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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상인 하루하루

[파리 여행] 이상했다. 내가 파리에 있다니 (1)




들으면 파리 생각나는 ost

(출처 : www.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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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젤에서 파리로 가는 테제베(TGV)를 탔다. 자줏빛 내부가 무척 예쁘고 상큼했던 기억이 난다.

옆자리 외쿡 언니가 개(작은 강아지 아님)를 데리고 타서 조금 놀랐지만

강하게 생긴 것과 다르게 짖지도 않고 조용히 함께 했다.



<14번 노선이 마치 우리나라 5호선 같은 느낌이 들어 웃겨서 찍은 사진>


파리 북역(Gare du Nord)에 도착해 꺄르네(carnet)를 구매해 숙소로 이동했다.


북역에 도착했을 당시, 소매치기에 대한 걱정과 

새로운 도시에 도착했다는 설렘 때문에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유동 인구가 많아 굉장히 북적거렸고 눈뜨고 코 베일듯한 느낌이 들었다.

북역에서 메트로를 타러 가는 중에 내가 타야 할 노선을 어디에서 타야 할지 몰라서 조금 헤맸고, 

예쁜 언니들에게 도움을 청해 승강장을 찾아갈 수 있었다.



*carnet(꺄르네/까르네)

지하철과 버스를 탈 수 있는 승차권 10장 묶음으로 낱장으로 10장을 살 때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10장을 다 쓰지 않으면 돈이 아까우니까 잘 계산해가면서 구매할 것.

프랑스는 아직 우리가 사용했던 옛날 승차권처럼 종이에 마그네틱이 있는 승차권을 사용하는데,

그 승차권은 동전이랑 함께 두면 사용이 안 될 때가 있으니 꼭 따로 보관할 것.

사용하지 않았는데 인식이 안되는 승차권은 매표소 직원에게 가서 얘기하면 

사용을 했는지 안 했는지 확인하고 새것으로 교체해준다. (자주 있는 일인 듯)


*나비고라고 교통카드도 있다. 일주일, 한 달 용으로 충전해서 사용한다. 

일주일 용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데, 나는 수요일에 도착해서 나비고를 쓰지 않고 까르네를 구매했다. 




숙소에 도착해서 조금 쉬고, 숙소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나갔다.

먼저 파리에 도착했던 분이 좋은 곳을 찾았다고 했다. 목적지를 찾아가던 중에 멀리 에펠탑이 보였다.


이상했다. 내가 파리에 있다니.

에펠탑을 보고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여행하는 내내 일기를 썼었는데, 이날은 일기에 마치 아이맥스로 파리를 보는 기분이라고 쓰여있었다.

그리고 멀리 있는 에펠탑을 보고도 파리 같지 않게 느껴지던 기분이 길을 걸어갈수록 달라졌다.




 


걸으면 걸을 수록 생소한 거리와 조용한 노천 카페들.

내가 상상한 파리였다.




그리고 노트르담 대 성당(Cathédrale Notre-Dame de Paris)을 지나갔다.

말로 듣고, 사진으로만 봤던 노트르담 드 파리! 

낮에 보자!



하지만 왔으니까



우왕! 

노트르담 드 파리에 왔다!

<인증샷, 2014.10.15>




건너편으로 다리를 건너서 도착한 곳은 인적이 드물고

강 건너에 노트르담 대성당 윗 부분이 보이는 강가였다.


센 강! (Seine River)

영화에서 보던 센 강을 바로 눈앞에 두고 있었다.

파리도 센 강 덕분에 운치 있고 좀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 같았다.


센 강은 생각보다 정말 작았다. 한강에 비하면 아기 같은 느낌.

폭이 좁아서 건너편 사람도 보이는 그런 강이었다. 

새삼 한강이 정말 큰 강이라는 걸 깨달았다.




"도시에는 강이 있어야지." 라고 생각하며, 한강에서 놀기 좋아하는 사람인데

파리에 오자마자 이렇게 한강치맥을 하듯 센강에서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할 줄이야.



그리고 다음날은 루브르 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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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vre Museum



지하쪽 입구에 '다빈치코드'에서 나왔던 거꾸로된 피라미드가 있었다.




가운데에 제가 있습니다.


루브르는 굉장히 넓었고, 한국어 가이드 북은 없었다. 

보통 자국어와 영문 표기를 함께 하는데 루브르엔 그 흔한 영어도 없음^^

(외국어 안내책자 있으나 한국어는 없다는 이야기)


오직 프랑스어

Only French


그래서 관람하는 동안 조금 외로웠다.

이 문제도 그렇고 파리에서는 여행 내내 

이방인 느낌이 많이 들어서 외로웠던 게 기억난다.

이방인이 맞다. 하지만 여행자가 아닌 단순 '이방인' 느낌이었다.



작품이야 너무 많아서 셀 수 없고, 기억에 남는 것들 몇 가지



화려해서 눈이 돌아갔던 나폴레옹 아파트

사모트라케의 니케와 밀로의 비너스

개인적으로는 니케를 보는데 바람이 부는 것 같았다.

조각이 저렇게 섬세할 수 있다니요.




그리고 유럽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다니면서 부러웠던 것 두 가지가 있는데

영국의 무료 미술관밝고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특히 후자가 그랬는데, 환한 조명 아래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 앞 의자에 앉아서 작품을 계속 바라본다던가

작품 앞에서 따라 그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거였다. 

(불가능한 곳도 물론 있음)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대체로 우리나라에서는 서서 관람을 하고, 보고 나면 지쳐서 나가는 느낌이었는데

여기서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 앞에 계속 앉아서 볼 수 있고, 명화를 묘사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얼마 전 한 미술관을 다녀왔는데, 거기서도 마찬가지.

어두컴컴한 조명에 색상 구분도 잘 되지 않고, 그 넓은 가운데 공간은 텅 비어있음.


이런 게 조금 아쉽다. 물론 우리나라도 전시회장 안에 의자가 있는 곳들도 있는데,

모든 곳이 그렇다 / 그렇지 않다가 아니라 자유로운 분위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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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나리자>


<모나리자>는 관심 밖이어서 안 보고 지나가도 괜찮았는데,

관람하다 보니 모나리자가 있는 방에 가게 되었다.




듣던데로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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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에서 보고 싶었던 작품이 있었다.

그 작품을 찾으러 해당 시대의 그 작가 작품이 있는 전시실을 찾았는데 아무 데도 없었다.

넓고, 길도 어려운데 알고 보니 모나리자 뒤에 유명한 작품들 전시실이 따로 있었고 거기에 있었다.



내가 보고싶었던 작품은 앵그르의 <대 오달리스크>였다.


<그랑드 오달리스크 / La Grande Odalisque>


작품이 그려진 당시에는 비난을 받았던 작품이다.

사실적인 배경과 달리 그림 속 대상의 현실감 떨어지는 체형과 포즈때문이었다.


이상하게 긴 허리, 뼈와 근육이 없는 것 같은 등, 풍만한 엉덩이 등의 자세가 비현실적이라는 것.

하지만 이런 비현실적인 포즈는 작가 앵그르의 '여성의 이상적인 미'를 표현하기 위한 장치였고, 

후에 앵그르의 스타일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앵그르만의 화풍으로 인정하게 됐다.

비난을 받았던 작품이 여인의 이상적인 미를 가장 잘 표현하는 작품으로 바뀐 것이다.


앵그르 그림에는 '샘'과 '터키목욕탕'이 유명하지 싶다.

'샘'은 오르세에서 '터키목욕탕'은 루브르에서 볼 수 있었다.

(샘도 루브르에 있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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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관람을 끝내고, 센강에서 바토무슈를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갔다.



와 에펠탑이다.




8시? 9시부터인가?

에펠탑에 정각마다 반짝이는 조명이 켜지는데,

생각했을 때는 좀 우아하게 반짝이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까 조금 정신없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엔 비가왔다. 비가와서 운치있고 나름 기분이 좋았다.

많이 추웠는데 외부에 계속 서있었다. 놓칠 수가 있어야지.




그리고 맑은 날, 다시 바토무슈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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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순 + 의식의 흐름대로 쓰여진 파리 여행 후기입니다.

다음 편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