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상상 블로그 라이프

윤디자인, 엉뚱상상의 추계 체육대회가 있던 날

뚱상인 하루하루

머리 쓰는 사람들의 몸 쓰는 이야기

 

Yoon Design, 엉뚱상상의 추계체육대회

 

급하게 찾아온 이틀간의 늦가을 추위가 누그러졌다. 오늘 만큼은 머리 쓰는 일을 자제하고 제대로 몸 좀 써보라는 하늘의 게시인가 보다.

지난 10월 19일, 윤디자인연구소와 엉뚱상상의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 달 전부터 준비해온 추계 체육대회,

 

윤디자인 건물 만큼이나 베일에 쌓여져 있던 그들이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다.


 


반나절만 허락된 나들이를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했다. 일을 미루거나 대신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후에 마쳐야 할 일까지 오전중에 모두 소화해야 했다. 그래서 다른 날보다 더 분주한 아침을 맞이했다.

오전 내내 사무실 안에서는 바쁜 키보드 소리와 한 숨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하지만 점심을 함께 먹고 나서는 다들 여유 있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흔히 볼 수 없는 그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이렇게 우리들은 운동장으로 향했다.

Red, Gray, Blue, Black의 6가지 놀이

가까운 안양천 운동장에 모였다. 멀리서도 각 팀의 색이 눈에 들어왔다. 팀마다 다른 색의 옷으로 서로를 구분하기로 했다. 드디어 협동을 필요로 하는 여섯 가지 게임이 호각 소리와 함께 시작되었다.

 



하나. 날아라 고무신

첫 번째 경기는 고무신 날리기. 보통은 멀리 날리기로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선을 그어놓고 그 선에 가장 가깝게 차내는 것이다. 일명 벽치기라고 하던 동전 던지기 게임을 고무신으로 한다고 생각하면 쉬울 거다. 힘이 너무 세도 안되고 너무 약해도 안된다. 가장 중요한 건 조준과 힘 조절. 그런데 이 게임, 너무 쉽게 한단 생각이 들었다.

네 팀 중 세 팀이 줄 위에 고무신을 올려 놓았고, 심지어 같은 팀에서 두 번이나 상대방의 말을 고무신으로 차 내는 신공을 펼쳤다. 대단한 내공을 가진 스나이퍼들이 너무 많다. 앞으로의 회사 생활에서도 몸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둘. 넘지 못하는 체격의 차이, 줄다리기

체격의 차이는 힘의 차이로, 힘의 차이는 승패를 결정했다. Red와 Blue가 한 팀을 이루고 Gray와 Black이 다른 한 팀을 이루었다.

이 두 팀의 운명은 그들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 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어느 팀이 이겼을까? 사진으로는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왼쪽에 자리 잡은 Red & Blue 연합팀이 3판 2승제 줄다리기 경기에서 2승을 거두며 승리를 차지했다. 패자는 말이 없는 법.

줄다리기 경기에서는 Red & Blue 팀이 더 협동력이 좋았다. 팀원이 힘을 모아 동시에 줄을 잡아 끌어야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건 모두 아는 상식이니까.  모두 온 힘을 다해서 줄을 당기는 바람에 지금쯤 온몸이 뻐근할 거다. 이겼든 졌든 말이다.

줄다리기도 끝나고 잠시 쉬어 갈까? 벌써 힘을 다 써버린 것처럼 축 쳐졌다. 맥주로 다시 힘을 불어 넣고 있는 지금은 2012년도 신입사원들의 장기자랑 시간. 다음에 있을 경기를 위해 힘을 보충하는 시간이자 즐거움을 주는 시간이다. 윤디자인, 엉뚱상상신입사원들의 장기자랑에도 빠지지 않았던 것은 바로 '강남스타일'. 가수 싸이보다 더 재미있는 강남스타일이 재해석되었다. 아쉽게도 웃느라 사진은 찍지 못했다. 



셋. 남자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축구경기

체육대회라면 어디서든 빠질 수 없는 종목, 축구경기가 이어졌다. 윤디자인에도 축구 마니아가 몇 분 살아 있었다.

축구경기도 줄다리기와 같이 Red & Blue팀과 Gray & Black팀으로 나누어 전후반 각각 15분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전반전 관리팀 유명복 이사님의 멋진 골과 후반에는 양팀이 한 골씩 주고 받으며 예상 외의 접전이 이루어 졌다.

결과는 2 :1로 Red & Blue팀이 승리를 하였다. 어쩌면 이를 계기로 윤디자인에도 아마추어 축구팀이 탄생할지도 모르겠다.



넷. 복병은 바람, 단체 제기차기

축구 경기가 끝나고 숨을 돌리는 사이에 여직원들이 먼저 제기차기 연습에 돌입했다. 하지만 복병이 나타났다. 시간이 갈수록 시원하게 부는 바람이 그것이다. 단체 제기차기의 룰은 팀원들이 둥글게 모여 제기를 한 번씩 주고 받으며 차야 한다는 것. 한 사람이 최대 찰 수 있는 횟수는 2번으로 제한해 두었다. 연습을 끝낸 팀부터 도전을 외쳤다.

우승팀은 Black팀. 2,3,4위를 위해 다시 한 번 각 팀의 대표 두 명이 제기를 차서 그 숫자를 합산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강력한 2등 후보였던 Red팀이 단 세 개밖에 차지 못하여 꼴찌를 했다.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던 Red팀의 조장님은 집합을 부르기도 했다고.



다섯. 하늘까지 뛰어라. 단체 줄넘기

오늘의 하이라이트 경기. 모두 단체 줄넘기 만큼은 질 수 없다는 각오로, 경기 전부터 줄을 확보하여 연습을 한 번이라도 더 하려는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각 팀들은 자기만의 전략을 짜기도 했다. 두 줄로 서서 뛰어야 한다는 둥, 반을 갈라서 양쪽에서 줄을 돌리는 팀원을 보며 뛰는 것이 더 낫다는 둥. 하지만 이런 모든 전략은 통하지 않았다.

열 두 명의 발이 동시에 움직이지 않으면 줄을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하늘 높이 뛰는 것이 중요했던 것이다. 줄넘기 경기, 의외의 팀이 승리를 차지한다. 바로 Gray팀. 그들의 비결은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정직하게 높이 뛰기만 했다는 것. 결코 Gray팀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단순함이 정답일 수도 있다는 것.



 



여섯. 몸 따로 마음 따로, 6인7각

가장 화려해야 하는, 체육대회의 말미를 장식해야 하는 경기는 6인 7각. 하지만 경기는 단 30초만에 끝나 버렸다. 각 팀을 두 개의 조로 나누어 바톤을 이어 받아 달리다 보니 정말 눈 깜빡 할 사이에 승패가 갈렸다. 그 와중에도 몸 개그를 보여 준 Red팀에 박수를 보낸다.


모든 경기가 끝났다. 사장님의 시상식이 이어졌고 자리를 정리하며 2012년 윤디자인연구소의 추계 체육대회는 마무리 되었다. 1등 팀의 주인공은 Blue팀. 하지만 승패를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늘 하루 만은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잊고 함께 즐겼다는 것에 더 즐거워 하는 얼굴들이었다. 이런 환한 얼굴은 1년에 몇 번 보기 힘들겠단 생각이 들더라.



윤디자인, 엉뚱상상 사람들은 항상 모니터를 째려보며 키보드, 마우스와 씨름을 한다. 그들은 형광등 불빛에 의존하여 아이디어를 가시화하는 작업을 한다. 몸을 움직이거나 햇볕을 보는 일이 다른 일에 비해 드물다. 그래서 이들에게 더더욱 필요한 것이 맑은 공기와 탁 트인 공간, 그리고 햇볕이었을 거다. 1년에 한 번 있는 이런 야외 활동이 그들에게는 탈스트레스의 시간이자 함께 일하지 않아 잘 모르는 다른 부서의 직원들과 친해질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반나절 동안의 나들이는 단순한 회사의 일정 중 하나가 아닌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재충전의 시간이 되었던 뜻깊은 자리였다. 마지막으로 사장님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다음엔 잔디 구장으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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