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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생각 한모금

하치이야기를 통해 본 스토리텔링의 힘

블로그의 기본이 되는 것이 '스토리텔링'인데요.
이는 개인블로그는 물론, 기업블로그, 정부블로그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김치를 만들어 파는 식품기업이 있다고 칩시다. 김치라는 상품 자체로는 아직 알몸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김치는 '어디어디의 고추로 만든 고춧가루로 만들어졌다' '이 김치는 어느어느 고장에서
김치로 유명한 어느 종갓집의 기술을 들여왔다' 등등의 사연이라는 옷이 입혀집니다.
그렇게 스토리텔링 됨으로써 상품에 대한 매력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즉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스토리텔링 작업에 꼭 들어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토리텔링이 가장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관광산업인데요, 특히 저는 일본의 경우가
거의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죠.



도쿄 시부야역에 가면 충견 하치 동상이 있답니다. 아마 도쿄를 처음 찾는 한국인들은 거의 대부분
이 하치동상을 보러갈 겁니다. 관광안내 책자에 빠지지 않고 실려 있거든요.
저는 처음 하치동상을 찾으러 갔을 때 한참을 헤맸는데요. 가이드북에 실릴 정도면 좀 더 눈에
잘 띄어 금방 찾을 줄 알았는데, 무려 10분이나 헤맸답니다.
그러다 겨우겨우 근처 경찰관에게 물어서 찾은 하치동상은..... 정말 별거 없더군요.
조금만 강아지 동상에 '하치공(公)'이라고 써있고 근처에 벤치 한 두개...
충격을 넘어 실망스럽더군요. 겨우 이런 볼품 없는 동상보려고 10분이나 헤맨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겉으로 보면 정말 볼품없는 이 동상은 '스토리'라는 보이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는 겁니다.
우에노역에서 주인이 죽은 후에도 매일 마중을 나왔던 충견 하치의 이야기.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이런 슬픈 사연 때문에 도쿄를 찾는 수백만명의 관광객들은 하치를 보러
시부야역으로 옵니다. 





이런 볼품없는 관광명소(?)는 일본 전역에 널려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텔링이 너무나
매력적이기에 사람들은 과연 어떤 곳일까 싶은 환상을 품게 되고, 결국은 찾아가게 되어 있죠.

이런 스토리텔링은 관광업종은 물론 모든 면에 있어 적용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 운영에서도 마찬가지구요.
그 중에서도 가장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곳이 지자체 블로그라고 생각합니다.
지자체 블로그를 보다보면 정말 멋진 포스팅을 해둔 곳이 있는 반면, 행사 소식이나 공문홍보로만 가득찬 블로그도
있습니다. 이런 곳은 블로그나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해가 없이 그저 블로그가 인기를 끌고, 소셜미디어가
인기가 끈다고 하니 유행에 편승해 나도 해보자라는 식으로 생각 없이 뛰어든 사례라 할 수 있죠.
같은 행사나 보도자료라 하더라도 어떤 옷을 입혀 포장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인데 말이죠.

최근의 감성경영이 인기를 끈다고 하지요. 다 좋습니다.
하지만 감성경영의 본질은 감동이고, 감동을 이끌어내는 힘은 사소함을 소중함으로
이끌어내는 스토리에 있습니다. 블로그 관련 업종 종사자는 물론, 홍보나 마케팅에 관여된 모든
사람들이 이 점을 명심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