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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생각 한모금

내가 트위터에서 자살 멘션을 본다면?

전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는 트위터는 단연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이트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니지만 영어권에서는 페이스북과 함께 구글을 위협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이렇듯 트위터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별다른 생각하지 않고도 각양 각색의 사람들과 쉽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이러한 트위터가 우리나라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물론 사용자가 급속히 증가하는 것도 이슈지만, 그 보다는 트위터를 통해 자살 예고를 하고, 실제로 자살한 사건이 발생한 것인데요. 이로 인해 트위터 이용자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트위터 자살, 남의 일이 아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전새계적으로 1억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으며, 왠만한 트위터리안의 경우 1000여명의 팔로우를 보유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압니다. 다시 말해 이번 DJ 트위터 자살 예고 멘션을 나도 볼 수 있다는 뜻이 되는것이죠.

생각해봅니다. 내가 그 DJ의 자살예고 멘션을 봤다면 어떻게 대처했을지를 말이죠. 몇 가지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우선, 당사자에게 위로와 격려의 멘션을 보내는 것이 있을테고,
그 다음에는, 이 사람이 응원을 받을 수 있도록 그 사람의 멘션과 상황을 적극적으로 RT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한 것일까요? 가끔 트위터에 물건 등을 분실해 RT를 요청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과 같을 수는 없는 일!

관계의 진정성을 생각해보자

트위터 전의 사회에서는 우리가 타인의 '자살'이라는 것을 쉽게 접하는 것은 매우 지난한 일이었습니다. 그 만큼 자신의 테두리 안에서 제한적인(상대적인 의미에서) 삶을 살아왔는데요. 트위터라는 전세계를 아우르는 매개체가 등장함으로써, 언제든 '자살 멘션'을 접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죠. 

하지만, 트위터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단순함'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트위터를 통해 형성된 '관계' 역시 매우 가벼울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네이트온 등의 메신저가 주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되던 불과 얼마전을 생각해보면, 메신저는 상대방의 최소한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관계를 유지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트위터는 상대방의 메션을 궂이 대답하지 않아도 가볍게 넘어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상대방도 크게 개이치 않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어제 트위터를 이용하지 않는 친구와 대화를 하던 도중, 친구가 이렇게 묻어군요. 

   '니가 가진 팔로워 중 진실로 대화하는 팔로워가 몇 이나 되냐?'

순간, 팔로워 숫자에만 얽매여있던 제가 부끄럽게 느껴지더군요. 어느 순간 트위터에서는 서로 멘션을 주고받는 것 보다 팔로워수를 늘리는 것에 너무 메어있었던 것을 아니었을까?


단순함이 단순함에만 머무르지 않기를

이러한 상황에서 자살 멘션을 트위터에서 본다면, 저는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만약 가벼운(?) 관계를 형성하고 있던 팔로워였다면, 귀찮음을 빌미로 그냥 무시하고 말았을테지요. 그리고 그 사람이 자살한 것을 막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자살을 한 사람조차 기억하지 못할 것입니다. 참으로 부질없는 트위터 활동을 해온 것이지요.

자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가끔 힘들 일이 있을 경우 우울한 메션을 트위터에 날리곤 합니다. 나의 이야기를 그냥 하려는 것도 있지만, 이와 함께 나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메션에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럴 때면 괜히 트위터가 하고 싶지 않고, 그 상황이 좀 더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를 반대로 생각해봅니다. 자살 멘션을 보낸 사람 역시 처음부터 자살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자신의 우울한 마음을 트위터 팔로우들에게 위로받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들은 그에게 관심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구요.

자살 메션을 보면 '이렇게 해줄꺼야' 라는 생각 이전에, 나와 팔로우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부터 적극적으로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단순함을 통해 편리함으로 영위하는 트위터. 단순히 편리함으로 그치지 않고, 진정성으로 발전하는 트위터 생활이 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저도 반성합니다. ^^