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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생각 한모금

영화 포스터 3탄 : 단 한 장에 담긴 이야기


오늘 포스트는 <영화 포스터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이전 시리즈 1, 2탄에서 공식 포스터를 새롭게 디자인한 팬들의 사랑이 담긴 포스터에 대한 소개를 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마지막 포스트는 "단 한 장에 담긴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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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말 아침은 영화 프로그램으로 시작됩니다. 영화를 좋아해서 새로 개봉하는 영화 혹은 국내에서 개봉하지 않은 다른 영화들의 소식을 접하고자 주말 아침이면 각 방송사에서 보여주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즐겨보는데요. 얼마 전 한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영화 포스터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을 딱 꼬집어 말해주는 이야기가 소개됐습니다.

출처 : MBC 출발 비디오 여행


해외에서 공개된 포스터가 왜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은근히 촌스러워지느냐고 느끼셨던 분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 포스터를 보고 영화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 포스터를 제작할 때, 배우들의 명성에 살짝 업혀가고자 인지도 있는 배우들을 모두 포스터에 넣어서 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의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이나 <노예12년> 같은 경우가 배우들의 얼굴을 노출해 관객들에게 선택을 당하기 위한 노력이 들어가 있는 국내판 포스터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전형적인 포스터에 지쳐 있습니다. 이런 포스터를 보면서 "왜 꼭 대사를 넣는 거야?", "어정쩡하게 저기에 얼굴을?" 같은 의문을 가집니다. 우리는 비슷한 이미지에 지쳐 있고, 이제 하나의 이미지로 감동하게 해줄 포스터를 기대합니다. 예를들어 배우의 얼굴이 나오는 포스터인 영화 <관상>의 포스터는 제목과 일치하는 관상을 보여주는 깔끔한 포스터로 입소문을 타면서 초반 흥행이 높았습니다. 내용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포스터에서 받은 강한 인상이 사람들을 끌어들인 겁니다. 

여기서 오늘 포스트의 제목이 나왔습니다. "단 한 장에 담긴 이야기"는 영화 포스터 한 장만으로 영화를 얼마나 집약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함축적이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리즘 포스터 디자인이 사람을 얼마나 감동하게 하고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지, 그 대표적인 포스터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아래 포스터 디자인은 스페인 디자인 회사 아티포(http://atipo.es)에서 그래픽 스튜디오 민케(Minke)의 ‘종이 갤러리’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포스터입니다. 심플한 디자인의 포스터는 많이 봐왔습니다. 앞서 소개한 <2탄 : Less is More> 글에서도 많이 보았지요. 하지만 아티포의 포스터는 좀 다릅니다. 

타이포그래피나 그래픽이 아닌 이렇게나 소박한 준비물인 종이만으로도 이러한 표현이 가능할 수 있다니! 영화에 담긴 핵심을 종이의 질감과 모양, 색상만을 가지고 미니멀리즘 영화 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미니멀리즘의 위대한 점은 최소한의 장치와 절제된 표현만으로 그 안에 담긴 철학과 이야기를 표현한다는 점입니다. 미니멀리즘이 적용된 포스터가 아래 영화들의 상징을 어떻게 보여주는지, 이 포스터가 표현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보시면 더 재미있게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Atipo Crafts Minimalist Movie Posters Using Colored Paper Cards>

출처 : behance




curious cosmic blue planet by antalis as 'jaws'

죠스, 1975



flora camoscio by inapa as 'fahrenheit 451'

화씨 451, 1966



kaschmir true cloth by gmund as 'dracula'

드라큐라, 1931



savanna limbs by gmund as 'the bridge on the river kwai'

콰이강의 다리, 1957



New Ecology Ultra White by Lakepaper as 'Rear Window'

이창, 1954



Munken polar by antalis as 'psicosis'

싸이코, 1998



Tintoretto by Fedrigoni as 'Smoke'

스모크, 1995



gmund 3 flow by gmund as 'bonnie and clyde'

보니앤클라이드(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1967



chromolux metallic gold by torraspapel as 'the man who would be king'

왕이 되려던 사나이, 1975



keaykolour original biscuit by antalis as 'edward scissorhands'

가위손, 1990



the kiss button rot by lake paper as 'battleship potekin'

전함 포템킨, 1925



colorplan china white by GF smith as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2008



colorplan stone & bright red by GF smith as 'alien'

에일리언, 1979



Curious SKIN Absynthe & Keaykour recreate Sandy Beige by Antalis as 'Frankenstein'

프랑켄슈타인, 1931



Pop Set Black Black by Union Papelera & Heaven 42 by Torraspapel-Scheufelen as 'Guess Who’s Coming to Dinner'

초대받지 않은 손님, 1967




Papers for Characters from atipo on Vimeo.



포스터를 보면서 "이 포스터가 담고 있는 내용이 이거였구나", "영화 속의 '그 요소'를 포스터로 표현한 거였구나"를 찾으셨나요? 굉장히 직관적이고 쉽지 않으신가요? 종이와 컬러를 통한 표현만으로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게 재밌지 않으신가요?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 모르고 넘어가 실수도 있지만, 위의 영화들은 오래전부터 사랑을 받은 혹은 영화사에서 꽤 유명한 영화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혹시 안 보신 영화가 있다면 보시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이미지 출처 

민케 (Minke) : http://www.minke.es/galeria/galeriapapeles

아티포(Atipo) : http://atipo.es

behance : https://www.behanc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