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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BLOG, SNS

페이스북에 '싫어요' 버튼이 생긴다고? 진실을 파헤쳐보니

페이스북이 서비스를 시작한지도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이 페이스북을 상징하는 것은 바로 '좋아요'입니다. 친구가 올려놓은 게시물에 대해서 호감을 표시할 수 있는 기능으로, 긍정적인 내용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사람이 가진 감정이라는 게 좋은 것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것이 있으면 싫은 것도 있고, 무관심하고 불쾌하고 사랑스럽고... 여러가지 감정이 있죠. 그래서일까요? 많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싫어요' 버튼도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해왔습니다.


 

좋아요 VS 싫어요



하지만 지난 4월 페이스북의 엔지니어 밥 볼드윈(Bob Baldwin)은 미국의 소셜 뉴스 웹사이트인 레딧을 통해 '페이스북은 긍정적인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링크로 들어가 'dislike'를 검색해보세요)'고 이야기해 '싫어요' 버튼은 없을 것이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죠.


그런데 약 4달이 지난 지금, 포털 뉴스란에 페이스북이 '싫어요' 버튼을 추가한다는 소식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ABC 방송사를 비롯한 외신들이 "페이스북이 게시물에 대해 거부감을 표현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 중"이라고 소식을 전해왔다는 것이지요. 거부감을 표현할 수 있는 기능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대부분의 기자들은 그게 '싫어요' 버튼을 의미하는 거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게다가 꽤나 구체적으로 왜 싫은지 7가지 이유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도 전했죠. 


 

싫어요 버튼이 도입된다 전하고 있는 국내 언론사들(출처 / 네이버 검색)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이 떠올랐습니다. ABC 등 외신들이 소식을 전했다고 하는데, 국내 언론 그 어디에서도 원문 소식이나 링크를 찾을 수가 없었거든요. 사실 말이라는 것이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은 만국 공통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 소식을 전하게 될 경우 의미 전달에 더욱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링크를 제공하고 있질 않으니, 아무래도 직접 찾아보는 수 밖에 없었죠.



페이스북 '싫어요' 버튼, 진짜 생기는 걸까?

 

내가 이 구역의 셜록 홈즈야! (출처 / BBC 'Sherlock' 홈페이지)


없는 영어 실력 끌어다 검색하기를 몇 분, 결국 문제의(?) ABC 뉴스 기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Facebook to Let You Say Why You Hide News Feed Posts'라는 제목의 기사였죠. 번역하자면 '페이스북은 당신이 게시물을 숨기는 이유를 말하게 할 예정이다' 정도가 되겠네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기사는 페이스북이 '싫어요' 버튼이 생긴다는 내용은 아닙니다. 기사 맨 첫 문장만 하더라도 'It's not exactly a dislike button…'으로 이 기사가 싫어요 버튼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죠. 그렇다면 무슨 내용일까요?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개별 게시물 위에 마우스 포인터를 올리면 오른쪽 위에 작은 화살표가 하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화살표를 누르면 '보고 싶지 않습니다' 메뉴가 나오죠. 이것은 여러분은 뉴스피드에서 해당 게시물을 감춰버리는 기능입니다. 친구가 연애하는 사진을 올릴 때 주로 사용하게 되는 기능이죠. 그리고 왜 게시물을 숨기는지에 대한 이유를 고를 수 있습니다.


 

빨간 네모 부분이 바로 '보고 싶지 않습니다' (출처 / 페이스북 캡쳐)



'보고 싶지 않습니다'를 누르면 나오는 화면 (출처 / 페이스북 캡쳐)



'싫어요' 버튼이 아니면 도대체 뭐야?


이게 '싫어요' 버튼이랑 다를 게 뭐냐고요? 당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사용자가 기존의 '좋아요' 버튼을 누르면 해당하는 사용자의 친구들에게 그가 좋아하는 게시물이 보여지게 되어 있습니다. 누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공개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번에 페이스북이 새롭게 추가하는 '싫어요' 기능은 누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다른 사용자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의 광고 부분 프로덕트 매니저인 피지 시모(Fidji Simo)는 '우리는 다른 사용자에게 그 신호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We wouldn't use that signal with other users)'라고 밝혔습니다.


 

사라져가는 '싫어요' 버튼의 가능성


결국 페이스북 '싫어요' 버튼은 생기지 않을 모양입니다. 페이스북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입장인 것 같고요. 저도 '싫어요' 버튼이 생기는 것은 별로 좋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얼굴을 마주 하는 것도 아닌 SNS상에서 누군가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장치가 있다는 것은 너무 씁쓸한 이야기입니다. 악플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기능적으로 장려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