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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생각 한모금

소외된 90%를 위한 착한 디자인의 시대


경제가 발전할수록 세상과 사람들은 더 아름다운 것으로 치장하게 되고, 더 새롭고 독특한 것을 찾게 됩니다. 기업들은 고객들을 유혹하기 위해 더욱 더 매혹적인 디자인을 개발하게 되고, 새롭고 독특한 디자인이 곧 트렌드를 지배하는 세상에서 디자인은 자본주의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소비됩니다.  부유한 나라일수록 모든 영역에서 디자인 수준이 뛰어난 이유가 바로 이것인데요. 디자인이란 마치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사치품처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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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디자인의 흐름을 뒤바꿔 놓은 새로운 디자인과 재활용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디자인이 상위 10%만을 위한 디자인이었다면, 빈곤층, 저개발국가의 국민 등 소외된 90%의 사람들을 위한 또 다른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소외된 자들을 위해 디자인된 제품들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어디서든 안심할 수 있는 식수공급, 라이프 스트로우(Life Straw)


전세계 인구 중 11억 명 이상이 안전한 식수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고, 매년 500만 명 이상이 수인성 질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빈곤 국가들 중 대부분의 나라가 물 관련 질병으로 고생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환경오염으로 인해 오염된 물은 빈곤국가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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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식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글로벌 사회적기업 베스터가드 프란센 그룹(Vestergard Frandsen)은 라이프 스트로우(Life Straw)라는 독특한 빨대를 디자인했습니다. 이 빨대는 먹지 못하는 물을 정화시켜 안전한 식수로 제공해주는데요. 2중 필터가 약 700리터 가량의 물을 정수할 수 있어 하루에 2리터씩, 1년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라이프 스트로우의 필터는 활성 할로겐에 의한 물 안의 세균을 억제하고, 강력한 음이온이 발생해 박테리아 등의 오염물질을 흡수합니다. 라이프 스트로우는 물을 마실 때 미생물과 기생충의 99.9%, 박테리아의 98.2%를 박멸할 수 있습니다.


매년 오염된 물을 마시고 죽어가는 제3세계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제품인데요. 물 부족으로 땅에 고인 더러운 물까지 마시는 이들에게 라이프 스트로우는 어느 곳에서나 안심할 수 있는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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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덴마크 기업가 베스터가드 프란센 그룹은 원래 원단과 섬유를 파는 자재 회사였습니다. 현 CEO 미켈 베스터가드 프란센(Mikkel Vestergaard Frandsen)은 가족 단위로 운영되고 있던 사업을 소규모 사업회사에서 긴급구호 장비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기술 혁신 회사 그룹으로 변신시켰는데요. 그는 20대 때 떠난 아프리카 여행을 통해 각종 질병으로 인해 고통받는 아프리카 빈민들의 삶을 보고 제3세계의 질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그렇게 탄생한 휴대용 정화 장치 라이프 스트로우는 출시와 동시에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혁명적인 제품이 되어 유니세프, 옥스팜 등 세계적인 구호단체들에게 공급되었고, 이들은 최대한 저렴하고 품질이 좋은 제품을 생산해 원가 비중을 낮추고 많은 구호 단체가 부담 없이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내었습니다. 베스터가드 프란센 그룹의 핵심 경영 슬로건은 '목적이 있는 이윤'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품질 혁신과 비지니스 방식의 변화를 추구합니다. 하지만 이윤을 많이 남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이윤이 다시 사회에 선순환 시키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투자합니다.



2. 쉽게 물을 길어 올 수 있는, 큐드럼(Q-Drum)


위의 라이프 스트로우 사례 외에도 제3세계를 위한 제품을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이 부족한 제3세계 사람들은 물을 긷기 위해 수 킬로미터를 매일 걸어야하는데요. 이들을 위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디자이너, 한스 핸드릭스(Hans Handrikse)는 큐드럼(Q-Drum)을 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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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을 먼거리까지 옮겨야하는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에서 큐드럼(Q Drum)의 아이디어는 시작되었습니다. 큐드럼의 독창성은 도너츠의 구멍같이 생긴 세로방향의 수직통로를 통과해서 지나가는 끈을 앞에서 당겨 통을 굴릴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인데요. 큐드럼을 통해 큰 수고 없이 한 번에 더 많은 물을 이동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도 큰 어려움 없이 수 킬로미터의 평평한 지형 위에서 50리터 통을 굴릴 수 있게 했는데요. 특히 어린이들과 여인들이 먼 거리에서 물을 길어와야 하는 노동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주었고, 대신 다른 중요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큐 드럼은 오랜시간동안 지속해온 물 깃는 노동 행위를 놀이와 가깝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큐드럼의 가격을 가능한 저렴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큐드럼이 필요한 사람들은 정작 이를 살 돈이 없고 돈이 있는 사람에게는 필요가 없었습니다. 마케팅과 생산품의 유통이 단지 자선에만 의존했다면 이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제적인 공여자나 비정부기구, 민간 기업에 의한 적절한 자금지원이 있다면, 큐드럼은 제3세계 지역에 있는 미래 세대들의 삶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만들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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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의 환경과 그가 사용하는 도구를 변형시키고 더 나아가 인간 스스로까지도 변형시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오직 소수만이 독점하고 누릴 수 있었던 10%를 위한 디자인의 시대.. 이제는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고 공존할 수 있는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의 시대로 전환되어야 할 시기입니다. 또한 이것이 바로 디자인에 대한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는 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