코딩 없이 동영상 파일을 볼 수 있게 돕는 어플입니다. 영화나 만화 볼 때 좋구요. 튜브박스는 유투브에서 검색된 동영상을 다운 받아 ‘나만의 콜렉션’을 만들 수 있도록 해 주는 마법의 어플입니다.

 

 

 

                                                  <왼쪽부터 코믹글래스, AV플레이어, 튜브박스 + 사파리> 

 

 

                                                                                    <코믹글래스>

 

 

                                                                                   <AV플레이어> 

 

                                                                           

                                                                               <튜브박스>

 


개인적으로 셋 중에 튜브박스를 제일로 칩니다. 그리고 위 세 가지 어플은 모두 ‘유료’입니다. 하지만 금액은 비싸 봐야 담배 한 갑 값입니다. 투자 대비 효과는 월등하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터넷입니다. 위키계의 덕후 버전이라는 ‘엔하위키’에서 알고 싶은 키워드를 검색해 읽다보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세상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 사람이라면 엔하위키 검색 적극 추천합니다.

 

 


                                                              <엔하위키 검색. 역사 덕후에게 강추합니다.> 

 

 

위 세 가지 어플, 인터넷을 통한 엔하위키 검색, 그리고 SNS 활용 등 저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만 활용해도 아이패드의 효용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르게 쓰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각자 활용하기 나름이니까요. 하지만 이것 한 가지만은 분명한 것 같아요. 사용해보기 전에는 그 가치를 모른다는 것. “이게 왜 필요해? 없어도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 없잖아?”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분명 콘텐츠 소비 패턴은 아이패드를 중심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입장에서 이런 흐름을 알기 위해서라도 아이패드는 꼭 필요한 기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아이패드 지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