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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감정조작 실험 파문, 당신은 오늘도 영향을 받고 있나요?

페이스북 감정조작 실험 파문 당신은 오늘도 영향을 받고 있나요?


얼마 전, 7월 1일, 우리는 충격적인 신문 기사를 접하게 됩니다. 페이스북 감정 조작 실험! 우려하던 바가 현실로 다가오던 7월의 첫째 날, 이 기사를 접하자마자 생각난 것은 영화 매트릭스였습니다.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세계는 어느 아키텍처의 작품이며 그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배경을 가진 영화 매트릭스처럼 우리의 자유의지도 누군가의 의도대로 움직인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기사를 읽던 중에 실소를 자아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연구를 주도했던 애덤 크레이머가 페이스북을 통해 올렸다는 해명 글에서였죠.


애덤 크레이머는 이 연구가 윤리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발표된 논문의 단어 선택 때문에 실험이 뭔가 해로운 것처럼 보인 경향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실험 대상에게 미친 파장이 통계학적으로 포착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 The Wall Street Journal 기사 발췌(http://goo.gl/CjehhE)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전 세계 11억 5천여 명의 사람들이 동의한 것은 서비스의 사용에 대한 약관이지, 실험의 대상이 되어도 괜찮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들은 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까요? 


출처 / Flickr Sean MacEntee (http://goo.gl/z4zREN)


생각의 확장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정말 저를 웃게 만든 것은 바로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하루에도 몇 번씩 접하는 크고 작은 사고들, 방화, 헬기 추락, 비행기 격추, 서울의 지하철 사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뉴스거리들이 과거에는 없었을까요? 뉴스에 나오지 않을 만큼 작은 것이었을까요? 왜 요즘 들어 이런 사건들이 더 많이 대중에게 알려지는 걸까요? 정말 우리는 매스컴과 SNS에 의해 감정을 통제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과거에도 이런 음모론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모두 한 번쯤 의심해보는 선거철 북한의 도발이나 연예인 마약 사건은 '정치인들이 또 무슨 일을 덮으려고 하는구나' 짐작하기도 하잖아요. 


다시 페이스북 이야기로 돌아오면, 기사를 다 읽고 나서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혹시 나도 그 실험의 대상이었을까?' 페이스북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모니터링하는 저와 같은 SNS 운영자들이라면 그들의 감정 실험의 주요 타겟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간 제 뉴스피드에 올라온 소식들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위의 통계는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또 수많은 통제 인자들을 정확히 컨트롤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 뉴스피드를 분류한 결과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시물의 비중은 39%,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시물은 29%, 관심 없는 게시물은 32%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관심 있게 봐야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뉴스의 경우 전체 게시물의 65%가 부정적인 단어를 포함한다는 것, 그리고 친구들의 소식임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이거나 관심 없는 게시물이 전체의 53%를 차지한다는 겁니다. 더이상 페이스북은 친구들의 소식을 받아보기 위한 수단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결론입니다.

하지만 애초에 계획했던 감정의 기복과 뉴스피드의 관계를 밝히는 데는 부족한 통계인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면밀한 관찰과 실험 후에 다시 한 번 결과를 공개하겠습니다. 

출처 / Pixabay (http://goo.gl/fPM736)


제 뉴스피드의 결과 잘 보셨나요? 그럼 이제 여러분의 차례입니다. 여러분의 뉴스피드는 긍정적인 글과 부정적인 글 중 어느 것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나요? 여러분도 한 번 살펴보세요. 여러분의 뉴스피드에는 어떤 종류의 글들이 올라오는지 말이죠. 그리고 조심하세요. 어쩌면 여러분도 감정을 통제 받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끝은 음모론으로 마무리가 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