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이 홍대에 있어 좋은 점은
점심 시간에 맛집 탐방을 하고, 갤러리를 순방하고, 집에 가는 길에 멋진 카페에서 차도 한 잔 마시고...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은 별로 그렇지 못합니다.
음식값은 너무 비싸고, 가뜩이나 식사 속도가 느려 터졌는데 음식 기다리느라 2, 30분만에 점심을 드링킹해야 하고, 금요일에는 홍대로 밀려 들어오는 사람들을 비집고 어서 집으로 가야 한다는 일념으로 맹렬히 전철이나 버스를 타러 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제가 좋아라 하는 상상마당 갤러리는 점심시간이 끝난 1시부터 오픈을 합디다. 흥!
저녁엔 집에 가야지요.
사실, 누구에게나 개방된 장소니 비밀의 장소는 아니지만 그래도 혼자 '비밀의 장소'라 부르는 곳이 있어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하지만 역시 저만의 비밀이다보니, 어디인지는 말씀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 아래 포스트에 힌트가 있으니 찾아 보세요.
1층의 모습입니다. 텅 빈 저것이 무엇이냐, 바로 전시를 준비 중인 벽입니다. 이 날 1층을 어슬렁거리고 있는 저에게 멋진 두 남성과 한 여성분이 다가와 여기서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더군요. 잠깐 고민을 하다 뭐 촬영한다고 벽이 닳는 것도 아니고 제 소유도 아니기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촬영을 끝내고 제게 감사하다며 인사를 하더군요. 친절한 저는 알았다며 멋진 분들에게 역시 고개를 끄덕여 주었습니다.
입구 옆에는 무료로 가져갈 수 있는 각종 리플렛과 브로셔, 책자 등이 있습니다. 욕심쟁이인 저는 갈 때마다 새로운 리플렛과 책자를 마구 챙겨 옵니다. 물론 딱 한 장 씩만요. 진짜로.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저 안쪽에 나무와 연두색 벽이 보이시나요? 그곳으로 들어가면!
짜잔! 이런 오아시스같은 아늑한 장소가 나옵니다. 이 곳에는
이런 곳도 있고,
이런 것도 있고(이 날은 아마 맥주도 제공됐던 거 같은데 다음에 가니 사라졌더군뇨)
이런 데도 있으며,
요런 곳도 있는데 책을 고르는지 바지를 추켜올리는지 모를 여인도 간혹 있을 수 있습니다.
라벨이 붙어 있지 않는 책은 무료로 가져올 수 있는데요. 자신이 사용한 컵만 다음 사람을 위해 깨끗하게 씻어 놓는다면, 커피며 차도 공짜로 마실 수 있습니다.
저기 있는 책들을 가지고 여유롭게 테이블에 앉아 게걸스럽게 책장을 넘깁니다. 점심 시간은 짧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장소가 있음을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저는 이 날 깜빡 잊고 정말로 깜빡 잊고...
홍대에서 열리는 행사의 리플렛들을 모아 봤습니다.
더 이상 쌓을 장소가 없어 다락에 넣어 놓은 책을 꺼내고 싶도록 만드는 와우 책시장. 좀 더 시원해지면 저도 와우 책시장에서 책팔이로 나서 볼까 합니다.
2층으로 올라갑니다. 평소에는 잘 올라가지 않는 장소인데요. 입주 작가 작업실이 있습니다. 뭔가 엄숙한 분위기인 것 같아 함부러 돌아다니기 어려운 포스입니다.
3층에는 옥상공원이 있습니다. 훌라우프도 걸려 있네요. 하지만 저는 평소는 물론 점심 시간에도 운동같은 건 하지 않습니다.
3층 한켠에는 이 곳만의 특별한 장소가 있는데요. 바로
옥상공방입니다. 옥상공방이라니 정체가 궁금하시죠?
각종 공구가 준비되어 있는 곳인데요. 6월 30일까지는 금요일과 토요일 수리할 물건을 들고와 수리할 수 있었는데요.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네요(무책임...한 걸까요 저?)
주의하실 점
월요일에 덜컹 방문하시면 닫힌 문 앞에 서서 쓴 맛을 보게 되실 꺼구요.
너무 많은 분들이 찾아 오셔도 안됩니다. 왜냐구요? 저만의 비밀의 장소니까요 ㅠ ㅠ
이 것으로 저만의 홍대의 비밀 장소 소개를 마무리합니다.
점심 시간엔 자주 오시진 않겠죠?
참, 혼자 보기 아까운 책은 여기에 기증하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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