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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욱 시와 닮았어요~ 일본문학 ‘하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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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팡’이라는 시를 시작으로 연일 화제가 된 하상욱 씨. 이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 같은데요. SNS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몇 자 안 되는 문장 속에 적절한 위트와 감성이 녹아 있어 더 인기를 끄는 듯합니다.
140자에 모든 것을 담아내야 하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가 등장하면서 최근에는 이런 형태의 문학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단테, 세익스피어, 조앤 롤링 등의 작품을 140자 이내의 글자로 된 20개 문장으로 압축한 ‘트위터러처’(Twitter와 문학을 뜻하는 Literature의 합성어)도 등장했으며, 이와 동시에 최근에는 고전 문학이 새롭게 주목 받고 있기도 합니다. 바로 일본의 ‘하이쿠’가 그것이죠.

 

 

17음에 모든 것을 담는다, 일본 시 하이쿠(俳句)

 

하이쿠는 일본 정형 시 일종으로, 하이쿠를 쓰는 사람들은 먼 길을 여행하고 방랑하며 한 줄의 시를 썼습니다. 각 행은 5, 7, 5음으로 모두 17행으로 이뤄지는데요. 한 줄에 모든 내용이 포함돼 있어 시라고도 말할 수 없을 것 같지만, 한 줄에는 여느 시와 비교할 수 없는 재치와 해학이 담겨 있습니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번개를 보면서도
삶이 한 순간인 걸 모르다니!


(마츠오 바쇼)

 

하이쿠는 일반적으로 계절을 나타내는 단어인 ‘키고’와 구의 매듭을 짓는 말, ‘키레지’를 반드시 포함하는데요. 길에서 마주치는 풍경이나 벼룩, 혹은 허수아비 등 자연을 소재로 쓴 시가 많습니다. 키고가 반드시 포함되기 때문에, 하이쿠는 특정 계절을 환기시킴과 동시에 그 안에 포함된 계절감과 미의식을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하는데요. 따라서 마음 속에 풍경을 크게 펼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요.

 

몸무게를 달아 보니
65 킬로그램
먼지의 무게가 이 만큼이라니!


(호사이)

 


촌철살인, SNS로 재탄생한 하이쿠

 

일본 내에서 하이쿠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전문 월간지 8개, 동인지 800개, 애호가 천만 명이라는 숫자가 하이쿠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죠. 하지만 해외에서의 인기도 이에 못지 않은데요. 하이쿠와 트위터를 접목시킨 트와이쿠(Twitter + Haiku)가 등장하는가 하면, 해외 누리꾼들에게는 ‘일본의 국민 시’로 소개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해외에서는 일본어가 아닌, 영어 등 다른 언어에 의한 3행시도 하이쿠라고 하여 다양한 언어로 하이쿠가 쓰이고 있습니다. 벨기에 총리를 지내기도 한 헤르만 판 롬파워는 평소 개인 블로그에 하나씩 올려놓은 습작들을 모아 네덜란드어, 영어, 불어, 라틴어 등 다양한 언어의 시집으로 출판하기도 했지요.

 

성겨지고 민숭민숭해져
당신은 이제 숲을 관통해 볼 수 있게 되었네
봄이 있는 그곳을


(헤르만 판 롬파워)

  

그렇다면 SNS 시대에 하이쿠가 사랑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문학이 어렵고 딱딱한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쉽게 공유할 수 있었다는 것이 크게 어필한 듯합니다.
다음으로는 짧고 간결하지만, 그 안에 모든 내용을 포함하는 ‘함축성’에 있습니다. 140자 안에 문학의 맛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내용을 축약하는 과정에서 강조, 과장, 은유, 유머, 풍자 등 다양한 문학적 표현이 활용한 것이 또 다른 매력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렇듯 해학과 풍자가 담겨있는 하이쿠. 혹자는 단지 ‘짧다’는 이유로 하이쿠라고 볼 수 없다고 말을 하기도 하지만, 문학의 저변을 확대하고 ‘소통의 문학’을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큰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일본 하이쿠 시인의 하이쿠 한 구절과, 이를 각색한 시 한 편을 보여드릴게요. 오늘도 기분 좋은 월요일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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