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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상인 하루하루

야매요리 신드롬,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의 전성시대!

“바닐라 빈과 넛맥을 준비해주세요. 요즘 집에 이런 재료들 없는 시청자 분들 없으시잖아요~ 그쵸? 오호호호~”

 

이름도 생소한 요리 재료들을 줄줄이 열거하면서, 집에 있는 재료들로 만드는 간단한 요리임을 강조하며 진행되는 요리 프로그램들- 그동안 많이 식상하셨죠? 네, 저도 정말 많이 식상했어요.

 

제가 워낙 요리프로그램 덕후인지라 어릴 때부터 지상파에서 방송했던 요리프로그램들을 섭렵했더랍니다. EBS 꼬마요리사가 그 시작이 되었죠. 꼬마요리사야 원래 아이들이 쉽게 따라 만들어볼 수 있는 요리들을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이라 구하기 쉬운 재료들이 주로 등장했지만, 유명 요리연구가나 셰프들이 등장하는 요리프로그램에서는 어찌나 그리 처음 들어본 이름의 재료들이 줄줄이 나왔던가요. 본인들 말로는 집에 있는 재료, 구하기 쉬운 재료라고는 하지만 오이, 당근, 양파, 소금, 후추 등이면 모를까 한번에 발음하기도 어려운 서양식 요리의 재료들이 어찌 집에 늘 구비가 되어있다는 건지 원- 요리프로그램 덕후라도 인정할 수 없고, 볼 때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대사가 아닐까 싶었어요.

 

하지만! 최근 방영되고 있는 요리프로그램들은 다릅니다. 어딘가 모르게 어설프지만 모양은 그럴싸하고, 간단하지만 맛은 절대 간단하지 않은 쉬운 레시피를 소개해주는 요리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저명한 요리연구가나 셰프가 아닌 일반인 또는 요리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연예인이 자신만의 레시피를 선보이는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어요.

 

웹툰 ‘역전 야매요리’의 대유행과 1인 가구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인해 맛있는 요리를 구하기 쉬운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어 먹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고 있는데요. 이런 추세를 캐치해 즉각 반영이라도 한 듯, 푸드 라이프스타일 케이블 채널인 올리브TV에서 다양한 컨셉의 요리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어요. 과거 요리프로그램들에 비하면 정말 획기적인 콘텐츠들인거죠. 저 같은 요리프로그램 덕후들에게는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 그중에서도 본인이 꼭 챙겨보고 좋아라하는 프로그램들을 소개해드릴게요.

 


야매 베이킹? 쉽고 간단한 베이킹! 노 오븐 디저트

빵이나 케이크, 달다구리한 디저트를 만드는 베이킹은 어려운 것이다? 네, 물론 맞는 말이에요. 정확한 계량과 레시피를 따르지 않으면 망하는 건 한 순간이거든요. 하지만 이러한 편견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노 오븐 디저트>

 

출처 / 올리브TV 노 오븐 디저트 공식 홈페이지

 

정확한 계량과 오븐 없이도 쉽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디저트 레시피를 소개하는 이 프로그램은 야매 베이킹을 표방합니다. 물론 야매 베이킹이라함은 정석이 아닌 것을 말해요. 방법이나 맛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랍니다. ^^;; 계량컵, 저울을 이용해 정확하게 재료를 준비하는 것을 종이컵와 아빠 숟가락으로 대체하고, 오븐 대신 전자레인지나 밥통을 이용하곤 하죠. 그렇다고 완성된 디저트의 모양새나 맛이 떨어지는 건 절대 아니에요. 유명 파티셰가 만든 디저트의 비주얼을 자랑합니다. 맛은? 제가 직접 먹어보지 못해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 또한 보장할만한 맛일 거라 확신해요.

 

노 오븐 디저트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블로그에는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레시피를 따라 해보았다는 내용의 글들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사실 프로그램 방영 이전부터 꽤 많은 사람들이 오븐 없이 정확한 계량 없이 쉽게 만들 수 있는 베이킹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이러한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재빨리 방송 콘텐츠로 만든 방송사가 영리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지금까지 총 10회가 방영되었는데요. 한 회당 3개의 레시피를 소개하니까, 지금까지 30개의 레시피가 방송된 셈이네요. 30개의 달콤한 레시피 중 본인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은 레시피 하나를 영상으로 소개해드릴게요. 더 자세한 레시피는 이곳(바로가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마셰코2 우승자의 음식 이야기, 최강食록

제가 뚱상 블로그를 통해 몇 번 소개해드렸던 프로그램이 있어요. 전국민 요리 서바이벌, 마스터 셰프 코리아인데요. 시즌 1이 끝나고 난 후 <5pening>이라는 프로그램으로 TOP 5 출연자들의 레스토랑 창업 도전기를 보여줬는데요. 마셰코 팬들은 시즌 2 종영 후, <5pening>과 비슷한 프로그램이 방송될 거라는 추측을 했어요. (네, 그게 접니다.)

 

출처 / 올리브TV 최강食록 공식 홈페이지

 

마셰코 후속 프로그램이 방송되기는 했지만, 시즌 1의 그것과는 달랐어요. 시즌 1의 출연자 여럿이 등장했던 <5pening>과는 달리 시즌 2 우승자 최강록씨를 원톱으로 세운 요리프로그램 <최강食록>을 선보였기 때문이죠. 두 번째로 탄생한 대한민국 마스터 셰프에게는 우승 상금과 자신의 이름을 건 요리책을 내준다는 엄청난 혜택을 제시했었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요리책 대신 요리프로그램을 선보인 게 아닐까 싶어요. 미스터 초밥왕 만화를 보고 요리를 배웠다던 최강록 씨의 캐릭터가 상당히 특이해 방송에서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도 조금은 있었겠죠? (현재는 마셰코2 출연자 5명과 함께 요리 클래스를 열어 수강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모양입니다. 정확한 근황은 검색을 통해 확인하ㅅ...^^;;)

 

개인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유명한 셰프들이 출연했던 그동안의 요리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일반인이 출연해 자신만의 레시피를 소개했기 때문인데요. ‘일식요리의 대가’, ‘조림요정’답게 여러 가지 일식 요리에 본인의 색을 담아 더 다채로운 레시피를 선보였어요. 반찬가게 실패로 인생의 쓴 맛을 봤던 사연 있는 요리부터 시간 없는 사람은 절대 만들 수 없다는 혼신의 요리, 4차원 도전정신으로 엄마에게 혼날 수밖에 없었던 엄마는 싫어하는 요리까지! 독특한 정신세계를 지닌 최강록 씨의 독특한 요리쇼가 펼쳐졌더랬죠. 느리고 버벅거리는 말투 때문에 답답하다고 느껴질 수 있겠지만, 조금 답답하면 어떨까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30대 옆집 아저씨의 손맛인걸요.

 

요리를 하는 중간중간에 자신이 그동안 살아왔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요. 어눌한 말투로 담담하게 말하는 다소 황당한(?) 에피소드들이 깨알 재미를 선사하는데요. 본인이 가장 재미있게 봤던, 최강록씨의 엉뚱함을 엿볼 수 있는 영상 하나 소개해드릴게요.

 

 


음악요정이 요리요정이 된 사연, 정재형의 프랑스 가정식

가수, 작곡가, 영화음악감독, 프랑스 유학생(?), 예능프로그램 MC.. 이 단어들에 요리사까지 추가해보면 어떨까요? 세상에나.. 이 직업을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나요? 네, 물론 있죠. 음악요정 정재형 씨입니다.

 

피아노 앞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 남자, 어떻게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걸까요? 9년간 프랑스에서 유학하던 시절, 그곳에서 배우게 된 프랑스 요리 덕분인데요. 그의 요리 실력은 과거 무한도전 출연분에서도 확인된 바 있죠. 그의 요리를 직접 맛본 정형돈 씨와 노홍철 씨는 엄지를 척!

 

출처 / 올리브TV 정재형의 프랑스 가정식 공식 홈페이지

 

프랑스 요리는 복잡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정재형 본인만의 노하우가 녹아있는 프랑스 가정식 레시피를 소개하는 <프랑스 가정식>. 이와 더불어 낯선 불어 요리 용어와 메뉴판을 쉽게 읽는 방법 등도 함께 전수하고 있어요. 요일과 같은 간단한 프랑스어도 배울 수 있답니다.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 1 준우승자 박준우 씨의 감수를 받아 메뉴를 선정했다고 하는데요. 개인적인 경험이 반영된 메뉴가 주라고 하네요.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정재형 씨만의 독특한 진행방식에 놀라곤 하는데요. 음식을 만들다가 자화자찬을 시작한다거나, 피아노로 달려가 음식에 대한 느낌을 연주한다거나, 게스트로 등장한 박준우 씨와 불어로 욕을 한다거나(..). 통통 튀는 재미가 있는 진행방식이라 참 새로워요. 위에서 소개한 유명 셰프, 일반인이 아닌 요리와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연예인이 출연해 방송을 이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보통 연예인이라 하면 가수든 배우든 한 분야에서만 큰 활동을 보일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연예인이 직접 요리를 만들고 있다니, 그런 점이 꽤 재미있는 콘텐츠로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하는 마셰코1 박준우 씨와 정재형 씨의 케미를 영상으로 보여드릴게요. 아, 이 두 남자. 어쩌자고 이렇게 귀여운 걸까요?

 

 

 

지금까지 독특한 컨셉을 가진 요리프로그램들을 소개해드렸어요. 사실 위에서 소개해드린 프로그램의 요리 퀄리티가 꽤 뛰어난 편이라 야매요리라고 하기에는 위험한 감이 없지 않지만, 그동안 정석대로 방송됐던 요리프로그램과는 사뭇 다르기에, 적당히 야매요리라고 칭한 점 참고해주시길 바랄게요~ 앞으로도 이런 다양한 컨셉의 요리프로그램들이 홍수처럼 떠밀려오길 바라며- 그 속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먼저 챙겨볼 지 행복한 비명을 지를 그 날이 오길 진정 기다립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