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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상인 하루하루

서울 사는 지방출신자 눈물 나게 만든 트위터 멘션


아이폰 구입 이후로 트위터를 자주 합니다. 그냥 유명인물들을 구독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좋고, 누군가 알려주는 이런저런 시사 보도 뉴스 링크도 재미있습니다.

트위터를 하면서 친구도 많이 늘었습니다. 그냥 몰래 구독하면 아무도 모르지만, 누군가 던진 혼잣말에 멘션을 던진 것이 인연이 되어 친구가 된 경우도 많습니다. 그 중에는 내가 구독한 두 사람이 알고보니 애인 사이였고,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을 구독했는데 알고보니 대학교 후배였던 재미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제 트친들의 공통점이 대부분 고향이 같거나, 같은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지방출신자가 많다는 것인데요. 동병상련의 정이라고 하나요? 그들이 날리는 멘션을 보면 저 같은 사람이 쉽게 눈치챌 수 있는 타향살이의 고달픔, 고향에 대한 그리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납니다.

얼마 전 모 인터넷 카페를 통해 원룸을 알아본 적이 있는데요. 코딱지만한 평수에 몇 천 만원을 호가하는 것을 보고 흥분한 나머지 분노의 트위터를 날린 적이 있답니다.

2tomo 대구 내 방보다 작은 원룸이 전세 4,000. 대구에서 천 만원만 보태면 조그만 아파트도 살 수 있는 돈이다!!

그랬더니 바로 멘션이 날라오더군요.

@2tomo 그러게나 말입니다..ㅠ.ㅠ


한 10년 전쯤에 한창 IT벤처붐이 일 때 이런 말이 있었죠. “이제 더 이상 서울 올라올 필요 없다. 전산망이 연결돼서 서울에서 하는 일을 지방에서도 할 수 있고 지방도 발전할 거다” 10년이 지난 후.. 지방 발전은 개뿔.. 오히려 서울 올라오는 사람들 더 늘었습니다. 학교 졸업하면 서울로 서울로. 경기권까지 서울과 연결되어 있는 것을 감안하면, 범 서울권에 사는 인구는 2,000만이 넘죠. 우리나라 인구 절반이 서울에 몰려있는 셈입니다.

이유야 간단하죠. 일거리도 많고, 직종도 다양하고. 제가 하는 일만 하더라도 지방에서는 찾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 저처럼 사회생활을 서울에서 시작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죠. 살인적인 집값, 부가적인 생활비, 줄어드는 저축액. 이런 것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그래도 서울로 와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늘어나는 것은 타향살이의 외로움이지요. 원룸을 알아보고 속이 상해 트친님이 보내준 멘션을 다시 한 번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예전에 그 분이 무심코 남긴 구절이 너무 와 닿았거든요. 같은 타향살이 처지였기 때문에 내 맘을 아시는지, “힘든 하루였군요” 라는 멘트와 함께 바로 보내주시더라구요. 그 내용을 옮겨봅니다.


서울살이 몇 핸가요
언제 어디서 왜 여기 왔는지 기억하나요
언제 어디서 무슨 일 있었는지 마음에 담고 살아가나요
얻어갈 것이 많아 찾아왔던 여기
잃어만 간단 생각에 잠 못 드는 우리
당신과 내가 만나고 헤어지는 동안 서울살이 늘어갑니다

-뮤지컬 ‘빨래’ 가사 중




이 글 읽고 눈물 한번 찔끔 흘리고, 저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저 말고도 공감하시는 분들 많이 있겠죠? 얻어갈 것이 많아 찾아왔던 여기, 당신과 내가 만나고 헤어지는 동안 서울살이 늘어만 가네요. 그래요, 어쩌겠어요? 그러면서 서울사람 되어가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