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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상인 하루하루

작지만 매력적인 도시, 룩셈부르크 여행기

룩, 룩, 룩셈부르크

아, 아, 아르헨티나


여러분은 룩셈부르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으신가요? 제가 룩셈부르크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노래가사 속의 그것이 전부였는데요, 룩셈부르크는 국가 자체는 작지만 꽤 매력적인 도시예요. 인구 수도 50만 명 정도에 불과하고, 인지도가 그렇게 높은 편도 아니지만 GDP가 세계 1위일 정도로 경제적으로 탄탄하고 깔끔한 도시이지요. 이러한 이유로, 생각지도 못했던 룩셈부르크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시내로 가는 길의 첫만남, 방공호

 

 

(좌) 방공호 / (우) 방공호 쪽에서 바라본 모습


룩셈부르크에는 유난히 높은 성벽이 많은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공습을 피하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숙소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도 방공호가 있었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공습을 피하기 위해 쌓아 놓은 성벽인데, 시내를 바라다보면 경치가 그렇게 예쁠 수가 없더라고요. 하하



다시 길을 내려와, 목적지였던 보크포대로 향했습니다. 집들이 하나같이 블록 같이 생겼더라고요. 국화가 장미라더니, 곳곳에 장미가 심어진 모습도 많이 보였습니다.



한참을 걷다 보니 허기가 지기 시작합니다. 숙소에서 보크포대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린다고 했던 것 같은데, 사진 찍고 구경하느라 중간에 자주 멈추기도 했고, 길도 헤매느라 실제 소요된 것은 그 이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목적지였던 보크포대도 눈앞에 보이는 듯하고, 마침 식당이 눈에 보이기도 해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보크의 포대

 


자고로 룩셈부르크에 왔으면 보크의 포대는 한 번 들러봐야죠. 늦은 점심을 먹고 부랴부랴 올라온 이곳.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인 보크포대는 룩셈부르크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입니다. 왼쪽으로는 벨기에, 오른쪽으로는 독일, 그리고 아래쪽으로는 프랑스로 둘러 싸인만큼 각종 침략에 대비하기 위하여 설치한 곳인데, 포대 중 가장 길이가 긴 곳으로 약 25km에 이른다고 합니다.


 

 

보크의 포대에서 보이는 풍경들

 

보크의 포대는 963년 지그프리드 백작이 보크곶에 성벽을 쌓은 것이 시초가 되는데, 그 후 사람들이 한두 명씩 모여 살게 되면서 마을을 형성하고, 본격적인 정착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고 해요. 한때는 주위 여러 나라들이 전략적 요충지로 차지하려 했던 곳이기도 한데, 이 때문에 성벽은 더욱 단단해지고 견고해졌습니다.


보크의 포대 내부


1867년 런던 조약 후에 주변 국가들은 룩셈부르크를 중립국으로 인정했는데 군대가 해산되고 나서야 성벽의 90%는 파괴되고, 견고했던 포대는 개방되어 지금 우리가 이렇게 가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룩셈부르크의 시가지, 기욤2세광장과 아름광장

 

기욤2세광장


보크포대에서 조금 나와 걷다 보면 기욤2세광장에 도착합니다. 기욤은 윌리엄(Willam)의 불어식 표기예요. 네덜란드의 왕이자 룩셈부르크 대공이기도 했던 기욤2세를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 만든 광장으로, 그는 룩셈부르크의 자치권과 정부독립권을 가져다 준 인물입니다.


룩셈부르크 노트르담 대성당


광장 주위를 걷다 보면 나오는 노트르담 대성당이 보여요. 이곳에서 국가적 행사가 열리기도 하고 대공가의 결혼식이 진행되기도 하는데요, 건축(1600년대) 당시 유행하던 바로크 양식이 아닌, 후기 고딕 양식으로 간결하게 지어진 것이 특징입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을 나와 아돌프다리 쪽으로 걷다 보면 뾰족한 탑이 하나 보입니다. 이곳은 1914년부터 각종 전쟁에 참전되었다가 희생된 병사들을 기리는 곳인데요, 알고 보니 룩셈부르크는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 우호적인 국가로 다른 베네룩스 국가들과 함께 우리나라의 입장을 계속 지지해왔다고도 합니다. 이러한 연유로 우리나라 6.25 전쟁에 참전하기도 했다네요.



왕실에 납품했던 초콜릿, OBERWEIS


참전기념관 옆 아돌프 다리를 가보려고 했는데, 아돌프다리는 방문 당시 공사중이었습니다. 마침 출출하기도 해서 아름광장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아름광장 주변에는 각종 식당과 디저트 가게, 그리고 어마어마한 쇼핑센터들이 즐비하게 있습니다. 평생 한 번 가져볼까 말까 한(?) 명품들을 파는 가게들도 꽤 많더라고요.



 



아름광장의 수많은 쇼핑몰과 가게들을 지나 찾아간 곳은 OBERWEIS입니다. 보통 초콜릿 하면 벨기에가 유명하다고 하지만 룩셈부르크도 벨기에 못지 않게 초콜릿으로 유명하다고 하죠. 특히 OBERWEIS는 룩셈부르크 왕실에 초콜릿을 납품하던 곳으로, 뛰어난 맛을 자랑합니다.

 


먹고 또 걷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8시가 훌쩍 지나고, 이곳의 가게들은 문을 닫기 시작하네요. 숙소로 가는 버스를 타야 했기 때문에 중앙역이 있는 신시가지쪽으로 또 한참을 걸었습니다. 이렇게 룩셈부르크에서의 하루가 저물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매력을 자랑하는 룩셈부르크, 혹 유럽 여행 계획이 있다면 룩셈부르크에 한 번 들러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아마 절대로 후회하지는 않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