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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간단하지만 가장 강력한 제안서, 1 Page Proposal

커피한잔,생각 한모금

How about 1 Page Proposal

가장 간단하지만 가장 강력한 제안서를 작성하는 방법


<이 글은 지금도 제안서 때문에 밤을 새우는 세상의 모든 기획자에게 바칩니다.>

기획이란 걸 하다 보면 언제나 늦은 밤, 불 켜진 외로운 사무실에 홀로 앉아있게 됩니다. 그렇다고 결과가 눈에 보이지도 않습니다.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도 별로 나지 않습니다. 몇 글자 적었다가 delete 키를 여러 번 눌러 작성했던 내용을 다 지워버립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잘 풀리지 않아 머리에서 아이디어 대신 머털도사 마냥 머리카락만 뽑고 있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기획이란 원래 이런 건가요? 쓸쓸히 혼자 머리만 부여잡고 앉아서는 멀뚱멀뚱 생각의 나래만 펴다가 잠들어버리는 것 말이죠.

보통 제안서 작업은 글짓기라고 합니다. 몇 가지 아이디어를 모아 보기 좋게 앞 뒤로 살을 덧붙여 한 편의 소설을 쓰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100page짜리 제안서를 위해서 밤을 새우는 날엔 '이 쓸데없는 글짓기를 언제까지 해야 하나'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필요한 작업이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내용을 매번 상세히 나열한단 말인가요. 그  때! 아주 오래전에 사놓은 책 한 권이 생각났습니다. 바로 'The One Page Proposal'이란 책입니다. 당시에는 베스트셀러였는데 아시나요?

(약장수처럼 장황하게 썰을 풀다가 갑자기 책 이야기를 해서 당황하셨겠지만 전 책을 팔러 나온 게 아닙니다. 다만 책 내용이 너무 좋아서 소개하려는 겁니다. 오해 마시길..)

한국이 월드컵으로 하늘 끝까지 붕 떠서 내려올 줄을 모르고 있던 2002년 겨울, 'The One Page Proposal' 즉 한 장의 기획서란 책에 모든 직장인은 열광했었습니다. 저도 이 책을 사서 보고서는 이젠 보고서 따위! 기획서 따위!! 개나 주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책은 책일 뿐 현실은 달랐습니다. 그런데 왜 이 책을 다시 소개하냐면 말이죠. 벌써 12년이 지났으니까, 강산도 변했으니까! 지금은 변화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사장님들이 꼭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책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전에 이 책의 저자인 패트릭 G. 라일리의 일화를 빠뜨려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패트릭은 애드넌 카쇼기의 초대로 모테카를로에서 열린 요트파티에 참석하게 됩니다. 패트릭은 설비판매권을 합작으로 추진하고 싶어서 카쇼기에게 기획서를 냈기 때문에 파티에서 더욱 심도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겨우 시간에 되어 만난 카쇼기는 전혀 뜻밖의 이야기를 해줍니다. 바로 '1 page proposal'입니다. 패트릭이 카쇼기를 위해 작성한 그의 기획서는 모든 부분이 완벽했습니다. 하지만 딱 하나, 읽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았던 겁니다. 


'1 Page Proposal 로드맵' 작성하기

1 Page Proposal은 제목, 부제, 목표, 2차 목표, 논리적 근거, 재정, 현재 상태, 실행, 날짜와 서명. 이렇게 9가지로 구성합니다. 지금까지 오너로부터 사업이나 프로젝트의 의사결정을 얻어내기 위해 작성하던 수많은 목차들은 단 9가지로 압축하여 작성하게 됩니다.


| 제목 - 기획서 맨 위 / 가운데 정렬 / 14 pt 이상

어떤 문서 작업이든 가장 먼저 읽는 강력한 한 줄이 제목일 겁니다. 영화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요. 그래서 여러분의 프로젝트의 강력한 효과, 의도 등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두, 세 단어로 제목을 결정하세요. 기획서를 받아본 사람의 구미가 확 땡길 만한 것으로요.

| 부제 - 제목 바로 아래 / 가운데 정렬 / 9~10 pt

부제는 말 그대로 제목을 보고 흥미를 가지게 된 사람에게 기획서에 푹빠지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제목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정보들을 조금 더 풀어주세요.

| 목표

목표부분은 '기획의도'라고 해도 좋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겠다는 것인가." "이 기획안대로 실행하면 어떤 일을 성취하는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됩니다.

| 2차 목표

위의 목표 부분이 프로젝트의 전체를 포괄하는 목표라면 2차 목표는 좀 더 구체적인 부분입니다. 1차 목표를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시켜 읽는 사람의 동의를 얻어내세요. 한 가지 팁을 드리면 수익을 강조하면 더 강한 이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 논리적 근거

이 부분이 기획안의 핵심인 '설득'의 부분입니다.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선행되었던 상세한 리서치가 빛을 발하는 부분이죠. 미리 예상한 프로젝트의 의문점들에 대한 답변으로 구성하여 프로젝트 수행의 타당성과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재정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재정입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과 효과적인 실행방법이 있다 해도 재정적인 부분(투자나 수익)이 불분명하다면 의사결정이나 진행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줄어들게 되겠죠. 또 기획서의 종류에 따라 재정적인 부분이 전혀 없을 수도 있을 겁니다. 이 때에도 왜 아무 비용이 들지 않는지를 설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 현재 상태

이 단계는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지금까지 어떤 상황이었는가." "거래의 어떤 요소들이 이미 자리잡고 있는가." "그래서 누구와 손을 잡아야 하는가." "이미 계약된 거래가 있는가"와 같은 질문에 답할 단계입니다.

| 실행

실행은 기획서를 받은 사람이 취해야 하는 액션이 어떤 것인지 명확히 하는 부분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원하는 것이 추천인지, 투자인지, 또는 타부서의 협조인지를 분명히 밝혀줍니다.

| 날짜와 서명

1 Page Proposal은 자칫 기획서의 요약본 정도로 취급될 수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비즈니스 서류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날짜와 서명은 꼭 필요합니다. 


책의 내용을 모두 보여준 것처럼 보이지만 제가 소개해드린 부분은 로드맵에 지나지 않습니다. 기획서를 쓰기 전 리서치하기, 리서치한 결과를 분류하기, 각 구성들을 축소하고 압축하는 방법, 보완되어야 하는 부분 등 가장 중요한 노하우 부분은 살짝 거둬냈습니다. 이왕 써주는 김에 다 써주지 왜 뺐냐고 하시면 할 말이 없네요. 너무 거저 드시려는 것 같습니다. 그러지 말고 이번 기회에 읽어보신 분은 다시 책을 찾아보시고, 안 보신 분들은 사서, 또는 빌려서 보세요. 책 얼마 안합니다. 그리고 얇습니다.

참, 가장 중요한 말씀을 드리지 않았네요. 1 Page Proposal이 강력한 한 방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은 말 그대로 딱 1페이지여야 한다는 겁니다. 한 줄이라도 다음장으로 넘어가면 안됩니다. 딱 한 페이지일 때 그 매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물어볼께요. 여러분은 읽히지 않는 50페이지짜리 기획서를 쓰시겠습니까, 카쇼기와 패트릭의 성공비결인 1페이지짜리 기획서를 쓰시겠습니까? 선택은 여러분과 여러분 회사에 맡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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